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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사리불이 깨닫다

 1
그때, 사리불이 뛸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여쭈었다.
“지금 부처님의 이러한 법문을 들으니 마음이 매우 기쁘고 감격하여 일찍이 없던 귀중함을 얻었나이다. 왜냐하면 제가 옛적에 부처님을 따라서 이와 같은 법문을 들을 때 모든 보살이 성불하리라고 수기받는 것을 보았으나, 저희들은 그와 같은 일에 참여하지 못하여 스스로 슬피 한탄하기를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를 잃었다.」고 하였나이다.
 2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숲 속이나 나무 아래서 홀로 앉기도 하고 또는 거닐기도 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우리들도 저 보살들처럼 법의 성품에 함께 들었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소승법으로 제도하려고 하시는가.」 이것은 저희들의 허물이옵고 세존의 잘못은 아니었나이다.
왜냐하면 만일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 인연을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렸더라면 반드시 대승으로 제도되어 해탈하였을 것인데,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근기를 따라 말씀하신줄을 알지 못하고 처음에 부처님 법을 듣고는 곧 믿고 받아서 증득하였다고 생각하였나이다.
 3
세존이시여, 제가 옛적부터 지금까지 날이 저물고 밤이 새도록 항상 자신을 책망하였더니, 이제 부처님으로부터 일찍이 듣지 못하던 법화경의 법문을 듣고 모든 의심과 후회하던 것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매우 편안하게 되었사오니, 저희들은 오늘에야 부처님의 참된 아들이 되었나이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듣고 귀의하였사오며, 부처님의 교화의 힘 가운데 다시 태어나 부처님의 법을 나누어 받게 되었음을 오늘에야 알았나이다.”
이때, 사리불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4
이런법문 내가듣고 전에없던 법을얻어
마음크게 즐거웁고 의심또한 없나이다
옛날부터 교화받아 대승법을 잃지않고
부처말씀 거룩하사 중생번뇌 없게하니
나는이미 번뇌없고 근심걱정 사라지네
 5
깊은산속 골짜기나 수풀속을 찾아가서
앉았거나 거닐적에 항상이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책망하길 어찌나를 속였는가
우리들도 불자로서 무루법에 들었거늘
미래세에 무상도를 설법하지 못할런가
금색몸에 삼십이상 열가지힘 여러해탈
그모두가 한가지법 이런법을 내못얻고
여든가지 묘한상호 열여덟의 불공법과
이와같은 공덕들을 나는모두 잃었는가
거닐면서 내가보니 대중속에 계신부처
시방세계 이름퍼져 많은중생 이익커늘
나는이익 못얻으니 내스스로 속임이라
밤낮없이 나는항상 이런일만 생각하며
잃었는가 안잃었나 부처님께 여쭈려다
세존께서 여러보살 칭찬하심 내가보고
낮이거나 밤이거나 이런일만 생각했네
 6
부처말씀 들으오니 근기따라 하신말씀
번뇌없고 부사의라 도량으로 이끌건만
삿된소견 잘못들어 바라문이 되었더니
세존께서 내맘알고 열반법을 설하시어
나쁜견해 다버리고 공한법을 증득하여
내스스로 생각키를 열반이제 얻었노라
이제와서 알고보니 참열반이 아니로다
만일부처 이뤘으면 삼십이상 구족하고
하늘인간 야차들과 용과귀신 공경해야
이가참된 열반이요 남음없는 멸도거늘
부처님이 대중앞에 나의성불 수기하니
이법문을 듣고나서 모든의심 풀리오네
 7
부처말씀 처음듣고 크게놀라 의심하길
부처탈쓴 마구니의 농락인가 하였더니
부처님의 여러인연 비유하신 말씀듣고
내마음이 편안하고 많던의심 없어지네
 8
지난세상 부처님들 방편속에 계시면서
방편법을 설했다고 세존께서 말씀하네
이세상과 오는세상 한량없는 부처님들
여러가지 방편으로 이런법을 말씀하며
오늘날의 부처님도 탄생하여 출가하고
법륜굴려 설법함에 방편으로 말하시니
부처님의 참된말씀 마구니는 할수없네
그러므로 알았나니 그가바로 부처인데
의심그물 걸리어서 마구닌가 하였었네
세존말씀 듣고보니 깊고멀고 미묘하사
청정한법 설하시니 내마음이 크게기뻐
의심후회 모두끊고 참된지혜 머물러서
나도필경 성불하여 하늘인간 공경받고
무상법륜 굴리어서 보살교화 하오리다

