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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이 경을 설하신 때와 장소와 법문 들은 대중


 1.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 한때 부처님께서 마갈타국 왕사성 기사굴산 영산도량에 계시었다.
 2.
큰 비구대중 일만 이천 사람도 함께 하였으니, 이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이미 모든 망상의 더러움이 다하여 다시 번뇌가 없으며, 깊은 진리를 얻어 모든 미혹된 습성을 버리고 마음의 자재함을 얻은 이들이었다.
그 아라한들의 이름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가장 먼저 깨친 아야교진여와
의복과 음식과 집에 대한 탐욕과 집착을 모두 떨쳐버린 두타 제일의 마하가섭과
승단을 공양함에 제일가는 우루빈나가섭과
마음의 모든 번뇌를 항복받은 가야가섭과
교화에 뛰어난 나제가섭과
지혜가 제일가는 사리불과
신통이 제일가는 대목건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설명 잘하는 논의 제일 마하가전연과
남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천안 제일의 아로루타와
천문과 역술에 뛰어난 겁빈나와
계율 해석 잘하는 해율 제일의 교범바제와
마음이 흔들리거나 뒤바뀐 생각을 일절 하지 않는 이바다와
경행과 좌선을 잘하는 필릉가바차와
병 없고 욕심 없는 박구라와
어려운 질문에 해답 잘하는 마하구치라와
기쁨이 가득찬 마음으로 설법 듣는 난타와
그 용모가 부처님처럼 빼어난 손타라난타와
실천적인 용기와 설득력을 가진 설법 제일의 부루나미다라니자와
모든 현상이 공에 의한 것임을 잘 아는 해공제일의 수보리와
부처님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시중든 다문 제일의 아난과
부처님의 아들이면서도 자기의 덕이 높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간직했던 밀행 제일의 라후라 등이다.
이와 같은 큰 아라한들은 그 이름과 덕행이 모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선지식들이었다.
 3.
아직 배우고 있는 이와 다 배운 이 이천 인이 자리에 있었고, 마하파사파제비구니는 그의 권속 육천 인과 함께 있었으며, 라후라의 어머니인 야수다라 비구니도 그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4.
또 보살마하살 팔만 인이 있었으니 이들은 다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러서 물러남이 없으며, 다라니와 설법 잘하는 변재를 모두 얻어서 언제나 물러나지 않는 부처님 가르침의 수레바퀴를 힘차게 굴리며,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부처님 계신 곳에서 덕의 근본이 되는 많은 선근을 심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칭찬하시었다.
또한 자비로써 몸을 잘 닦아 부처님의 지혜에 들며, 큰 지혜를 통달해서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렀으므로, 그 이름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퍼져 무수한 백천 중생을 제도하는 이들이었다.
그 보살들의 이름은
지혜와 복덕을 두루 갖춘 문수사리보살과
지혜와 따뜻한 자비로 모든 중생의 고통을 없애 주시는 관세음보살과
훌륭한 덕행을 고루 갖춘 득대세보살과
세운 뜻을 굳세게 밀고 나가는 상정진보살과
수억 겁의 세월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불휴식보살과
묘법으로 중생을 고통에서 건져주시는 보장보살과
중생의 병과 근기에 따라 약을 주시는 약왕보살과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는 용시보살과
깨달은 바탕이 밝고도 맑은 보월보살과
미혹의 어두움을 없애 주시는 월광보살과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시고 영원한 광명의 빛이신 만월보살과
위대한 힘과 능력으로 중생을 구제하시는 대력보살과
세상일에 대하여 조금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무량력보살과
몸과 뜻을 전혀 나타내지 않는 월삼계보살과
바르게 보는 것을 훌륭히 지키는 발타바라보살과
사랑을 바탕으로 중생을 구제하시고 다음에 부처님이 되실 미륵보살과
지혜를 쌓아 능히 중생을 이롭게 하시는 보적보살과
그릇된 사람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도사보살등이니, 이러한 보살마하살 팔만 인이 함께 있었다.
