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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의 사과

어떤 임금님에게 외동딸이 있었는데, 그 따님이 큰 병이나 눕게 되었다. 의사는 세상에 둘도 없는 신통한 약을 먹이지 않는 한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고심하던 임금님은 자기 딸의 병을 고쳐주는 사람을 사위로 삼는 것은 물론 다음 번 임금의 자리까지도 물려주겠다고 포고문을 붙였다. 
당시 아주 외딴 시골에 삼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맏이가 망원경으로 그 포고문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삼형제는 그 사정을 딱하게 여겨 임금님 외동딸의 병을 고쳐보자고 의논하였다. 
삼형제 중 둘째는 마법을 쓰는 융단을 가지고 있었고, 막내인 셋째도 마법을 쓰는 사과를 가지고 있었다. 마법 융단은 아무리 먼 곳이라도 주문만 외면 잠깐 사이에 날아갈 수 있었고, 마법 사과도 먹기만 하면 어떤 병이고 감쪽같이 낫게 하는 신통력이 있었다. 
이들 삼형제가 서둘러 마법 융단을 타고 궁전에 도착하여 공주한테 마법사과를 먹게 하자 공주의 병은 정말 신통하게도 말끔히 낫게 되었다. 온 백성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기뻐했으며, 임금님은 큰 잔치를 벌이고 사위이자 다음번 임금이 될 사람을 발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삼형제들은 서로 의견이 달랐다. 이 중 큰 형이 말하기를 '만일 내 망원경으로 포고문을 보지 못했다면 우리는 공주가 병으로 누운 사실도 몰랐을 게야'라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둘째는 '만일 날아다니는 내 양탄자가 없었다면 이 먼 곳까지 어떻게 왔겠느냐?'고 했고, 셋째는 만약 여러분들이 임금의 입장이라면 과연 삼형제 가운데 누구를 사윗감으로 정하겠는가?
여기에서는 사위이자 다음 번 왕위를 이을 사람은 마법 사과를 가진 셋째이다. 왜냐하면 망원경을 가진 첫째는 그 망원경이 그대로 남아있고, 둘째도 타고 온 융단이 그대로 남아 있으나 셋째의 사과는 공주가 먹어버려 없어졌지 때문이다. 
셋째는 임금의 외동딸을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주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탈무드>에서는 남에게 도움을 줄 때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 그릇
매우 총명하다는 소리는 듣지만 얼굴만은 못생긴 어떤 랍비가 어느 날 로마 황제의 딸을 만나게 되었다. 황제의 딸은 랍비를 보더니 '그토록 총명한 지혜가 이런 못생긴 그릇 속에 담겨 있군'하면서 비웃었다. 그러자 랍비는 황제의 딸에게 궁중 안에도 술이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공주는 술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못생긴 랍비가 물었다. 
[공주님, 궁중에 있는 술은 무슨 그릇에 담아 둡니까?]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항아리나 술병 같은데 담아 두지요.]
그러자 랍비는 실망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 로마의 공주같이 높고 훌륭하신 분께서 금이나 은이나 만든 그릇도 많을 텐데 그런 싸구려 그릇을 쓰십니까?]
그러자 공주는 과연 랍비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쓰던 보통 그릇들을 모두 금과 은그릇으로 바꾸었다. 물론 술도 금과 은 그릇 속에다 옮겨 담았다. 그러고 나자 술 맛이 옛날과는 달리 아주 이상하게 바뀌었다. 
[누가 술 맛을 이렇게 만들었느냐?]
로마 황제가 크게 화를 내자 공주가 대답했다. 
[싸구려 그릇보다 귀한 그릇 속에 술을 담아두는 게 낫다고 해서….]
공주는 황제에게 꾸중을 듣고는 랍비를 찾아갔다. 
[당신은 어째서 나에게 잘못된 일을 하라고 했소?]
[나는 다만 공주님에게 아주 값지고 귀한 것이라 해도 보잘것 없이 헐한 그릇에 두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 세 명의 자매

옛날에 세 자매를 둔 사람이 있었다. 세 자매는 모두 예뻤으나, 그들은 제각기 한가지  씩 결점을 가지고 있었다. 큰딸은 게으름뱅이이고, 둘째달은 훔치는 버릇이 있고, 셋째딸은 험담하는 버릇이 있었다. 
한편, 아들 삼형제를 둔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세 딸을 모두 자기네 집으로 결혼시키지 않겠느냐고 청해 왔다. 세 자매의 아버지는 자기 딸들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그대로 말하자. 부자는 그런 점은 자기가 책임지고 그것을 고쳐가겠다고 장담했다. 이렇게 하여 세 자매는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시아버지는 게으름뱅이 첫째 며느리에게는 여러 명의 하녀들을 고용해 주었고, 남의 것을 훔치는 버릇이 있는 둘째 며느리에게는 큰 창고의 열쇠를 주어 무엇이든지 갖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남을 헐뜯기를 좋아하는 셋째 며느리에게는 매일같이 오늘은 험담할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어느 날 친정 아버지는 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사돈집을 찾아갔다. 큰딸은 얼마든지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고, 둘째딸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셋째딸은 시아버지가 자기에게 남녀 관계를 꼬치꼬치 묻기 때문에 귀찮다는 대답이었다. 
그런데 친정 아버지는 자기 셋째딸의 말만은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셋째딸은 시아버지까지도 헐뜯고 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몽땅 삼켜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뱀을 앞에 놓고 나무랐다. 한 동물이 말했다. 
[사자란 놈은 먹이를 쓰러뜨린 다음 먹고, 늑대는 먹이를 찢어내어 먹는다. 그런데 뱀아, 너는 어째서 먹이를 송두리째 삼켜버리느냐 말이다.]
뱀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잔인하게 남을 물어뜯는 놈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나는 적어도 입으로 상대방을 상처나게 하지는 않거든.]


■ 혀(1)

어떤 장사꾼이 골목을 돌아다니며 외치고 있었다.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팝니다. 싸게 팝니다.]
그러자 눈깜짝할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골목을 메웠다. 그 가운데는 랍비들도 몇 사람 섞여 있었다. 
'내게 파시오, 나도 사겠소, 값은 후하게 주겠소'하고 여기저기서 다투며 사람들의 외쳐댔다. 그러자 장사꾼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을 진실로 참되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자기 혀를 조심해 쓰는 것이요.]


■ 혀(2)

어느 날 랍비는 자기가 맡아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잔치상에는 소와 양의 혀로 요리한 음식도 나왔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딱딱한 혀와 부드러운 혀의 요리가 있었다. 학생들은 부드러운 혀의 요리만 골라 먹었는데, 이것을 본 랍비가 말했다. 
[너희들도 항상 혀를 부드럽게 간직할 수 있도록 해라. 혀가 딱딱하게 굳은 사람은 남을 노하게 하거나 서로간 불화의 씨를 만드니까.]


