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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성주 옥림사(星州 玉林寺) 화주와 구렁이 


경북 성주군 선석사(禪石寺) 부근 작촌(鵲村)이라는 마을에 모장군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그 모장군의 꿈에 스님 세 분이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네가 전생에 저 옥림사 화주승으로 있으면서 시줏돈 삼백 냥을 숨겨두고 구렁이 몸을 받아 죽었는데, 그 해골이 아직도 옥림사 법당 지붕 기와장 속에 들어있으니 부정한 유골을 속히 가져다가 소각하라.”  
 
그 모장군은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난 뒤 생각해 보니 몹시 불쾌한 꿈이었다. 
거짓인지 참인지 알 수 없지만, 꿈이란 ‘주사야몽(晝事夜夢)’이라 하여 허망한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히 지명과 장소를 알려 주었고, 현재 그 유골이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알 수 없는 꿈이었다. 
 
하여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고 의심이 풀리지 않아 무슨 일을 하다가도 ‘원 구렁이가 되었다’는 불쾌감이 일어나 마음이 괴로웠다.  
“에라, 옥림사에 가서 기와장을 뒤져보고 유골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면 진실이 밝혀져 마음이 시원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여 하루는 옥림사에 가서 부목을 시켜 지붕 기와를 뒤져보게 하였다. 
그러자 “아이고, 이것이 뭐냐!”  
하고 놀란 군담이 들려왔다. 
가서 직접 본 즉 과연 구렁이 죽은 뼈가 있었다. 
 
“이것 참 거짓이 아니구나. 이게 내 것이었단 말인가?”   
그만 그것을 가져다가 깨끗한 곳에 소각하고, 자기 전생의 업보 인연을 깨달았다. 
특히 신심을 발하여 옥림사 법당을 다시 중수하였다고 한다. 
 
이 글은 해인사 덕해화상(海印寺 德海和尙)이라는 스님이 1921년에 입적하신 대덕으로, 선객(禪客)으로 다닐 때 옥림사 중창에 직접 참견하였다는 사실을 담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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