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불발탄이 떨어진 이응섭 씨 땅의 기적
이 이야기는 직접 만나 보았다는 고(故) 서경보 박사님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6.25 사변이 일어난 뒤, 경기도 광주읍 경안리(현재 경기도 광주시) 주민들은 모두 피난을 떠났고, 읍 전체가 불바다가 되어 소실되지 않은 집이 없었다.
이때 이응섭(李應燮)이라는 불교 독신 거사가 있었는데, 그는 피난을 가고 싶었으나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 등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 열여덟 식구가 함께 있었기에, 이 대가족을 데리고 거리로 나가면 식량이 부족해 객사할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피난길에서 죽으나 집에 앉아 죽으나 마찬가지라 생각하여 피난을 단념하였다.
그러던 중 읍에서 멀지 않은 광주면 내에 살고 있는 친척이 찾아와 말했다.
“우리는 집을 비우고 어차피 피난을 가기로 했으니, 아저씨께서는 이미 나갈 형편이 아니시니 집을 잘 보아 주시고, 농사 지어놓은 쌀이 많으니 마음껏 드십시오.”
하며 열쇠를 맡기고 떠났다.
이에 이응섭 거사는 군청 소재지에 있는 것보다 다소 안도감을 느껴 부랴부랴 집을 비우고 촌으로 이사 갔는데, 불과 며칠 만에 광주읍이 불바다가 되어 자기 집도 모두 타버리고 말았다.
비행기 폭격이 심하여 이사 간 동네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에 이응섭 거사는 가족을 모아놓고 “우리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니, 염불이나 실컷 하다가 죽으면 좋은 세상으로 갈 것이다.
그러니 염불을 하자.”고 명령하였다.
자신이 먼저 관세음보살을 고성으로 부르니 식구 전체가 따라 불렀다.
이처럼 밤낮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비행기가 날아올 때는 방이나 부엌에서 몸을 피하며 악을 쓰면서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울타리 안마당에 대형 불발탄 하나가 비행기에서 떨어졌다.
만약 그 불발탄이 터졌다면 집 전체가 불타고 열여덟 식구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몰살당했을 것이다.
다행히 불발탄이 되어 전 식구가 살아남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이에 식구들은 모두 신심이 더욱 돈독해져 그 뒤로 더욱 염불을 열심히 하였고, 피난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불발탄을 보고 놀라며 염불을 하였고, 집을 잘 지켜준 보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이응섭 씨가 직접 경험한 일이다.
이를 보면 관세음보살님은 위대한 법력과 신통력을 지닌 보살님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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