■ 혀(3)

어느 날 랍비가 자기 하인에게 시장에 가 맛있는 것을 골라 사오라고 시켰다. 그랬더니 하인은 혀를 사 왔다. 
며칠 뒤 랍비는 또 하인에게 오늘 좀 값이 싼 음식을 사오라고 명했다. 그런데 하인은 또 앞서와 같이 혀를 사왔다. 
랍비는 언짢아 그 까닭을 물었다. 
[며칠 전 맛있는 것을 사오라 했을 때 혀를 사왔고 오늘은 싼 음식을 사오라 했는데 어째서 또 혀를 사왔느냐?]
그러자 하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좋은 것으로 치면 혀만큼 좋은 게 없고 나쁜 것으로 치면 혀만큼 나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이 맡기신 보석
어떤 랍비가 안식일에 예배당에서 설교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두 아이가 집에서 죽고 말았다. 아내는 아이들의 시체를 이층으로 옮긴 뒤 흰 천으로 덮어주었다. 
마침내 랍비가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어떤 사람이 저에게 귀중한 보석을 잘 보관해 달라고 맡기고 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주인이 나타나 맡긴 보석을 돌려 달라고 했어요.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랍비는 어렵지 않다는 듯이 '말할 것도 없이 맡은 보석은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되겠지. ' 그때 아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실은 조금 전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셨던 귀중한 보석 두개를 찾아가지고 하늘로 돌아갔어요.]
랍비는 아내의 말을 알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어떤 유서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어떤 현명한 유태인이 자기 아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학교에 유학 시켰다. 그런데, 아들이 예루살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이에 부친은 중병에 걸려, 죽기 전에는 아들을 못 볼 것 같아 유서를 남겼다. 유서의 내용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한 하인에게 물려주고 아들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아들에게 주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부친이 세상을 뜨자. 그 집 하인은 자기에게 행운이 돌아왔음을 기뻐하며 예루살렘의 주인 아들에게 달려가 부친이 돌아가셨다고 전하였다. 그리고 유서를 보여주자. 아들은 매우 놀라고 크게 슬퍼하였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한 끝에 그는 랍비를 찾아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다. 
[아버지는 어째서 재산을 조금도 남겨 주시지 않았을까요? 지금껏 나는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요.]
아들이 불평을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하자 랍비는, 
[천만에 그렇지 않소. 당신 부친께서는 매우 현명한 분으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셨소. 이 유서를 살펴보면 부친의 마음을 잘 알 수가 있소.]
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들은 '하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 주고 자식에게는 아무것도 남겨 주시지 않았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분이 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하고 원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당신도 부친과 같이 현명하게 머리를 써야 하오. 당신이 부친의 참뜻을 이해한다면, 당신에게 훌륭한 유산을 남긴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요.]
만일 여러분들이 아들의 경우라면 유서의 참뜻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랍비는 이렇게 설명했다. 
[당신의 부친은 운명할 때 당신이 집에 있었기 때문에, 하인이 재산을 가지고 도망치거나, 재산을 다 탕진해 버리거나, 심지어는 자기의 죽음마저도 당신에게 전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신다고 한 것이오.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게 되면, 그는 기뻐서 당신에게 달려가 그런 사실을 알릴 것이고, 재산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들이 묻자, 랍비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역시 젊은이라 지혜가 모자라는군요. 하인의 재산은 전부 주인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모르오? 당신의 부친께서는 당신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당신에게 물려 준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소. 그러니까 당신이 그 하인을 소유한다고 하면 그것으로 모든 재산은 당신의 것이오. 이 얼마나 현명하고 애정이 깊은 생각이오.]
뒤늦게 아버지의 참뜻을 깨달은 젊은이는 랍비가 가르쳐 준 대로 한 다음, 그 하인은 해방시켜 주었다. 그 후 젊은이는 항상 '역시 나이 많은 사람의 지혜는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하곤 하였다. 


■ 붕 대
법률이란 마치 약(藥)과도 같은 것이다. 
옛날에 어느 임금이, 상처를 입은 아들에게 붕대를 감아 주면서 말하기를
 [얘야! 앞으로 이 붕대가 풀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 붕대를 감고 있는 동안만은 먹거나 뛰거나 물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붕대를 풀어 버리면 상처가 더 심해질 것이다.] 라고 타일렀다. 
사람도 이와 비슷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악한 쪽으로 치우치려는 성질이 있으나, 법률을 지키고 벗어나려 하지 않는 한 결코 성질이 나쁘게 바뀌는 일은 없다. 


■ 옳은 것의 차이
알렉산더 대왕이 이스라엘에 왔을 때 어떤 유태인이 대왕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우리가 가진 금과 은이 갖고 싶지 않으신지요?]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이 대답하기를,
 [나는 금과 같은 보화는 많이 가지고 있어, 그런 건 조금도 탐나지 않소. 다만 당신들 유태인들의 전통과 당신들의 정의는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을 뿐이오.]하고 말했다. 
알렉산더 대왕이 그곳 머물고 있는 동안에 두 명의 사나이가 어떤 일을 상담하기 위하여 랍비를 찾아갔다. 
내용인 즉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넝마더미를 샀는데, 그 넝마 속에서 많은 금화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그는 넝마를 판 사람에게,
 [나는 넝마를 산 것이지 금화까지 산 것은 아니요. 그러니 이 금화는 마땅히 당신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넝마를 판 사람은 그것을 산 사람에게,
 [나는 당신에게 넝마더미 전부를 판 것이니, 그 속에 들어 있는 것도 모두 당신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랍비는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판정을 내렸다. 
[당신들에게는 각기 딸과 아들이 있으니, 그 두 사람을 서로 결혼시킨 후, 그 금화를 그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옳은 사리일 것이오.]
그리고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물어보았다.
 [대왕님, 당신의 나라에서는 이런 경우 어떤 판결을 내리십니까?]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아주 간단하게 답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두 사람을 함께 죽이고 금화는 내가 갖겠소.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정의요.]


■ 포도원
한 마리의 여우가 포도밭 주위를 돌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속으로 숨어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타리 때문에 도저히 안으로 기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우는 궁리 끝에 사흘을 굶어 몸을 마르게 한 뒤에 가까스로 울타리 틈 사이로 들어가는데 성공하였다. 
포도밭 안으로 들어간 여우는 맛있는 포도를 실컷 따 먹고 다시 포도밭에서 나오려고 하니, 배가 불러 몸이 빠져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여우는 할 수 없이 다시 사흘 동안을 굶어서 몸을 마르게 한 후에야 겨우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이때 여우가 '배가 고프기는 들어 갈 때나 나올 때나 매 한가지이군'하고 말했다. 
인생도 이와 같아서 사람은 누구나 빈 손으로 태어났다가 죽을 때 역시 빈손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에 가족과 명성과 선행의 세 가지를 남기게 되는데, 선행 이외의 것은 과히 대단한 것이 못된다. 


■ 복수의 증오
어떤 남자가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 주게'하고 상대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상대는 '싫다'고 한마디로 거절하는 것이었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 주게]
하고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 주게나]
그러자 상대는 '싫다'고 역시 한마디로 거절하였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 주게나, 하고 부탁하자 먼저 그 남자는 말을 빌려 주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자네는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내게 빌려 주지 않았으나, 나는 자네에게 내 말을 빌려 주겠네.]
이것은 증오인 것이다. 


■ 선과 악
지구를 휩쓸었던 대홍수 때, 세상의 갖가지 동물들이 노아의 방주로 몰려 들어 구해 주기를 애원하였다. 이때 善도 급히 방주로 달려 왔으나, 노아는 <선>이 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나는 짝을 갖춘 자만을 태운다'고 하며 냉정하게 선을 박대하였다. 
그래서 <선>은 다시 숲으로 돌아가 자기의 짝이 될 상대를 찾았다. 마침내 <선>은 <惡>을 데리고 배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선>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악>이 있게 되었다. 


■ 나무 열매
어떤 노인이 정원에다 어린 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때 그곳을 지나던 나그네가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언제쯤 그 나무에 열매가 열리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70년쯤 후면 열리겠지요]하고 노인이 대답하자. 
나그네는 또 '노인장께서는 그때까지 살아 계실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아니오, 그때까지 살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게 아니라오.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집 과수원에는 많은 과일이 열려 있었소.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의 부친께서 나를 위해 심어 놓으신 것이었지, 나도 아버님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오.]


■ 장님의 등불
어떤 사람이 캄캄한 밤에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장님이 등불을 들고 걸어왔다. 
그 사람이 장님에게 물었다. 
[당신은 장님인데, 왜 등불을 들고 다니지요?]
그러자 장님은 '내가 이 등불을 들고 걸어가야 눈 뜬 사람들이 장님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라고 대답하였다. 
일곱 번째의 사람
어떤 랍비가 말하기를 '내일 아침에 여섯 사람이 모여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이 되자 일곱 사람이 모였으니 초청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랍비는 그 불청객을 가려내기 위해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 있으니 그 분은 당장 돌아가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 중 누가 생각해 보아도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유능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나가 버렸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했을까? 그는 초청을 받지 않았는데도 잘못 알고 나와 있던 사람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자신이 나갔던 것이다. 


