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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서룡화상의 생사자재(瑞龍和尚의 生死自在)  


 이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이다. 
옛날 지리산 벽송사에 서룡화상(瑞龍和尙)이라는 스님이 계셨다. 
그는 고령이 되어 어느 해 섣달 그믐날에 입적(入寂)하시겠다고 대중에게 선포하였다. 
그러자 손자 상좌가 말하기를, 
“노스님, 오늘 돌아가시면 명절(正月初一日)을 잘 지낼 수 없으니 입적을 연기해 주십시오.”   
“그러면 이, 삼 일 지나서 가면 좋겠느냐?”   
“그렇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정월 초삼일에 입적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또 손자 상좌가 요청하기를, 
“오늘은 안 됩니다.”   
“왜 그러냐?”   
“오늘은 산중에서 기도를 드리는 날이라 안 됩니다.”   
“그러면 내일 정월 초사일은 어떠냐?”   
“내일은 좋습니다.”   
그래서 두 번 연기하여 정월 초사일에 열반하였다. 
이런 일을 불가(佛家)에서는 조사열반(祖師涅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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