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현대판 심청의 가화(佳話)
경상북도 금릉군(현재 김천시) 백옥동에 사는 함실경(咸失京, 당시 37세)이라는 사람은 어릴 적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당시 80세가 된 홀어머니를 모시며 가난한 살림을 꾸려왔다.
1918년 무오(戊午)년에 함실경의 어머니께서 눈병에 걸려 병원을 다니고 약을 써도 낫지 않아 결국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함실경은 부인 구순애와 협력하여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는 한편, 여섯 해 동안 매일 새벽 두 시경에 일어나 냉수를 길어다 어머니의 눈을 씻어드렸다.
또한 집에 불단을 만들어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께 어머니의 눈이 다시 뜨이게 해달라고 기원하였다.
1933년에 이르러 마침내 어머니는 다시 눈을 뜨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효성이 지극함을 금릉군에 추천하였고, 금릉군에서는 그 효행이 독실한 부부를 효자·효부로 표창하였다.
또한 당시 돈 5원 80전과 놋그릇 두 벌을 표창으로 수여하였다.
함실경과 구순애 부부는 “내 어머니를 내가 모시고, 내 어머니가 눈 뜨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이 상 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극구 사양하였고, 그 상금은 어느 기관에 기부하였다고 한다.
이 글은 1938년 무인년 8월 23일 조선일보에 보도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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