 5.
이때, 도리천의 왕인 석제환인은 그의 권속 이만 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명월천자·보광천자·보향천자와 사대천왕이 그의 권속 일만 천자와 함께 있었고, 자재천자·대자재천자도 그의 권속 삼만 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 시기대범과 광명대범 등은 그의 권속 일만 이천 천자와 함께 있었다.
또 여덟 용왕이 있었으니 난타용왕·발난타용왕·사가라용왕·화수길용왕·덕차가용왕·아나바달다용왕·마나사용왕·우발라용왕 등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네 긴나라왕이 있었으니 고·집·멸·도의 사성제를 노래하는 법긴나라왕과 십이인연을 노래하는 묘법긴나라왕과 육바라밀을 노래하는 대법긴나라왕과 일승을 노래하는 지법긴나라왕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네 건달바왕이 있었으니 악건달바왕·악음건달바왕·미건달바왕·미음건달바왕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네 아수라왕이 있었으니 바치아수라왕·거라건타아수라왕·비마질다라아수라왕·나후아수라왕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네 가루라왕이 있었으니 대위덕가루라왕·대신가루라왕·대만가루라왕·여의가루라왕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다.
 6.
마갈타국의 빈비사라왕비인 위제희부인의 아들 아사세왕도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와서 각각 부처님 발을 받들어 예배하고 물러나서 한쪽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2장 여섯 가지 상서를 나투시다


 1.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인 사부대중에게 둘러싸여 공양과 공경과 존중과 찬탄을 받으시며,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무량의경이라, 이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아끼시는 경전이었다.
 2.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설하신 뒤에 가부좌를 맺으시고 무량의처 삼매에 드시니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시었다.
 3.
이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마하만다라꽃·만수사꽃·마하만수사꽃들이 비 오듯이 내리어 부처님과 모든 대중 위에 뿌려졌으며, 부처님의 넓은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4.
이때, 대중 가운데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과 작은 나라의 왕과 전륜성왕 등이 모든 대중들이 일찍이 없던 좋은 일인 미증유를 얻어 마음이 너무 기뻐서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5.
이때, 부처님께서는 미간 백호상으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일만 팔천 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아래로는 아비지옥에 이르고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렀다.
 6.
이 광명으로 사바세계에서 저 모든 세계의 육도 중생들을 다 볼 수 있었고, 또 저 국토에 현재 계신 부처님들을 볼 수 있었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경전의 법문도 다 들을수 있었다.
 7.
아울러 저 국토의 모든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이 여러 가지로 마음을 닦고 청정한 행을 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을 보이시고, 다시 여러 보살마하살이 가지가지 인연과 가지가지 믿음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살도 행하는 것을 보이시며, 다시 모든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이시고, 다시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그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자 칠보로 탑을 세우는 것도 보이시었다.


3장 미륵보살이 물어 알리다


 1.
이때, 미륵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매우 신비한 신통변화의 모습을 나타내시니 무슨 인연으로 이와 같은 상서로움을 일으키시는 것일까! 지금 부처님께서는 깊은 삼매에 들어 계시니 이 불가사의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일을 누구에게 물어볼 것이며 또 누가 분명하게 대답해 줄 것인가.」
또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문수사리법왕자는 일찍이 지난 세상에서 한량없는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며 공양하였으므로 반드시 이와 같은 신비한 상서를 보았을 것이니 내가 지금 이 일을 그에게 물어보리라.」
이때,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모든 하늘·용·귀신들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부처님께서 놓으시는 광명과 신통변화의 모습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
이때, 미륵보살이 자기의 의심도 해결하고자 하며 또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모든 하늘·용·귀신 등 육도 중생의 마음을 살펴보아 알았으므로 문수사리보살에게 이렇게 물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와 같이 상서롭고 신통한 일들이 있으며, 큰 광명을 놓으사 동방으로 일만 팔천 국토를 비추시어 저 부처님 나라의 장엄을 모두 볼 수 있게 하시나이까.”
