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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배(除拜 : 임명장을 받으면서)
 다른 벼슬은 다 구해도 좋으나 목민관만은 구할 것이 못된다.
임관 발령을 받아 처음에 재물을 함부로 나누어 주거나 써서는 안 된다.
저보(邸報, 중앙에서 고을에 보내는 연락 문서)를 처음 내려 보낼 때 그 폐단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한다.
부임할 때 여비를 국비로 받고서도 또 백성들에게 거둔다면 임금의 은혜를 감추고 백성의 재물을 약탈하는 것이니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치장(治裝 : 부임길의 행장) 
 부임길의 행장은 그 의복이나 안장을 얹은 말은 옛 것을 그대로 쓰고 새로 장만하지 말아야 한다. 함께 가는 사람이 많아도 안 된다.
이부자리와 속옷 외에 책 한 수례를 싣고 간다면 청렴한 선비의 행장이라 할 것이다.

3. 사조(辭朝 : 부임 인사)
임금이 사헌부와 사간원에 새로 임명한 관원에 대해 여러가지를 묻고난 후(署經) 임금에게 부임 인사를 드려야 한다.
공경대인과 대간(臺諫)에게 부임 인사를 드릴 때에는 자신의 재주와 능력의 부족함을 말할 것이며 녹봉의 많고 적음을 말해서는 안 된다.
신영하기 위해 아전들이 하인들이 오면 그들을 접대함에 과묵하고 장중하며 또 온화하게 한다.
​임금을 하직하고 대궐 문을 나서게 되면 백성들의 바라는 바에 부응하고, 임금의 은혜에 보답할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여야 한다.
가까운 이웃 고을로 관직을 옮겨져서 지름길로 부임하게 되면 임금에게 하직인사의 예는 갖추지 않는다.

4. 계행(啓行 : 새로운 관리의 부임 행차)

 부임길에서도 장중하고 화평하며, 간결하고 과묵하여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하여야 한다.
길을 갈 때에 미신으로 꺼리는 곳이라 하여 바른 길을 버리고 딴 길로 돌아서 가려고 하거든 마땅히 바른 길로 가서 사특하거나 괴이한 말들을 깨뜨리도록 해야 한다.
관청의 건물에 귀신과 요괴가 있다고 해서 아전이 기피할 것을 말하여도, 조금도 구애받지 말고 선동하는 관습을 진정시키도록 해야 한다.
관부를 두루 찾아가 마땅히 먼저 임관된 자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이며 해학으로 밤을 보내서는 안 된다.
부임 하는 전날 하룻밤은 마땅히 이웃 고을에서 묵어야 한다.

5. 상관(上官 : 관부에 부임 하면서)

부임할 때는 날을 가리지 않는다. 우천시에는 날이 맑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부임하여 관속들의 인사를 받아야 한다.
인사하고 물러가면 단정히 앉아서 백성을 다스리는 길을 생각한다. 너그럽고 엄정하고 간결하고 치밀하게 계획해서 시의 적절하도록 하고, 이를 스스로 굳게 지켜 나가야 한다.
 
6. 이사(이事 : 취임 첫날의 집무)
 
 그 이튿날 새벽에 자리를 펴고 정사에 임한다.
이날 선비와 백성들에게 명을 내려 병폐에 대한 것을 묻고 여론을 조사하도록 지시한다.
이 날에 백성들의 고소장이 있다면 그 판결은 간결하게 한다.
이 날 몇 가지 명을 내려 백성들과 약속하고, 바깥 기둥에 북 하나를 걸어 놓도록 한다.
관에서 하는 일은 기한이 있는데, 이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법령을 가볍게 여길 것이므로 기한의 믿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이날 책력에 맞는 적은 책자를 만들고 모든 일의 정해진 기한을 기록하여 잊어버림이 없도록 대비토록 하라.
그 이튿날 늙은 아전을 불러 그림 그리는 화공을 모아 고을의 지도를 그려서 벽 위에 게시토록 하라.
도장의 글씨는 마멸되어선 안 되고, 도장대신 서명하는 글은 엉성해서도 안 된다.
이날 나무 도장을 몇 개를 파서 여러 마을에 나누어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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