■ 언약
아리따운 소녀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소녀는 혼자서 산책하다가 그만 길을 잃고 어느 우물가에 이르게 되었다. 
그녀는 갈증이 심하여 두레박줄을 타고 내려가 물을 마셨는데,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때마침 그곳을 어떤 청년이 지나다가 울음 소리를 듣고 그녀를 구해 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곧 사랑을 맹세하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청년은 다시 길을 떠나게 되어, 소녀와 작별을 하기 위해 만났다. 그들은 서로가 사랑을 성실히 지킬 것을 약속하였고 결혼할 수 있는 날까지 언제까지라도 기다리자고 굳게 언약했다. 
그래서 젊은이는 자기들 약혼의 증인이 되어 줄 누군가를 찾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을 때 족제비 한 마리가 나타났다가 숲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지나간 저 족제비와 우리 옆에 있는 이 우물이 증인이예요.]
두 사람은 그렇게 믿고 서로 헤어졌다. 그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녀는 서로의 약속을 지키며 그 젊은이를 기다렸지만 그녀를 떠난 젊은이는 딴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약속을 잊은 채 즐겁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엔가 아이가 풀밭에서 놀다가 그만 잠이 들었는데 그때 족제비가 나타나 그 아이의 목을 물어 죽였다. 부모들은 매우 슬퍼하였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그들 사이에는 또 아이가 태어나 옛날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아이는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자랐는데 우물에 비친 갖가지 그림자들을 들여다보다가 그 아이마저 그만 우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젊은이는 그때서야 문득 옛날 그녀와의 언약이 생각났고, 그때 두 사람의 증인이 족제비와 우물이었다는 사실도 생각해 내었다. 그는 아내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지기로 하였다. 
그리고 젊은이는 약속한 소녀가 있던 마을로 돌아왔는데, 약혼녀는 그때까지 약속을 지키며 혼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 가정과 화평
메이어라는 랍비는 설교를 잘하기로 유명하였다. 그는 매주 금요일 밤이면 예배당에서 어김없이 설교를 했는데, 몇 백 명씩 한꺼번에 몰려 들어 그의 설교를 들었다. 
그들 가운데 메이어의 설교듣기를 매우 좋아하는 여인이 있었다. 다른 여자들은 금요일 밤이 되면 안식일에 먹을 음식을 만드느라 바쁜데, 그 여자만은 이 랍비의 설교를 들으러 나왔다. 
메이어는 긴 시간 동안 설교를 했고 그 여인은 그 설교에 만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남편이 문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일이 안식일인데 음식은 장만하지 않고 어디를 쏘다니고 있느냐며 화를 내며 물었다.
 [도대체 어디를 갔다 왔어!]
[예배소에서 메이어 랍비님의 설교를 듣고 오는 길이예요]
그러자 남편은 몹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 랍비의 얼굴에다 침을 뱉고 오기전에는 절대로 집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말어!]
집에서 쫓겨난 아내는 할 수 없이 친구 집에서 머물며 남편과 별거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메이어는 자기의 설교가 너무 길었기 때문에 한 가정의 평화를 깨뜨렸다고 몹시 후회했다. 그리고는 그 여인을 불러 눈이 몹시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남의 타액으로 씻으면 낫게 된다는데, 당신이 좀 씻어 주시오'하고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여인은 랍비의 눈에다 침을 뱉게 되었다. 
제자들은 랍비에게 '선생님께선 덕망이 높으신데, 어째서 여자가 얼굴에 침을  도록 허락하셨습니까?'하니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가정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그 보다도 더한 일이라도 할 수 있다네.]


■ 지도자
뱀의 꼬리는 항상 머리 뒤에 붙어 머리가 가는 대로 따라다니게 마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리가 화가 나서 머리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어째서 나는 항상 네 꽁무니만 무조건 따라다녀만 하고 나는 항상 네 마음대로 나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지? 이건 공평하지 못한 일이야. 
나도 붕명히 뱀의 한 부분인데도 항상 노예처럼 네게 달라붙어 끌려 다니기만 해야 된다니 이건 너무 부당해.]
그러자 머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바보같이? 너에게는 앞을 볼 수 있는 눈도 없고, 위험을 알아차릴 귀도 없고, 행동을 결정할 두뇌도 없잖니, 나는 결코 나 자신만을 위해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 너를 생각해서 끌고 다니는 거야. 알겠니?]
꼬리가 큰 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은 지겹도록 들어 왔어. 폭군이나 독재자들도 자기를 따르는 자들을 위하여 일한다는 구실로, 제 마음대로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응수하자 머리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 그렇다면 네가 한번 내가 하는 일을 맡아 볼래.]
그러자 꼬리는 매우 좋아하며, 신이 나서 앞에 나서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여 뱀은 곧 도랑으로 떨어졌고, 머리가 천신만고 끝에 뱀은 간신히 도랑에서 기어 올라올 수 있었다. 또 얼마를 기어다니다가 꼬리는 그만 가시투성이인 덤불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꼬리가 가시덤불을 빠져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에 점점 더 찔려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뱀은 머리의 도움으로 상처 투성이가 되어 간신히 가시덤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또다시 꼬리가 앞장서서 나가다가, 이번에는 불길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갑자기 앞이 캄캄해졌다. 뱀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머리가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몸은 불타고, 머리도 함께 죽어 버렸다. 
머리는 결국 맹목적인 꼬리에 의해서 희생되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를 선택할 때에는 항상 머리와 같은 자를 선택해야지 꼬리와 같은 자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 세 가지의 행위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사람이 여행 도중에 병이 들고 말았다. 그는 자기는 이제는 소생할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여관 주인을 불러놓고 말했다. 
[나는 이대로 그만 죽을 것 같소.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에서 내 가족이 찾아오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내주시오. 그러나 찾아온 식구들이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 물건들을 절대로 내주지 마시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내 아들에게, 만일 내가 여행 중에 죽게 된다면 내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도록 일러 두었습니다.]
투숙한 나그네는 죽었고, 여관 주인은 유태인의 의식에 맞게 매장해 주었다.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 그의 죽음이 알려졌고, 물론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이 부음을 전해 듣고, 서둘러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마을로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부친이 묵었던 여관을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부친이 그 여관을 아들에게 알려 주지 말라고 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자신의 지혜로 그 여관을 찾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나무장사가 땔나무를 가득 싣고 지나가고 있었다. 아들은 나무장사를 불러 땔나무를 산 다음, 그 나무를 예루살렘에서 온 나그네가 죽은 여관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하곤, 그 나무 장사가 가는대로 따라갔다. 
여관 주인이 자기는 땔나무를 산 일이 없노라고 말하자. 나무장사는 '아닙니다. 지금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사람이 이 나무를 사서 이리로 가져다 달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아들의 첫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여관 주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들인 다음,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식탁 위에는 다섯 마리의 비둘기 요리와 한마리의 닭요리가 올라와 있었다. 
식탁에는 그 밖에도 주인 부부와 두 아들과 두 딸, 이렇게 모두 일곱 사람이 자리를 같이 했다. 주인이 '이제 음식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시오' 라고 그에게 말하자, 그는 '아닙니다. 주인께서 나누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사양하였다.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당신이 손님이니까, 당신이 좋을 대로 나누어 주시지요.]
그래서 그는 음식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먼저 비둘기 한 마리를 두 아들에게 주고, 또 한 마리는 두 딸에게 그리고 또 한 마리는 주인 부부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두 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주인은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어서 그는 닭 요리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머리는 떼어 주인 부부에게 주고, 두 다리는 두 아들에게 주고 두 날개는 두 딸에게 준 다음 큰 몸통은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세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마침내 주인은 화가 치밀어 야단을 쳤다. 
[당신네 고장에서는 이렇게 합니까? 당신이 비둘기를 나눌 때에는 참았으나, 닭을 나누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소,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오!]
그러자 젊은이는,
 [나는 처음부터 음식을 나누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인께서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시어 최선을 다해 나누어 드린 것 뿐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나누어 드린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주인과 부인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아드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따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나와 비둘기 두 마리를 합하면 셋이니, 매우 공평하게 나눈 것입니다. 또 주인 부부께서는 이 집안의 우두머리이므로 닭의 머리를 드렸고, 두 아드님은 이 집안의 기둥이므로 다리를 주었고, 두 따님은 언제라도 날개가 돋쳐 시집을 갈 것이므로 날개를 준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배를 타고 여기에 왔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배처럼 생긴 몸통을 가진 것입니다. 이제 빨리 우리 아버님의 유산이나 내 주십시오.]