미륵보살은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물었다.

 2.
문수사리 법왕자여 부처님은 무슨일로
미간백호 큰광명을 두루널리 비추시며
만다라꽃 만수사꽃 비오듯이 내려오고
전단향의 맑은바람 대중들이 기뻐하니
이와같은 인연으로 땅은모두 깨끗하고
이 러 한 세계마다 육종으로 진동하네
이를보는 사부대중 모두다들 기뻐하며
몸과마음 즐거워서 행복함을 얻었도다
 3.
미간백호 큰광명이 동방으로 널리비쳐
일만팔천 모든국토 금빛처럼 찬란하니
아래로는 아비지옥 위쪽으로 유정천에
여러세계 그가운데 여섯갈래 모든중생
나고죽어 가는곳과 복을짓고 죄짓는것
좋고나쁜 업보받음 이모두를 보나이다
다시보니 여러부처 성주이신 사자들이
설법하신 그경전은 미묘하기 제일이며
그음성이 깨끗하여 부드러운 말씀으로
셀수없는 억만대중 보살들을 가르치니
범음설법 깊고묘해 듣는사람 기뻐하고
모든세계 곳곳마다 올바른법 설하시네
여러가지 인연법과 한량없는 비유로써
부처님법 밝히시어 많은중생 깨우치네
어떤사람 늙고병나 죽는고통 싫어하면
열반법을 설하시어 모든고통 없애주고
어떤사람 복이있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높은법을 구하면은 연각법을 설해주며
만일어떤 불자들이 여러가지 행을닦아
무상지혜 구하면은 청정도법 설해주네
문수사리 법왕자여 내가지금 보고듣는
천만가지 많은일을 이제대강 말하리라
 4.
내가보니 저국토에 항하사수 많은보살
가지가지 인연으로 부처님도 구하오며
어떤이는 보시하되 금과은과 산호들과
진주들과 마니보배 자거들과 많은마노
금강석과 여러보배 남종여종 수레들과
보배로된 연과가마 기쁨으로 보시하여
부처님께 회향하고 삼계에서 제일가는
대승법을 구할적에 여러부처 칭찬받고
혹은어떤 보살들은 말이끄는 보배수레
난간화개 찬란하게 잘꾸며서 보시하고
다시보니 어떤보살 손과발과 몸뚱이와
처자까지 보시하여 높은도를 구하오며
혹은어떤 보살들은 눈과머리 온몸들을
기쁨으로 보시하여 부처지혜 구하였네
문수사리 법왕자여 내가보니 여러국왕
부처님께 나아가서 높은도를 묻자옵고
그국토와 좋은궁전 첩과신하 다버리고
출가하여 머리깎고 법의옷을 입으오며
혹은보니 어떤보살 큰뜻품고 비구되어
고요한데 있으면서 경전읽기 즐겨하고
혹은어떤 보살들은 깊은산에 들어가서
용기있게 정진하여 불도깊이 생각하고
어떤이는 욕심떠나 고요한데 머물면서
깊은선정 잘닦아서 다섯가지 신통얻네
혹은어떤 보살들은 합장하고 편히앉아
천만가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다시보니 어떤보살 지혜깊고 뜻이굳어
부처님께 물은불법 듣는대로 간직하네
혹은어떤 불자들은 선정지혜 구족하여
한량없는 비유로써 대중위해 법설하고
기쁜마음 설법하여 여러보살 교화하며
마구니들 항복받고 법의북을 둥둥치며
혹은어떤 보살들은 침묵하고 앉아있어
하늘용이 공경해도 기뻐하지 아니하고
다시보니 어떤보살 숲속에서 광명놓아
지옥중생 제도하여 부처님도 들게하고
혹은어떤 불자들은 잠도자지 아니하고
숲속깊이 거닐면서 부처님도 잘구하며
