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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8.
세상 학자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자기야말로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라 하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한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아는 사람이다. 이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879.
그들은 이렇듯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하며 ‘저 사람은 어리석어 진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모두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는데, 그들 중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880.
만약 남의 가르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리석고 저속하며 지혜가 뒤떨어진 자라면, 그들은 각자의 견해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고 지혜가 뒤떨어진 것이다.

 881.
또 만약 자기의 견해로 인해 깨끗해지고, 완전한 지혜를 가진 자, 진리를 터득한 자, 밝은 지혜를 지닌 자가 된다면, 그들의 견해는 그런 점에서 똑같이 완전하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지혜가 뒤떨어진 자는 없을 것이다.

 882.
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서로 비방하는 말을 듣기만 할뿐, ‘이것이 진실이다’고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견해만을 진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어리석은 자’라고 보는 것이다. 

 883.
어떤 사람들이 ‘진리다, 진실하다’고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거짓이다. 허황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그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한다. 어째서 사문들은 똑같은 것을 똑같이 말하지 않는 것일까.

 884.
진리는 하나일 뿐, 둘은 없다. 그 진리를 안 사람은 다투는 일이 없다. 그들은 각기 다른 진리를 찬양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문들은 똑 같은 것을 똑같이 말하지 않는다.

 885.
스스로 진리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내세우는 것일까. 그들은 여러 가지 다른 진리를 남에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자기의 사색에 의한 것일까.

 886.
세상에 여러 가지 다른 진리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원할 것으로 상상할 뿐이다. 그들은 자기만의 편견에 사로잡혀 사색하고 탐구한 나머지 ‘내 말은 진리다’ ‘다른 사람의 말은 허황하다’라고 두 가지로 말한다.

 887.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견해나 학문, 계율, 서원, 사색 등 남의 말에 기대어, 자기 학설만을 고집하며 ‘반대하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진리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다’라고 한다.

 888.
반대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보는 동시에,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기는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889.
그는 그릇된 생각으로 차 있고 교만에 넘쳐 있다. 자기를 완전하다고 생각하고, 최고의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견해는 자신이 볼 때 그처럼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890.
만약 남이 자기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자신도 상대방과 함께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또한 스스로를 베다에 통달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라 부를 수 있다면, 여러 사문 중에 어리석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891.
‘내 학설 이외의 가르침을 말하는 사람들은 청정하지 않으며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이교도들은 흔히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견해에 빠져, 때가 끼어 있는 것이다. 

 892.
자기 학설만을 청정하다 하고, 남의 가르침은 청정하지 않다고 한다. 이교도의 무리들은 이와 같은 집착에 빠져 자기의 학설만을 완고히 내세운다.

 893.
자기의 학설을 완고히 내세우고 있지만, 어느 누구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인가. 남의 가르침을 어리석다거나 옳지 않다고 한다면, 그는 스스로 옹고집이 되고 말 것이다.

 894.
학설의 결정에 있어 스스로 잘 헤아리면서도 그는 다시 세상에서 논쟁을 만들게 된다. 모든 철학적 단정을 버렸다면 사람들은 고집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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