■ 성 윤리
어떤 젊은이가 한 아가씨에 대한 깊은 사랑에 빠져 병이 들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의사가 젊은이를 진찰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지 못하며 상사병이 된 것이므로 그 여인과 성관계를 가지면 나을 게요.]
그래서 젊은이는 랍비에게 의사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했다. 랍비는 절대로 그와 같은 성 관계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였다. 
젊은이는, 그렇다면 그 여자가 벌거벗은 알몽뚱이로 자기 앞에 서서,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풀어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랍비는 그것도 역시 안된다고 말했다. 
젊은이는 다시, 그렇다면 자기와 그 여자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서 이야기라도 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나 랍비는 그것조차도 안된다고 말했다. 
물론 <탈무드>에는 그 여인이 결혼한 여인인지 처녀인지는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그 젊은이와 다른 사람들까지도, 어째서 랍비께서는 그 모든 것을 그처럼 강경하게 반대만 하느냐고 묻자 랍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마땅히 정숙해야 하므로 순결한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고 하여 성 관계를 가져도 좋다고 한다면, 사회의 규율은 무너지고 말 것이오.]


■ 재산
항해하던 도중 배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배 안의 승객들은 모두가 큰 부자들이었고 랍비 한 사람이 같이타고 랍비는
 [나는 내 재산을 당신들에게 보여 줄 수는 없지만 부자로 치면 내가 제일 부자로 생각하오]
하고 말했다. 
그때 마침 해적들이 나타나 그 배를 습격했고, 부자들은 금은 보석과 모든 재산을 해적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해적들이 가버린 뒤, 배는 가까스로 어떤 항구에 다다랐다. 랍비의 높은 교양과 학식은 곧 그 항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어, 그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가르쳤다. 
얼마 뒤 랍비는 함께 배를 타고 여행했던 부자들을 만났으나, 그들은 모두가 비참한 가난뱅이로 전락해 있었다. 그들은 랍비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말이 옳았소,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것과 같소.]
지식은 언제 어느 때라도 누구에도 빼앗기는 일 없이 지닐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 천당과 지옥
어떤 사람이 아버지에게 닭을 잡아 극진히 대접하였다. 
'이 닭을 어디서 구했느냐'고 아버지가 묻자, 아들은 '아버지,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고 어서 많이 잡수시기나 하세요. '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또 한 사람은 밀가루를 빻는 방아꾼이었는데, 왕이 나라 안에 있는 방아꾼을 소집한다는 포고령을 내려, 아버지에게 자기 대신 방앗간을 돌보게 하고 왕이 있는 궁성으로 갔다. 
여러분들은 이들 두 아들 가운데 누가 천국으로 가고 누가 지옥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두번째 사람은 왕이 강제로 소집한 사람들을 혹사하고 매질하고 좋은 음식도 주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아버지 대신 자기가 갔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죽어서 천국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닭을 잡아 드린 사나이는 아버지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지옥에 갔다. 
부모에게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일을 하게 하는 편이 낫다


■ 세 친구
어느 날, 왕이 한 사람에게 전령을 보내어 즉시 대령할 것을 명령했다. 그런데, 이 사람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첫번째 친구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어, 그 친구가 자기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여기고 있었다. 두 번째 친구 역시 사랑하고 있으나 첫번째 친구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았으며, 세번째 친구도 친구이기는 했지만 별로 큰 관심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왕의 부름을 받자 그는 자기가 어떤 나쁜 짓이라도 하여 벌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여 무서웠다. 그래서 세 명의 친구들에게 함께 가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는 먼저 제일 소중히 여기고 있는 친구에게 함께 가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지만, 그 친구는 아무 이유도 말하지 않고 거절했다. 그래서 두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였더니, 궁전 문 앞까지는 함께 가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다음 세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자. 
[그러지, 내가 함께 가주겠네, 자네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으니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네, 내가 함께 가서 임금님께 잘 말씀드려 주겠네.]
하고 쾌히 응해 주었다. 
왜 세명의 친구들은 각기 그렇게 말했을까? 첫번째 친구란 곧 재산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돈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더라도 죽을 때에는 그대로 남겨두고 가야하는 것이다. 두번째 친구란 친척을 말하는 것이다. 친척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주지만 그를 그곳에 혼자 남겨두고 돌아가 버린다. 
세번째 친구는 '즉' 선행을 말하는 것이다. 선행은, 평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죽은 뒤에는 영원히 그와 함께 남아 있기 마련이다. 


■ 술의 역사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그때 악마가 찾아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인간이 대답하기를 '지금 근사한 식물을 키우고 있다'고 말하자 악마는 이런 식물은 처음 보는 것이군'하면서 놀라워했다. 그래서 인간은 악마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이 식물에는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익은 다음 그 즙을 내어 마시면 아주 행복해진다네.]
악마는 자기도 꼭 한몫 끼워 달라고 애원하고는, 양과 사자와 원숭이와 돼지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악마는 이 짐승들을 죽여 그 피를 거름으로 썼다. 포도주는 이렇게 해서 세상에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같이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납게 되고, 조금 더 마시며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부르며, 더 많이 마시게 되면 토하고 뒹굴고 하여 돼지처럼 추하게 되니, 이것은 악마가 인간들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 효도
옛날 이스라엘의 다마라는 곳에 유태인이 아닌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금화 3000개의 값이 나가는 다이아몬드 한 개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랍비가 사원을 꾸미는데 쓰려고 금화 3000개를 가지고 그의 집으로 다이아몬드를 사러 갔다. 그때 그 사람의 부친이 다이아몬드를 넣어 둔 금고의 열쇠를 베게 밑에 넣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난처해진 아들은 '낮잠을 주무시는 아버지를 깨울 수 없으니 다이아몬드를 팔지 못하겠다'는 대답이었다. 
그만큼 막대한 돈벌이가 되는데도 낮잠을 주무시는 아버지를 깨우지 않으려는 것은 대단한 효도라고 감탄하여, 랍비는 널리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알렸다. 


■ 어머니
어떤 랍비가 어머니와 단 둘이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길에 돌이 많고 울퉁불퉁하여 걷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랍비는 어머니가 걸음을 내디닐 때마다 자기의 손을 어머니의 발 밑에 집어 넣었다. 
<탈무드>의 내용에는 부모가 등장하면, 늘 아버지를 먼저 앞세우는데, 이것은 유일하게 어머니만이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머니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존재임을 말해 주기 위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같이 물을 마시고 싶어 한다면, 물은 아버지에게 먼저 가져간다. 왜냐하면 어머니도 아버지를 소중히 섬기므로 어머니에게 먼저 거져갈지라도 어머니는 자기가 먼저 마시지 않고 아버님에게 건네주기 때문이다. 


■ 처단
요람이 누워 있는 갓 태어난 아이의 머리통을 쪼아, 어린아이를 죽게 한 닭이 아이를 죽였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증인이 불려 나가 그 사실을 증언했다. 불쌍하게도 닭은 유죄 판결을 받아 죽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미물인 닭이라 할지라도 살인자로서 유죄가 확정되지 않는 한 경솔히 처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교훈이다. 