다시보니 계행갖춰 몸가짐이 무결키를
구슬같이 맑게하여 부처님도 잘구하고
다시보니 어떤불자 참는힘이 훌륭하여
거만하고 교만한이 욕을하며 헐뜯어도
모든것을 능히참아 부처님도 잘구하고
다시보니 어떤보살 춤을추고 웃음웃는
이런일을 다여의고 어리석은 권속들을
다버리고 멀리떠나 지혜인을 친근하여
어지러운 맘없애고 산과숲을 친구삼아
억천만겁 긴세월에 부처님도 구하오며
다시보니 어떤보살 좋은음식 맛난반찬
여러가지 탕약으로 부처님과 스님들께
정성다해 보시하고 한량없이 값이비싼
아름다운 의복이나 값도모를 좋은옷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정성다해 보시하고
천만억의 여러가지 전단나무 지은집과
가지가지 묘한침구 부처님과 스님들께
정성다해 보시하고 향기좋은 꽃과과일
아름다운 숲과동산 흘러가는 맑은연못
부처님과 스님들께 정성다해 보시하고
여러가지 아름답고 좋은것을 보시하되
기뻐하는 마음으로 부처지혜 구하였고
다시보니 어떤보살 깨달은법 설하여서
가지가지 교법으로 무수중생 교화하고
다시보니 여러보살 법의성품 허공같아
두모양이 없는줄을 진실하게 관찰하며
다시보니 어떤불자 집착하는 마음없이
밝고맑은 지혜로써 부처님길 구하더라
문수사리 법왕자여 혹은어떤 보살들은
부처님이 가신뒤에 진신사리 공양하고
다시보니 여러불자 항하강의 모래만큼
무량무수 탑을세워 국토마다 장엄하니
아름다운 보배탑은 그높이가 오천유순
가로세로 넓이길이 이천유순 장엄했네
하나하나 불탑마다 당과번이 일천이요
진주구슬 늘여달아 보배방울 울려오니
하늘용과 여러귀신 사람들과 모든중생
꽃과향과 기악으로 항상공양 하옵니다
문수사리 법왕자여 많고많은 불자들이
불사리에 공양하니 모든탑이 장엄되고
이세계가 자연으로 찬란하게 아름다워
도리천의 정원같이 보배꽃이 만발하네
 5.
부처님이 찬란하게 큰광명을 놓으시니
이세계의 아름다움 가지가지 빼어남을
나와모든 대중들이 빠짐없이 보나이다
부처님들 신통력과 지혜의힘 드문일로
밝은광명 놓으시어 무량세계 비추시니
이를보는 우리들은 없던것을 얻나이다
불자이신 문수보살 의심풀어 주옵소서
여기모인 사부대중 나와당신 바라보니
부처님은 무슨일로 이광명을 놓나이까
문수보살 대답하여 의심풀어 주옵소서
무슨이익 주시려고 이광명을 놓나이까
부처님이 도량에서 깨달으신 미묘한법
말씀하려 하나이까 수기주려 하나이까
여러국토 부처님땅 보배로써 장엄함과
부처님을 뵙게되니 작은인연 아니리다
문수사리 법왕자여 사부중과 용신들이
당신만을 바라보니 깊은뜻을 말하소서


4장 문수사리 의심을 풀어 주다

 1.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미륵보살마하살과 여러 대중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선남자들이여, 내가 헤아려 생각해 보니 지금 부처님께서는 큰 법을 설하고자 하심이며, 큰 법비를 내리고자 하심이며, 큰 법의 소라를 불고자 하심이며, 큰 법의 북을 둥둥 치고자 하심이며, 큰 법의 뜻을 말씀하고자 하심이니라.