 


2장 근기가 높으니 수기받다

 1
이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이제 하늘·인간·사문·바라문 등의 대중에게 말하노라. 내가 옛날 이만억 부처님 계신 곳에서 위없이 높은 도를 위하여 너를 항상 교화하였고 너도 또한 오랜 세월을 두고 나를 따라 배웠으니, 내가 방편으로써 너를 인도하여 나의 법 가운데 나게 하였느니라.
사리불아, 내가 옛날에 너를 가르쳐 부처님의 도에 뜻을 두게 하였는데 네가 지금 다 잊어버리고 스스로 이미 멸도를 얻었노라 생각하기에, 내가 이제 너로 하여금 본래 원하고 행하던 도를 기억하게 하기 위하여 성문들에게 이 대승경을 설하는 것이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이요,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경이니라.
 2
사리불아, 너는 오는 세상에 한량없고 가이없는 불가사의 겁을 지나면서 여러 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어 지니며 보살이 행할 도를 구족하여 마땅히 설불하리니, 이름은 화광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리라.
그 세계의 이름은 이구요, 땅은 평평하고 반듯하며 맑고 깨끗하게 장엄되어 태평하고 풍성하며, 천인과 사람들이 번성하며 유리로 땅이 되고, 여덟 갈래 뻗은 길은 황금줄로 경계삼고 그 길 곁에는 칠보로 된 가로수가 있어 항상 꽃과 열매가 무성하리라.
화광여래께서도 또한 삼승으로 중생을 교화하리니 사리불아, 그 부처님께서 나타나실 때가 비록 악한 세상은 아니지만 본래부터 원하던 인연으로 삼승법을 설하느니라.
그때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이라 하니 왜 이렇게 이름하는가 하면, 그 나라는 보살로써 큰 보배를 삼기 때문이니라. 그 많은 보살들은 한량없고 가이없어 헤아릴 수도 없고 숫자로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하나니, 부처님의 지혜가 아니고는 알 사람이 없느니라.
만일 걸어다니고자 하면 보배꽃이 발을 받드나니, 이 여러 보살들은 처음으로 발심한 사람들이 아니고 오랜 옛적부터 덕의 근본을 심어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 계신 곳에서 청정한 범행을 닦았으므로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던 바이며,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 큰 신통력을 얻어서 모든 법에 들어가는 문을 잘 알며 정직하고 거짓이 없으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니, 이런 보살들이 그나라에 가득하리라.
사리불아, 화광 부처님의 수명은 십이 소겁이니 왕자로서 성불하기 전은 제외하느니라. 또 그 나라 백성의 수명은 팔 소겁이니라.
화광여래께서 십이 소겁을 지내고는 견만보살에게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의 수기를 주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견만보살이 다음 세상에 부처가 되리니 그 이름은 화족안행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이며, 그 부처님의 국토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고 하시리라.
사리불아, 화광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물기는 삼십이 소겁이며 상법도 또한 삼십이 소겁을 머무르리라.”
이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3
사리불이 오는세상 성불하여 부처되면
그이름은 화광여래 무량중생 제도하리
많은부처 공양하고 보살행과 열가지힘
모든공덕 다갖추어 무상대도 증득하리  
무량한겁 지낸뒤에 그겁이름 대보장엄
세계이름 이구이니 청정하고 때없으며
유리로써 땅이되고 황금줄을 길에늘여
칠보로된 가로수엔 꽃과열매 만발하리
그세계의 보살들은 뜻과생각 견고하며
큰신통과 바라밀이 모두다들 구족하다
무량무수 부처님께 보살도를 잘배우니
이와같은 큰보살들 화광여래 교화로다
왕자로서 태어나서 그영화를 다버리고
최후의몸 받은뒤에 출가하여 성불하니
화광불의 세간수명 길고길어 열두소겁
그나라의 국민들도 여덟소겁 수명이라
그부처님 멸도후에 정법세상 머무름은
삼십이의 소겁이니 널리중생 제도하네
그정법이 끝난뒤엔 상법또한 서른두겁
사리널리 유포되어 하늘인간 공양하리
화광여래 하시는일 모두다가 이와같아
가장높고 거룩하여 견줄사람 없을지니
그가바로 네몸이라 마음깊이 기뻐하라