■ 두 시간의 차
어떤 왕이 가지고 있는 포도원에 많은 일꾼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 일꾼은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일꾼들보다 유난히 뛰어났다. 어느 날 왕이 포도원을 찾아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일꾼과 함께 포도원안을 산책하였다. 
유태인의 관례대로 일한 대가는 동전으로 매일 지불되었다. 그 날도 하루의 일이 끝나자, 일꾼들은 돈을 받아 가려고 차례로 줄을 섰다. 일꾼들은 모드 같은 임금을 받고 있었는데, 능력이 뛰어난 그 일꾼도 같은 금액의 돈을 받자, 다른 일꾼들은 왕에게 항의하였다. 
[이 사람은 두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시간은 임금님과 함께 지냈다. 그런데도 우리와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러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두 시간 동안 너희들이 하루 종일 걸려서 한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
26세의 나이에 죽은 랍비도, 다른 사람들이 백 년에 걸쳐 한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많이 해냈다. 사람은 얼마 동안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거미와 모기와 미치광이
다윗 왕은 거미란 놈은 아무 곳에나 거미줄을 치는 더럽고 아무 쓸모가 없는 벌레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터에서 그는 적군에서 포위되어 빠져나갈 길을 잃었다. 왕은 간신히 어느 동굴 속으로 숨어 들게 되었는데, 마침 그 동굴 입구에는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곧이어 그를 추격해 온 적군의 병사는 동굴 앞까지 왔으나, 동굴 입구에 거미줄이 있는 것을 보고 동굴 안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냥 돌아가 버렸다. 
또 다윗 왕은 적장이 잠자고 있는 방에 숨어 들어가 적장의 칼을 훔쳐낸 다음, 이튿날 아침에 '내가 당신이 자고 있을 때 칼을 가져왔을 정도이니 마음만 먹었다면 당신의 목을 가져오는 것쯤은 간단히 해낼 수 있었소. ' 하는 말을 전하여,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려는 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가까스로 적장의 침실에 숨어 들어갔는데, 칼이 적장의 다리 밑에 있어서 꺼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윗 왕은 단념하고 돌아가려 했다. 
바로 그때 모기 한 마리가 날아와 적장의 다리 위에 앉았다. 적장은 무의식 중에 다리를 움직였다. 다윗왕은 그 틈을 이용해 재빠리 적장의 칼을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한번은 다윗 왕의 적군에게 포위되어 위기일발의 순간에 처했을 때 그는 느닷없이 미치광이 흉내를 내었다. 적의 병사들은 미치광이가 왕은 아니겠지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쓸모 없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아무리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가치있는 이야기
어떤 배가 항해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높은 파도가 일고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뱃길을 잃고 말았다. 
아침이 되자 바다는 고요해졌고, 배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는 섬에 닿아 있었다. 배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섬에는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맛있는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신선한 녹음을 드리우고 있었다. 또한 온갖 새들은 즐겁게 지저귀고 있었다. 
배를 탄 사람들은 다섯 그룹으로 나뉘었다. 
첫째 그룹은, 자기들이 섬에 상륙해 있는 동안에 순풍이 불어와 배가 떠나 벌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리 섬이 아름다워도 빨리 자기들의 목적지로 갈 생각으로 아예 상륙조차 하지 않고 배에 남아 있었다. 
둘째 그룹은, 서둘러 섬에 올라가 향그러운 꽃향기를 맡고 나무그늘 아래에서 맛있는 과일을 따 먹고는 기운을 되찾아 곧 배로 돌아왔다. 
셋째 그룹은 섬에 올라가 너무 오래 있다가 순풍이 불어오자 배가 떠나는 줄 알고 당황하여 돌아왔기 때문에, 소지품을 잃어버렸고 자기들이 앉아 있던 배 안의 좋은 자리마저 빼앗겼다. 
넷째 그룹은, 순풍이 불어 선원들이 닻을 올리는 것을 보았지만, 돛을 달려면 아직 시간이 있으며 선장이 자기들을 남겨 두고는 떠나지 않으리라는 등의 생각으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정말로 배가 항구를 떠나가자 허겁지겁 헤엄을 쳐서 배에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바위나 뱃전에 부딪쳐 입은 상처는 항해가 끝날때까지도 아물지 않았다. 
다섯째 그룹은, 너무 많이 먹고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되어, 배의 출항을 알리는 소리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숲 속의 맹수들의 밥이 되거나 독이 있는 열매를 먹고 병이 들어 마침내 모두 죽고 말았다. 
여러분이라면 이 다섯 그룹 중 어디에 끼이겠는가?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배는 인생에서의 선행을 상징하고 있고 섬은 쾌락을 상징하고 있다. 
첫째 그룹은, 인생에서 쾌락을 전혀 맛보려고 하지 않았다. 
둘째 그룹은, 쾌락을 조금 맛보았으나 배를 타고 목적지에 가야 하는 의무감을 잊어버리지 않은 가장 현명한 그룹이다. 
셋째 그룹은, 쾌락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돌아왔으나 역시 고생을 좀 하였다. 넷째 그룹은, 결국 선행으로 돌아오기는 했으나 너무 늦어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그러나 다섯째 그룹은, 인간이 빠지기 쉬운 것으로 일생동안 허영을 위해 살거나 앞날의 일을 잊어버린채 살고, 달콤한 과일 속에 들어 있는 독을 먹고 죽어간 것이다
애정의 편지
어떤 청년과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는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그 청년은 일생 동안 아가씨에게 성실할 것을 맹세하였다. 그들은 얼마동안 매사가 잘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이는 이 처녀를 남겨 두고 여행길에 나서야만 했다. 처녀는 오랜 동안 젊은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으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처녀의 다정한 친구들은 그녀를 동정했고, 그녀를 시기하고 있던 여자들은 젊은이가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웃었다. 처녀는 집으로 돌아가 젊은이가 일생동안 성실한 것을 맹세했던 편지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편지는, 이 처녀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고 그녀에게 힘이 되었다. 어느 날 젊은이가 돌아오자, 처녀는 그 동안의 슬픔을 그에게 호소했다. 젊은이는 '그렇게 괴로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어떻게 나만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킬 수 있었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처녀는 이렇게 대답하며 웃었다. 
[나는 이스라엘과 같은 몸이에요.]
= 이스라엘이 이민족에게 지배받고 있을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유태인을 비웃었고, 이스라엘이 독립한다는 말을 듣자, 그들은 이스라엘의 현인들을 바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유태인은 예배당과 학교에서 이스라엘을 굳게 지켜왔다. 유태인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 주신 거룩한 약속을 믿고 살아왔다. 하나님이 그 약속을 지켜 주셨으므로 이스라엘은 마침내 독립했다. 이 이야기 속의 처녀도 청년이 맹세한 편지를 읽으면서 청년을 믿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같다고 말했다. 


■ 하늘지붕
유태인 사회에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삼나무 묘목을 심고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 묘목을 심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결혼할 때, 그 삼나무가 가지와 소나무 가지로 하늘지붕을 만들어 두 사람을 덮어 준다. 
신부가 하늘지붕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다음에 하늘지붕 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 값진 이익
몇 명의 랍비들이 악당의 무리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 악당들은 사람의 피라도 먹어치울 만큼 지독한 인물들이었다. 세상에 그들처럼 잔인하고 간사한 인간들은 아마 없으리라. 
어떤 랍비가, 그와 같은 인간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원망했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랍비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오, 유태인들로서 그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잘못이요. 아무리 그 악당들이 죽어 없어지는가 낫다 하더라도, 그러한 기도를 하는 것은 잘못이오, 악당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악당들이 죄를 회개하는 것을 바라야 옳은 일이오. 
악당들을 벌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아무 이득도 되지 않는다. 악당들로 하여금 스스로 잘못을 회개하게 하여 좋은 사람이 되어 우리 편이 되지 않는 한 손해가 될 뿐이다.]