선남자들이여, 나는 과거 일찍이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러한 상서로움을 보았나니, 이 밝은 광명을 놓으시고는 곧 큰 법을 설하시었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지금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심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중생들로 하여금 믿기 어려운 법을 얻어듣고 모두 깨달아 알게 하시려고 이 상서로움을 나타내신 것이니라.
 2.
선남자들이여, 과거에 한량없고 가이없는 불가사의한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이름이 일월등명이시며
① 진리를 몸으로 나타내신 여래(如來)이시며
②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공양을 받으실 수 있는 훌륭한 응공(應供)이시며
③ 지혜가 참되어 모든 것을 정확히 보시는 정변지(正徧智)이시며
④ 지혜와 덕행을 고루 갖추신 명행족(明行足)이시며
⑤ 일체의 미혹을 여의신 선서(善逝)이시며
⑥ 모든 경우를 뚜렷이 분별하시는 세간해(世間解)이시며
⑦ 위없이 완전한 인격자이신 무상사(無上師)이시며
⑧ 모든 생명체를 뜻대로 가르치시고 인도하는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시며
⑨ 천상계와 인간계의 지도자이신 천인사(天人師)이시며
⑩ 완전한 깨달음을 여신 부처님이시며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신 불세존(佛世尊)이었느니라.
그 부처님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가장 올바른 정법(正法)을 설하시니 처음도 중간도 끝도 다 정법인지라, 그 뜻은 매우 깊고 그 말씀은 오묘하며 한결같아서 그릇됨과 잡됨이 없고, 맑고 깨끗한 행실의 상을 갖추시었느니라.
성문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사제법(四諦法)을 설하시어 나고·늙고·병들고·죽는 것을 건너서 해탈 열반에 이르게 하시고, 벽지불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십이인연법인 무명·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의 과거·현재·미래에 걸친 인과를 밝혀 주셨으며, 모든 보살을 구하는 이에게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육바라밀을 설하시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케 하셨느니라.
그 다음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또한 일월등명이시며, 다음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일월등명이셨느니라. 이와 같이 이만 부처님이 다 같이 한 글자로 이름이 일월등명이시며 성도 똑같아서 바라타이셨느니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라. 처음 부처님과 뒤에 나오신 부처님이 다 같이 한 글자로 이름이 일월등명이시고 십호가 구족하시고 설하신 법문도 처음과 중간과 끝이 모두 올바르게 인도하는 참다운 정법이었느니라.
그 마지막 부처님께서 아직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왕자가 있었으니 첫째 이름은 유의요, 둘째 이름은 선의요, 셋째 이름은 무량의요, 넷째 이름은 보의요, 다섯째 이름은 증의요, 여섯째 이름은 제의의요, 일곱째 이름은 향의요, 여덟째 이름은 법의였느니라. 이 여덟 왕자는 위엄과 덕이 자재하여 각각 사천하를 다스렸느니라.
이 모든 왕자는 아버지께서 출가하시어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두 왕위를 버리고 아버지를 따라 출가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널리 세상을 구하겠다는 대승의 뜻을 일으켜서 항상 맑고 깨끗한 행을 닦아 다 같이 법사가 되어 천만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미 여러 가지 선근과 미덕의 근본을 몸에 심었느니라.
 3.
이때, 일월등명 부처님께서 중생을 제도하고 세상을 구제하는 대승경을 설하셨으니 이름이 <무량의경>이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시고 생각하시는 경이었느니라.
이 경을 다 설하신 뒤에는 곧 많은 대중 가운데서 가부좌를 하시고 무량의처삼매에 드시어 몸과 마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으시고 조용히 앉아 계셨느니라.
이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만수사꽃이 비 오듯이 내리어 부처님과 모든 대중 위에 뿌려지고, 부처님의 넓은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느니라.
이때, 법회에 모여 있던 대중 가운데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과 여러 작은 나라의 왕과 전륜성왕 등 많은 대중들이 일찍이 없었던 귀중함을 얻고 마음이 기뻐서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느니라.
