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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선화자 스님의 기도견성


 선화자(禪和子, 혹은 禪荷子라고도 함)는 경남 울산 출신으로, 조선 선조 때의 인물이다. 
그는 조실부모한 후 16세에 출가하였고, 24세 때 평안도 묘향산 문수암에서 수행하다가 지리산 벽송사에서 지엄선사에게 참학하였다. 
또한 청허대사의 사숙이기도 하다.  
선화자 스님은 평안도 묘향산 중비로암(中毘盧庵)에서 약 10리 떨어진 곳을 산책하던 중, 선령대(仙靈臺)에서 하얀 노인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 노인이 인간 세상의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다가가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이로 인해 괴이한 생각이 들었고, 아마도 성현이 소요(逍遙)하시는 모습일 것이라 여겨, 자신도 백일기도를 올려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여 대오를 성취하리라 결심하였다.  
그 후 안주로 나가 탁발을 시작하여 기도미(祈禱米)를 작만(一작만은 약 18리터) 짊어지고 한 걸음 걷고 절 세 배, 또 한 걸음 걷고 절 세 배를 반복하는 일보삼배(一步三拜)를 수행하였다. 
도중에 아라한(阿羅漢)이 화현(化現)하여 져다주기도 하였다. 
선화자 스님은 다시 일보삼배를 하며 중비로암까지 올라가 기도를 올렸다.  
백일기도 마지막 날, 마지불기(마지막 기도미)를 들고 법당으로 올라가던 중, 산양하는 엽사(獵師)가 활을 메고 나타나 선화자 스님이 마지불기를 들고 가는 것을 보고 밥을 달라고 조른다. 
선화자 스님은 이것이 백일기도의 마지막 회향이니 잠시만 참으면 곧 마지를 잡숫고 나서 드시게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엽사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라며 밥을 보면서도 참을 수 없다며 억지를 부리고 달려들었다.  
선화자 스님은 백일 동안 정성껏 기도한 중이라며 “이게 무슨 짓이냐?”  
하고 단호히 거절하였다. 
이에 엽사는 화를 내며, 밥을 주지 않으면 활로 쏘아 죽이겠다고 위협하였다. 
선화자 스님이 굳은 결심과 신심으로 기도한 회향이라 주지 않겠다고 하자, 엽사는 “그럼 맞아 보아라”  
하며 활을 쏘았다.  
화살이 가슴에 꽂히자 선화자 스님은 확철대오(廓徹大悟, 완전한 깨달음)를 이루었고, 엽사는 인홀불견(因忽不見, 갑자기 사라짐)이었다. 
이 엽사는 관세음보살님의 화현이었다.  
선화자 스님은 이처럼 철석같은 신심으로 지성일심(至誠一心)의 기도 정진을 통해 심광발로(心光發露, 마음의 빛이 드러남)인 대오(大悟)를 얻은 것이다. 


출처: 보현사 사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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