■ 남겨 놓은 것
인류 최초의 여성은 아담의 갈비뼈 한 개를 빼내어 만들었다고 구약 성서는 말하고 있다. 
어느 날 로마 황제가 랍비의 집을 찾아갔다. 
[하나님은 도둑이야. 왜 남자가 잠자고 있는 사이에 허락도 없이 남의 갈비뼈를 훔쳐갔소?]
황제가 이렇게 묻자 옆에서 듣고 있던 랍비의 딸이 대화에 끼어 들었다.
 [황제 폐하, 부하 한 사람만 빌려 주십시오. 좀 난처한 일이 생겨서 그것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건 별로 어렵지 않지만, 그 난처한 일이란 게 무엇이지? 황제가 물었다.]
[사실은 어젯밤 집에 도둑이 들어 금고를 하나 훔쳐갔습니다. 그런데, 그 도둑은 금고 대신에 황금 항아리를 두고 갔습니다. 그래서 왜 그랬는지 조사해 보고 싶습니다.]
하고 랍비의 딸이 대답했다. 그러자 황제는,
 [그래, 그것 참 부러운 일이군. 그런 도둑이라면 내게도 찾아왔으면 좋겠군.]
황제가 이렇게 부러워하자 랍비의 딸이 말했다. 
[그러실 테죠. 그렇지만 그것은 결국 아담의 몸에 일어났던 사건과 같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갈비뼈 하나를 훔쳐갔지만, 그 대신에 이 세상에 여자를 남기신 것입니다.]


■ 남자의 여자
착하기로 소문난 어떤 부부가 어쩌다가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후 남편은 곧 재혼했지만 운이 없어서인지 나쁜 여자를 만난 탓으로 그는 새로 얻은 아내처럼 똑같이 나쁜 남자가 되고 말았다. 
아내도 이어 재혼했는데, 그녀 또한 나쁜 남자를 만났다. 그러나 새로 얻은 남편은 아내처럼 어질고 선량한 사람이 되었다. 남자는 이처럼 언제나 여자에 의해서 달라지게 마련이다


■ 유태의 은둔자
만일 유태인이 인간 세상에서 떠나 10년 오직 공부 한가지만 한다면, 그는 10년 후에는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훌륭한 공부라 해도 인간 사회로부터 자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은 하나의 죄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유태인의 사회에는 은둔자라곤 없다. 


■ 법률
유태인의 법률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킬 수 없는 부당한 법률은 만들 수 없다는 원칙이 있다. 


■ 알몽뚱이 임금님
착한 마음씨를 가진 부자가 있었다. 그는 데리고 있던 노예를 기쁘게 해 주려고 많은 물건을 배에 실어 주면서 어디든지 좋은 곳을 찾아가 부디 행복하게 살라고 해방시켜 주었다. 
마침내 노예의 배가 넓은 바다로 나아갔을 때 배는 심한 폭풍우를 만나 침몰하고 말았다. 배에 가득 실었던 물건들을 다 잃어버린 노예는, 몸뚱이 하나만 살아남아 가까스로 가까운 섬에 헤엄쳐 도착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은 노예는 몹시 슬픔에 빠져 있었다. 
섬 안을 얼마 동안인가 헤매다가 큰 마을을 만났다. 노예는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고 알몸뚱이였다. 하지만 그가 마을에 이르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올리며 그를 맞이하여 '임금님 만세'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를 왕으로 추대하였다. 
노예는 호화스런 궁전에 살고 있는 것이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서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말해 주게나? 나는 여기에 돈 한푼없이 알몸으로 도착했는데 갑자기 내가 왕이 되다니?]
그러자 그 사람은
 [우리는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영혼이지요. 그래서 일년에 한번씩 살아있는 인간이 이 섬으로 찾아와 우리들이 왕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심하십시오. 임금님께서는 1년이 지나게 되면 이 섬에서 쫓겨나 생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섬에 혼자 버려질 것입니다.]
왕이 노예는 그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참으로 고맙소.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1년 뒤를 대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군.]
그래서 임금이 된 노예는 사막과 같은 섬에 가서, 꽃도 심고 과일나무도 심어 1년 후의 일에 대비하는 일을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노에는 예견한대로 그 행복한 섬에서 쫓겨났다. 지금까지 사치스런 생활을 하던 왕이었지만, 그가 이 섬에 표류해 닿았을 때와 똑같이 알몸뚱이의 신세가 되어 죽음의 섬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사막처럼 황폐했던 섬에 도착하여 보니, 갖가지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린 살기 좋은 땅이 되어 있었다. 또 일찍이 그 섬으로 쫓겨 온 사람들도 그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몇 가지의 상징적인 의미를 시사해 준다. 앞의 마음씨 착한 부자는 하나님이고, 노예는 인간의 영혼이다. 그후 노예가 표류하다가 상륙한 섬은 지상의 속세이며, 그 섬의 사람들은 인류요. 1년 후 쫓겨간 섬은 내세일 것이며, 그곳에 있는 온갖 꽃과 과일을 선행의 결과였다. 


■ 만찬
어떤 왕이 하인들을 위해 만찬을 베풀겠다고 했다. 그러나 만찬이 열리는 시간은 알려 주지 않았다. 
현명한 하인은, '임금님께서 하시는 일이니까 만찬은 언제라도 열릴 거야 그 만찬에 참석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궁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어리석은 하인은 만찬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 아직도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하여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만찬이 열렸을 때, 현명한 하인은 곧 참석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어리석은 하인은 만찬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여러분들도 언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지 모른다. 하나님으로부터 만찬에 초대받았을 때 당황하지 말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하여야 한다. 


■ 육체의 영혼
왕은 <오차>라고 하는 아주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과수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의 경비원을 두어 그 과일나무를 지켰다. 한사람은 장님이었고, 또 한 사람은 절름발이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흉계를 꾸며 한패가 되어 과일을 따 먹자고 의논하였다. 그리하여 장님이 절름발이를 어깨위에 올려 앉히고 절름발이는 방향을 가리켜서, 두 사람은 맛있는 과일을 실컷 훔쳐 먹었다. 
왕은 몹시 노하여 두 사람을 심문하였다. 장님은 앞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자기는 과일을 따 먹을 수 없다고 변명하였고, 절름발이는 저렇게 높은 곳에 자기가 어떻게 올라가 과일을 따 먹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것도 그렇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왕은 두 사람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 둘의 힘은 하나의 힘보다 훨씬 위대하다. 
사람은 육체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정신만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육체와 정신의 힘이 합쳐져야 비로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해낼 수가 있다. 


■ 잃어버린 물건
한 랍비가 로마에 갔을 때 그곳 거리에는 공고문이 나붙어 있었다. 그 공고문에는, '왕비께서 대단히 귀한 보석을 잃어버렸다. 30일 이내에 그것을 찾아 주는 자에게는 많은 상금을 주겠지만, 만일 30일이 지난 후에 그것을 소유한 자가 발견되면 즉시 사형에 처할 것이다.’ 라고 씌어 있었다. 
랍비는 우연히 그 보물을 발견하게 되어 31일째 되는 날 그것을 갖고나서 왕비 앞에 바쳤다. 그러자 왕비가,
 [당신은 한 달 전 공고문을 발표하였을 때 이곳에 있었나요?]
라고 묻자, 랍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30일이 지난 후에 이것을 가져오면 당신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도 알고 있나요?]
왕비의 물음에 랍비는 그것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왕비는 다시 안타깝게 물었다. 
[그러면 어째서 30일이 지나도록 이것을 지니고 있었나요? 만일 어제만 가져왔어도 당신은 많은 상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오. 당신은 목숨이 아깝지도 않나요?]
그러자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만일 30일 이전에 이 물건을 되돌려 드렸다면, 뭇 사람들은 내가 왕비님을 두려워하거나 존경을 표하기 위하여 가져왔다고 오해할 것입니다. 내가 오늘까지 기다렸다가 이것을 가져온 것은, 나는 결코 왕비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 뿐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비는 '훌륭하신 하나님을 가진 당신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오. '하며 진정으로 감사해하였다. 