이때, 부처님께서는 미간 백호로 찬란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일만 팔천 불국토를 두루 비추시니,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지금 보는 이 모든 부처님 나라와 같았느니라.
 4.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라. 그때 법회에 모인 이십억의 보살들은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자 가슴이 설레이고 있었느니라.
이 많은 보살들은 부처님의 이마에서 나온 광명이 무수한 부처님의 나라를 남김없이 비추는 것을 보고,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깊은 감동을 느끼고 처음 보는 이 광명은 어떤 사연이 있어 비추는지 그 까닭을 알고자 하였느니라.
 5.
그때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묘광이라, 팔백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느니라.
이때, 일월등명 부처님께서 삼매로부터 일어나시어 묘광보살을 인연하여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이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경이니라.
 6
육십 소겁 동안을 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시니, 그때 법회에서 설법을 듣는 청중들도 한 곳에 앉아 육십 소겁 동안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부처님이 설법하시는 법문 듣기를 밥 먹는 순간과 같이 생각하였는지라, 그때 대중 가운데 한 사람도 몸으로나 마음으로 지루한 생각을 내는 이가 없었느니라.
 7
일월등명 부처님이 육십 소겁 동안 이 묘법연화경을 설하신 후 곧 범천왕·마왕·사문·바라문과 하늘·사람·아수라 등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나 여래는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에 들겠노라.」
 8
그때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덕장이라, 일월등명 부처님께서 그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이 덕장보살이 다음에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이름은 정신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라 하리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수기를 주시고 문득 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시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묘광보살이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팔십 소겁이라는 한량없는 기나긴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설법하였느니라.
일월등명 부처님의 출가한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섬기니, 묘광보살은 그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굳게 간직토록 하였느니라. 이 여덟 왕자는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부처님을 섬겨 받들고 공양하고 가르침을 잘 실천하여 모두 부처님의 깨달음을 성취하였으니, 맨 마지막에 성불한 부처님의 이름은 연등불이었느니라.
묘광보살의 팔백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이 구명이라, 명성과 이익만을 탐내므로 비록 많은 경전을 읽고 외울지라도 참뜻을 깨닫지 못하고 잊어버림이 많았으므로 이름을 구명이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이 사람도 또한 선근을 많이 심은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부처님을 만나게 되어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느니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라. 그때의 묘광보살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의 몸이 묘광이었고 구명보살은 바로 그대의 몸 미륵이었느니라.