 


3장 천인들이 기뻐하여 찬탄하다

 1
이때, 사부대중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의 모든 대중들은 사리불이 부처님 앞에서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의 수기받는 것을 보고 마음이 환희하여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2
그 대중들이 몸에 입었던 훌륭한 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석제환인과 범천왕들도 수없는 천자들과 함께 하늘의 기묘한 옷과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들을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니, 그 하늘옷이 휘날리어 허공에 머물러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하늘의 백천만 가지 음악이 허공 가운데서 일시에 울려퍼지며 하늘꽃들이 비 오듯이 내리었다.
 3
이때, 허공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었다.
「부처님께서 옛날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진리의 법바퀴를 굴리시더니 이제 또 위없는 큰 법륜을 굴리시도다.」
이때, 여러 천자들은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4
오랜옛날 바라나서 사제법륜 굴리시어
오음으로 생멸하는 모든법을 설하시고
거룩하온 큰법륜을 이제다시 굴리시니
깊고깊은 미묘한법 믿을사람 별로없네
 5
저희들이 옛날부터 세존말씀 들었지만
깊고묘한 이러한법 예전에는 못들었네
오늘세존 법설하니 우리들도 따라기뻐
지혜제일 사리불이 성불수기 받사오니
저희들도 그와같이 오는세상 성불하여
세상에서 가장높은 부처세존 되오리다
 6
부처님의 미묘한법 근기따라 말씀하니
저희들이 지은복과 지금이나 지난세상
부처님을 찾아뵙고 갖추어서 쌓은공덕
미묘하온 큰불도에 마음다해 회향하리

 


4장 비유로써 바르게 말하다

 1
이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의심이 없고 후회가 없어 부처님 앞에서 친히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의 수기를 받았나이다.
 2
마음이 자재한 일천이백 사람들이 옛날 배우는 자리에 있을 때 부처님께서 항상 교화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의 법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능히 여의고 마침내 열반하느니라.」 하셨기에,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들은 각각 「나」라는 소견과 「있다」 「없다」하는 소견들을 여의고 스스로 생각하여 열반을 얻었다고 하더니, 지금 세존 앞에서 전에 듣지 못하던 법을 듣고 모두 의혹에 빠져 있나이다.
 3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나니 사부대중을 위하여 그 인연을 말씀하시어 의심을 풀도록 하여 주옵소서.”
 4
이때,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먼저 말하지 아니하였느냐. 「부처님 세존은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와 방편으로 설하는 것이 모두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모두 보살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아, 내 이제 다시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분명하게 말하리니 지혜있는 사람들은 이 비유로써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느니라.

 