■ 희망
랍비 아키바가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작은 램프를 하나 가지고 있었으며, 나귀와 개가 그의 길동무가 되었다. 
날이 저물어 어둠이 깔리자, 아키바는 헛간 한 채를 얻어 그곳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으므로, 그는 램프 불을 붙여 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졌다. 
그래서 랍비는 하는 수 없이 잠을 청하였다. 
그가 잠을 잔 그날 밤에 여우가 그의 개를 물어가 버렸고, 사자가 그의 나귀마저 죽여 버렸다. 
아침이 되자, 그는 할 수 없이 램프만을 가지고 혼자 길을 떠났다. 어떤 마을엔가 도착했을 때, 그 마을엔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전날 밤 도둑들이 이 마을에 들이닥쳐 집을 파괴하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몰살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일 램프가 바람에 꺼지지 않았다면, 그도 도둑들에게 들켰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개가 살아 있었다면, 개가 짖어대어 도둑들이 몰려 왔을 것이고, 또 나귀도 역시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결국 그는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랍비 아키바는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서라도 인간은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바뀌는 일도 없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反 유태인
로마의 여러 황제 중에서 유태인을 제일 미워한 하드리아누스라는 황제가 있었다. 
어떤 유태인이 하드리아누스 황제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폐하, 안녕하셨습니까?]
라고 그가 인사를 하자 황제가 '너는 누구냐?'하고 물었다. 그가 유태인이라고 대답하자 황제는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당장 저 놈의 목을 베어라.]
이튿날 또 다른 유태인 하나가 황제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는 황제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지나쳤다. 그러자 황제가 명령했다. 
[로마 황제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는 저 불경한 놈의 목을 쳐라.]
그러자 옆에 있던 신하들이 황제에게 물었다. 
[폐하께서는 어제는 인사한 사람을 죽이셨는데, 오늘은 인사를 하지 않은 사람을 또 죽이셨습니다. 도대체 어찌된 연유입니까?]
황제가 대답했다. 
[내가 한 일은 양쪽이 다 옳다. 그대들은 잘 모르는 일이지만, 나는 유태인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아무튼 유태인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반유태인이었던 황제 하드리이누스는, 유태인이란 이유만으로 유태인을 죽였다는 가슴아픈 이야기이다. 


■ 암시
어떤 로마의 장교가 랍비를 만났다. 
[유태인은 매우 현명하다는 말을 들었소. 오늘 밤에 내가 무슨 꿈을 꾸게 될지 알려줄 수는 없겠소.]
하고 장교가 말했다. 당시 로마의 가장 큰 적은 페르시아였다. 
[페르시아군이 로마를 습격하여 로마 군을 대파하고 로마를 지배하여, 로마 사람들을 노에로 삼아 로마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꿈을 꿀 것이오.]
이튿날 로마의 장교가 다시 랍비를 찾아와서
 [어떻게 당신은 내가 꾸게 될 꿈을 미리 예언할 수 있었소?] 하고 물었다. 
꿈이란 암시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그 장교는 몰랐고, 자기가 암시에 걸려 있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 모놀로그
로마의 황제가 제일 위대한 랍비와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생일이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두 나라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을 때에도, 두 사람은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황제가 랍비와 절친하다는 사실은 두 나라의 관계로 보아 과히 좋은 일은 아니었으므로, 황제가 랍비에게 무엇을 물으려 할 때에는 사람을 보내어 제3자를 통해 그의 의견을 물어야 했다. 
어느 날 황제는 랍비에게 사자를 통해 편지로 자기 생각을 물었다. 
[나는 성취하고 싶은 것이 두가지 있는데, 첫째는 내가 죽은 뒤 내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스라엘의 태베리아스라는 도시를 자유 관세 도시로 만드는 것이오. 나는 이 가운데 하나밖에 성취할 자신이 없는데 이 두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는 길은 없겠소?]
그 당시는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 일로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황제의 물음에 랍비가 대답을 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국민들에게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을 자명한 일이었다. 그래서, 랍비는 황제의 물음에 대답을 보낼 수가 없었다. 
사자가 돌아오자, 황제는 다급하게 물었다. 
[그래, 랍비가 보고 뭐라고 하였느냐?]
사자가 대답했다. 
[랍비는 편지를 잃어 본 후, 자기의 아들을 무등을 태워 아들로 하여금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 보내게 했습니다. 그 밖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황제는, 먼저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아들로 하여금 자유 관계 도시를 만들게 하면 된다는 랍비의 뜻을 알 수 있었다. 
황제로부터 또 사자가 찾아왔다. 
'나라의 신하들이 내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는 질문이었다. 
랍비는 역시 아무 말도 않고 밭으로 나가 채소 한 포기를 뽑아 왔다. 
잠시 후 다시 밭에 나가 한 포기를 뽑아 오고, 잠시 후에 또한 포기를 뽑아 오는 것이었다. 황제는 랍비가 말하려는 뜻을 알 수 있었다. 황제로부터 또 사자가 찾아왔다. 
'나라의 신하들이 내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는 질문이었다. 
랍비는 역시 아무 말도 않고 밭으로 나가 채소 한 포기를 뽑아 왔다. 잠시후에 다시 밭에 나가 한 포기를 뽑아 오고, 잠시 후에 또한 포기를 뽑아 오는 것이었다. 황제는 랍비가 말하려는 뜻을 알 수 있었다. 
그 뜻은 이러하였다. 적들을 한번에 일망타진  시키려 하지 말고 몇 번에 나누어 한 사람 한 사람 제거하라는 것이었다. 인간의 의사는 이처럼 말이나 글에 의존하지 않아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 암시장
어떤 현명한 재판관이 있었다. 어느 날 시장 거리를 거닐던 그는 많은 장물들이 그 곳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과 도둑들에게 경종을 올려주기 위해서는 어떤 시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족제비 한 마리에게 작은 고깃덩이 하나를 주었다. 그러자 족제비는 고깃덩이를 물고 곧 자기의 작은 굴로 물고 가 감추었다. 사람들은 족제비가 고깃덩이를 감춘 것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 재판관은 족제비의 작은 굴을 막아 버린 다음, 이번에는 더 큰 고깃덩이를 족제비에게 주었다. 그러자 족제비는 고깃덩이를 문 채 재판관 앞으로 돌아왔다. 족제비는 자기가 갖고 있는 고깃덩이를 처치할 수 없자 그 고기를 주었던 사람에게 다시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족제비와 재판관의 이 일을 지켜본 사람들은 시장으로 달려가 자신들이 도둑맞은 물건들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시 찾아갈 수 있었다. 
시집가는 딸에게 현명한 어머니가
사랑하는 딸아, 네가 만일 남편을 왕처럼 받든다면, 너의 남편은 너를 여왕처럼 모실 것이다. 그러나 너의 행동거지가 마치 하녀같으면 너의 남편은 너를 하녀처럼 다룰 것이다. 만일 네가 너무 자존심을 내세워 남편에게 봉사하기를 꺼려 한다면, 남편은 힘으로 너를 하녀로 만들고 말 것이다. 
네 남편이 자기 친구를 방문하게 될 때는 반드시 목욕을 하고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여 나가게 도와라, 그리고 남편의 친구가 집에 찾아 오거든, 갖은 정성을 다하여 극진히 대접하여라. 그렇게 하면 남편은 너를 아주 소중하게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항상 가정을 위해 마음을 쓰고, 특히 남편의 소지품을 소중하게 다루어라. 그리하면 남편은 네 머리 위에 왕관을 기쁜 마음으로 바칠 것이다. 


