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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효성이 지극한 스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신앙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에 계신 정우 스님과 임도영 대덕화 보살님과 함께 참배한 적이 있다.) 

29. 다고 약사정의 유래와 승현대사 

일본 경도(京都) 건인사(建仁寺)에 승현(乘玄)이라는 스님이 계셨다. 
그분은 집이 가난했지만 80세가 넘은 노모를 모시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병석에 오래 누워 계시자, 어쩔 수 없이 절로 모시고 와서 간호를 하고 있었다. 
병상에 누워 계신 어머니는 가끔 생선을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절에서는 여인도 출입을 금지하는데, 고기까지 드시고 싶다고 하시니 승현 대사는 매우 난처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임종에 가까운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었기에, 이 말씀을 듣고는 저버릴 수 없는 딱한 사정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장에 나가 고기를 사다가 남몰래 어머니께 봉양하였다.  
이 사실이 신도들에게 알려지면서, 승현 스님이 절에서 고기를 사다 먹는다는 나쁜 평판이 돌았다. 
신도들 중 몇몇은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밤낮으로 승현 스님의 출입을 감시하였다. 
어느 날 밤, 승현 스님이 생선 파는 집에 가서 낙지를 사서 들고 절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건인사까지 따라가 부엌까지 가서 몰래 엿보았다. 
스님이 고기 꾸러미를 도마 위에 놓고 장만하려는 순간이었다. 
신도들이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깜짝 놀란 승현 스님은 부끄러워서 손으로 낙지 꾸러미를 덮고 엎드려 울면서 마음속으로 약사여래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 이 중이 대체 그것이 무엇이냐?”  
하고 신도들이 다시 묻자, 승현 스님은 얼버무리며 “약사여래(藥師如來)지 뭐야”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신도들은 그것을 보려고 하고, 승현 스님은 보이지 않게 하려 하며 서로 밀고 당기며 말이 없었다. 
그 순간, 도마 위에 놓였던 낙지는 광명을 발하며 약사여래로 변하여 나타났다. 
이 광경을 본 승현 대사와 신도들은 모두 크게 경탄하였다.  
승현 스님의 평소 효성에 감응하여 이와 같은 신기한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해지며, 이 절은 ‘다고 약사정’이라 불리며 경도에서 유명한 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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