5장 화택을 비유하시다

 1
사리불아, 옛날 옛적에 어느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가 살고 있었느니라. 나이는 매우 늙었으나 재산이 한량없이 많고 토지와 가옥과 하인들이 대단히 많이 있었느니라.
 2
그 집은 매우 크고 넓었으나 대문은 오직 하나뿐이었고, 그 안에 백 명, 이백 명 내지 오백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느니라.
 3
그 집은 모두 낡아서 벽과 담은 무너지고 기둥 뿌리는 썩었으며 대들보마저 기울어져 위태롭게 생겼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불이 일어나 집들이 한창 타고 있었느니라.
그때 그 집안에는 열 명, 스무 명 혹은 서른 명이나 되는 장자의 여러 아들들이 있었느니라.
 4
장자는 이 큰 불이 사방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두려워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비록 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왔지만, 내 여러 자식들은 이 불타는 집 속에서 장난하고 노느라고 불난 것을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불길이 곧 몸에 닿아서 고통을 한없이 받으련만 걱정하는 마음도 없고 나오려는 생각도 아니하는구나.」
사리불아, 장자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기운이 세니 옷 담는 상자나 궤짝을 가지고 가서 담아 들고 나오리라.」 하였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이 집의 문은 하나뿐인데 매우 좁고 협소하다. 아들들은 너무 어려 놀이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자칫 잘못하여 어린 것들이 땅에 떨어지면 불에 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그 어린 것들한테 이 집이 한창 불에 타고 있으므로 무섭다는 말을 들려 주어 지금 빨리 뛰어 나오지 아니하면 불에 타서 죽는다고 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한 장자는 그 여러 자식들에게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느니라.
 5
아버지는 애가 타서 불쌍하게 생각하고 좋은 말로 타이르고 달랬으나, 아이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 즐기느라 믿지도 아니하고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여 나오려는 마음이 전혀 없으며, 또 불이 어떤 것이며 집은 어떤 것이고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가는지도 모르고 다만 이리저리 동서로 달리고 뛰놀면서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였느니라.
 6
이때, 장자는 이런 생각을 또 하였느니라.
「이 집은 벌써 맹렬한 불길에 휩싸여 타고 있어, 나의 아들들이 지금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되리니, 내가 이제 방편을 써서 아들들이 화재를 면하게 하리라.」
그 아버지는 여러 자식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줄을 아는지라, 가지가지 기이한 장난감을 보면 반드시 기뻐하리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이 좋아하고 갖고 싶어하는 진귀한 장난감이 여기 있으니 너희들이 지금 가지지 아니하면 이 뒤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여러 가지 양이 끄는 수레·사슴이 끄는 수레·소가 끄는 수레들이 지금 대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은 이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오너라. 너희들이 달라는 대로 나누어 주겠노라.」
 7
이때, 여러 아들들은 아버지가 말하는 진귀한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기뻐하며 서로 밀치면서 앞을 다투어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왔느니라.
이때, 장자는 여러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와 길 네거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마음에 걱정이 없어지고 편안하고 흐믓하여 기쁨에 넘쳤느니라.
이때, 여러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아버지께서 주신다고 하던 양이 끄는 수레·사슴이 끄는 수레·소가 끄는 수레의 장난감을 지금 주옵소서.」 하였느니라.
 8
사리불아, 그때 장자는 여러 아들들에게 각각 평등하게 큰 수레를 나누어 주었느니라.
그 수레는 크고 높아 여러 가지 보배들로 꾸미었으며 주위에는 난간을 두르고 사방으로 풍경을 달았으며, 그 위에는 일산을 펴고 휘장을 쳤는데 모두 진귀한 보배로 꾸미었으며, 보배 줄을 엮어 늘이고 모든 꽃과 화려한 영락을 드리웠으며, 부드럽고 고운 자리를 겹겹으로 깔고 붉고 아름다운 베개를 놓았으며, 흰 소에게 멍에를 메웠으니 빛깔이 깨끗하고 몸이 좋고 기운이 세며, 걸음걸이가 평탄하고 그 빠르기가 바람 같으며 많은 시종들이 호위하였느니라.
왜냐하면 이 장자의 재산이 한량없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의 재산이 한량없이 많으니 변변치 못한 작은 수레를 아들들에게 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 어린 아이들이 모두 나의 아들이니 사랑에 치우칠 것 없이 칠보로 꾸민 보배의 큰 수레를 평등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 주되 여기에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되리라. 왜냐하면 나는 이런 물건으로 온 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아니할 것이거늘 하물며 나의 아들들에게 주는 것이랴.」
이때, 모든 아들들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일찍이 없던 좋은 것을 얻었으니 본래 바라던 것만이 아니었느니라.
 9
사리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장자가 아들들에게 보배로 된 큰 수레를 평등하게 골고루 나누어 준 것이 허망하다고 하겠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자기의 아들들로 하여금 불타는 집에서 빠져나와 목숨만 보전케 하였을지라도 허망한 것이 아니옵니다. 왜냐하면 만일 목숨만 보전할지라도 이미 좋은 장난감을 얻은 것과 같거늘 하물며 방편으로 저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게 하여 구제함이오리까.
 10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만일 작은 수레 하나를 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허망한 것이 아니옵니다. 왜냐하면 이 장자가 처음에 생각하기를 「내가 방편을 써서 아들들을 불타는 집에서 나오도록 하리라.」하였사오니, 이러한 인연으로 거짓됨이 없거늘 하물며 장자가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음을 알고 모든 아들들을 이롭게 하려고 큰 수레를 평등하게 나누어 줌이오리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시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옳은 말이다. 너의 말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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