지금 부처님께서 미간 백호로 광명을 놓으사 동방 일만 팔천 국토를 비추시는 이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를 보니 옛날 일월등명 부처님의 경우와 조금도 다름이 없으므로, 헤아려보건대 오늘 부처님께서도 인류를 구제하고 사회를 제도하는 훌륭한 가르침인 대승경을 설하실 것이니 그 이름은 <묘법연화경>이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시고 생각하시는 경이니라.”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대중 가운데서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12
내가지금 생각하니 한량없는 과거세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이름이 일월등명
이부처님 설법하여 무량중생 제도하고
많고많은 여러보살 부처지혜 들게했네
그부처님 출가전에 낳은아들 여덟왕자
부왕출가 하심보고 청정수행 따라닦네
 13
그부처님 설법하니 경이름은 무량의라
여러사람 위하시어 분별하여 설하셨네
부처님이 경설한후 법좌위에 올라앉아
깊은삼매 드시오니 그이름은 무량의처
하늘에서 꽃비오고 하늘북이 절로울려
여러천룡 귀신들이 부처님께 공양하고
일체모든 불국토는 육종으로 진동하며
부처님은 광명놓아 많은기적 보이셨네
 14
이광명이 동방으로 일만팔천 불토비춰
일체중생 나고죽는 그업보를 보이시고
많고많은 불토마다 보배로써 장엄하니
유리빛과 수정빛을 광명비춰 보게되고
또한보니 하늘사람 용과신과 야차들과
건달바와 긴나라들 부처님께 공양하네
또한보니 부처님들 자연으로 성불하사
금빛같은 그몸매에 단정하고 미묘하여
맑고맑은 유리속에 순금모습 나투신듯
대중속에 계신부처 깊은법을 설하시니
하나하나 불국토에 한량없는 성문대중
부처님의 광명으로 그대중을 보게했네
 15
또한여러 비구들이 산림속에 있으면서
정진하여 지킨계행 밝은구슬 보호하듯
혹은보니 여러보살 보시하고 인욕하는
그숫자가 많고많아 항하강의 모래같아
부처님의 광명으로 그모두를 보게되네
다시보니 여러보살 모든선정 깊이들어
몸과마음 고요하여 깨달음을 구하오며
혹은보니 여러보살 적멸한법 잘알아서
그국토에 설법하여 깨달음을 구하시네
 16
바로그때 사부대중 일월등명 부처님의
큰신통의 힘을보고 그마음이 모두기뻐
서로서로 묻는말이 이런일은 무슨인연
 17
천인공경 받는세존 삼매에서 일어나서
묘광보살 칭찬하되 너는세상 눈이되어
모든중생 귀의처니 이법장을 받들어라
내가설한 모든법을 그대만이 능히알리
부처님이 칭찬하니 묘광보살 기뻐하네
 18
이법화경 설하시기 육십소겁 지나도록
자리에서 뜨지않고 설하신바 미묘법을
묘광보살 법사께서 모두받아 지니었네
 19
이법화경 설하시니 모든대중 기뻐하고
그날바로 천인들과 대중에게 이르시되
모든법의 참다운뜻 그대들께 말했으니
나는이제 오늘밤에 열반길에 들겠노라
그대들은 일심으로 정진하고 방일마라
부처출현 어려우니 억겁에나 만나볼까
부처님의 여러제자 부처열반 소식듣고
슬픈마음 각각품네 열반이왜 빠르실까
 20
거룩하신 부처님이 무량중생 위로하여
내가열반 하더라도 너희들은 걱정마라
여기덕장 보살께서 번뇌없는 참다운법
마음깊이 통달하여 이다음에 성불하면
그이름이 정신이라 많은중생 건지리라
부처님의 열반모습 섶다타면 불꺼지듯
많은사리 나누어서 무수하게 탑세우고
항하모래 수와같은 비구들과 비구니들
더욱더욱 정진하여 깨달음을 구하였네
 21
묘광법사 보살께서 부처님법 잘받들어
팔십소겁 긴세월을 법화경을 설하시니
일월등명 여덟왕자 묘광법사 교화받고
무상도에 견고하여 많은부처 만나뵙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큰도법을 따라닦아
차례대로 성불하며 점차로 수기하니
최후에 성불하신 부처이름 연등부처
많은성자 스승되어 무량중생 제도하네
 22
묘광법사 보살에게 한제자가 있었으니
마음항상 게으르고 이익에만 탐착하여
이름남을 좋아하고 귀족집만 드나들며
하던공부 내던지고 깨닫지도 못한지라
이와같은 인연으로 구명이라 이름하나
그도또한 선업쌓아 많은부처 만나뵙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큰도법을 따라닦아
육바라밀 갖추어서 석가세존 친견하니
이다음에 부처되어 그이름이 미륵이라
많은중생 제도하니 그숫자가 끝없으리
 23
저부처님 멸도한뒤 게으른자 네몸이요
묘광보살 법사란자 지금나의 이몸이라
일월등명 부처님의 근본상서 이러할새
지금세존 법화경을 설하실줄 알겠노라
 24
지금광명 옛날상서 모든부처 방편이라
이제세존 광명놓아 참다운뜻 나투시니
그대들은 바로알라 일심으로 기다리면
부처님이 법비내려 구도자를 충족하리
삼승법을 구하는이 만일의심 가지면은
부처님은 그의심을 남김없이 끊어주리

<서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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