■ 열이란 숫자
내가 어떤 사람을 놓고 일부러 모함의 말을 하여 그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고 가정하자. 그런 다음에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지난번에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지나친 말을 하여, 본의 아니게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수는 있다. 그래도 상대편이 용서해 주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런 경우를 당하면 유태인들은 '나는 며칠전에 어떤 사람에 대해서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하여 그의 체면을 손상시켰기 때문에, 그에게 사과하러 찾아갔으나 그는 나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잘못을 후회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나의 잘못을 용서해 줄 수 있겠습니까?
하고 열 사람에게 물어서, 그 열 사람이 모두 용서해 준다고 하면 용서를 빌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10'이란 숫자가 나온 이유는 유태교의 예배당에서는 기도드릴 때 열명 이상의 사람이 있어야 기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아홉명 이하의 수는 개인이고, 열 명이 되어야 비로소 집단이 되는 것이다. 
정치적 결단이 아닌 종교적인 결정도 역시 열 사람 이상이어야 한다. 결혼식에서도 공적인 결혼식은 열 사람 이상이 되지 않으면 거행하지 못한다. 그 밖에 특별히 꺼리는 숫자는 달리 없다. 


■ 사랑
솔로몬 왕에게는 매우 아름답고 현명한 딸이 하나 있었다. 왕은, 어느 날 꿈을 꾸고 장래 딸의 신랑이 될 사람이 딸과는 어울리지 않는 못된 사람이란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왕은 신의 뜻을 알아보기 위해 딸을 작은 섬으로 옮기게 하여 별궁에 감금시켜 놓았다. 별궁의 주변에는 높은 담을 둘러치고 경비병까지 많이 배치해 놓고는 열쇠를 가지고 돌아왔다. 
한편, 왕이 꿈속에서 보았던 녀석은 어느 황야에서 홀로 헤매고 있었다. 밤이 되자 몹시 추웠기 때문에, 그는 죽은 사자의 시체 속에 들어가 잠을 잤다. 그때 큰 새가 날아와서 사자의 털가죽과 함께 그 녀석을 물어올려, 공주가 숨겨져 있는 별궁 안에 떨어뜨렸다. 그래서, 그 녀석은 공주를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먼 섬으로 데려가서 숨겨 놓았더라도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 비유태인
어떤 왕이 많은 양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양치기를 시켜 그 양들을 매일 방목하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양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생긴 동물 한 마리가 양떼속에 끼어들었다. 양치기는 왕에게 고했다. 
[이상한 동물 한 마리가 양떼속에 끼어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왕은 '그 동물은 각별히 잘 보살펴 주어라. '하고 일렀다. 양치기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짖자, 왕이 말했다. 
[내 양들은 처음부터 내 양으로 자랐으므로 별 걱정할 것이 없지만, 그 짐승은 지금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을 텐데도 이렇게 내 양들과 똑같이 어울려 행동하고 있으니, 그 얼마나 기쁜 일이냐?]
유태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유태인의 전통 속에서 성장해 왔다. 그래서, 유태의 전통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 유태 문화를 이해하고 유태화한 경우에는, 원래 유태인보다 더 존경을 받게 된다. 
[탈무드]에는 온 세상 사람들이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던 선한 사람이 구태어 그들을 유태화시키려고 애쓰지는 않는다고 적혀져 있다. 


■ 꿈
어떤 사람이 이웃집 여인을 짝사랑하여 한번 성 관계를 갖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에, 그는 드디어 그 여인과 성 관계를 맺는데 성공하였다. 
[탈무드]에 의하면 그것은 좋은 조짐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꿈이란 간절한 소망의 한 표현이므로, 실제로 성 관계를 가졌다면 그런 꿈을 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그 만큼 자제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매우 좋은 일인 것이다. 


■ 어버이는 바보
어떤 사람이 아들에게 유서를 남겼다. 
'나의 전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줄 것인지만, 아들이 정말 바보가 되기 전에는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 이 소식을 들은 랍비가 그 사람에게 이유를 물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유언을 남겼군요. 당신의 아들이 정말 바보가 되지 않는 한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니, 도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그러자, 그 사람은 아무 말없이 갈대를 입에다 물고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마루 위를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것이었다. 그의 행동은 자기 아들이 아이를 낳아 그 자식을 귀여워하면 자기의 전 재산을 상속시켜 준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자식이 태어나면 인간은 바보가 된다'는 속담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태인에게는 자식은 매우 소중한 존재로서, 부모들은 자식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하나님의 유태 민족에게 천주의 십계명을 내리실 때, 유태민족은 반드시 그것을 지킬 것이라는 맹세를 그들로부터 받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유태인들은 그들의 위대한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십계명을 지키겠노라고 맹세했지만, 하나님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유태인들은 앞으로 손에 넣게 될 모든 부귀를 걸고 맹세했지만 하나님은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끝에 가서, 유태인들은 자식들에게 반드시 십계명을 전하겠노라고 자식들을 앞세워 맹세하자 비로소 하나님은 좋다고 허락하여 주었다. 


■ 교육
가장 이름난 랍비가 북쪽 마을을 돌아보기 위하여 두 사람의 랍비를 시찰관으로 보냈다. 
두 사람의 랍비는 그 마을에 도착하여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좀 알아볼 것이 있다'고 하자 치한 책임자가 나왔다. 두 랍비는 '아니오, 우리는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입니다.’ 라고 하자. 이번에는 마을의 수비대장이 나왔다. 그러자, 두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만나려는 사람은, 치안 책임자나 수비대장이 아니라 학교의 선생님이란 말이오. 경찰이나 군인은 마을을 파괴할 뿐이고, 진정 마을을 지키는 사람은 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이란 말이오.]


■ 공로자
어떤 왕이 병이 들었다. 의사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병이어서 왕은 암사자의 젖을 먹어야만 낫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떻게 암사자의 젖을 구하느냐 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그런데, 어떤 영리한 사람이 사자가 있는 동굴 가까이에 가서 사자 새끼를 한 마리씩 어미 사자에게 넣어 주었다. 열흘쯤 지나자, 그 사람은 어미사자와 친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왕의 병에 쓸 사자의 젖을 조금씩이나마 짜낼 수가 있었다. 
왕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자기 몸의 각 부분이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꿈을 꾸었다. 그것은 몸안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가에 대한 언쟁이었다. 
발은, 자기 아니었더라면 사자가 있는 동굴까지 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은, 자기가 아니었다면 볼 수가 없어서 그 곳까지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장은 자기가 아니었다면 감히 사자 가까이에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혀가 하는 말이 '만약 내가 말을 할 수 없었다면 너희들은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몸 안의 각 부분들이 모두 나서며 '뼈도 없고 아무 소용도 없는 조그만 것이 건방지게 굴지마'하고 욱박지르자 혀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런 가운데 젖을 구한 그 사람이 궁전에 도착하자 혀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제일 중요한가 너희들에게 알려 주마.]
그 사람이 왕 앞에 엎드려 젖을 내 놓자 왕이 '이것이 무슨 젖이냐?' 하고 묻자, 그 사람은 느닷없이 '네 개의 젖이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일하고 혀를 윽박지르던 몸속의 각 부분들은 그제서야 혀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고, 혀에게 잘못을 빌었다. 
사과를 받아낸 혀는 말했다. 
'아니오, 내가 잘못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자의 젖이 옵니다.’ 중요한 대목에서 자제력을 잃게 되면 엉뚱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 감사함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은 빵을 먹기 위하여 얼마나 많이 일을 해야 했을까. 먼저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그런 뒤 그것을 가꾸어 거두어들여서 빵아 가루로 만들고, 반죽하고, 굽는 등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돈만 있으면 빵집에서 만들어 놓은 빵을 손쉽게 살 수 있다. 
옛날에는 혼자서 모두 해야 했던 일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빵을 먹을 때는 많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으면 안된다. 
최초의 인간은 입을 옷 하나를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했을까. 들에 가서 양을 사로잡아 그것을 키워, 털을 깎고, 그 털로 실을 만들어 옷감을 짜고, 그것으로 다시 옷을 지어 입기까지는 많은 수고가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은 돈만 있으면 양복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을 수 있다. 옛날에는 한 사람이 해야 했던 많은 일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옷을 입을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 병문안
환자를 찾아가 위로하면, 그 환자의 병은 60분쯤은 낫는다. 그렇다고 60명이 일시에 병 문안을 간다고 해서 환자의 병이 단번에 완쾌되는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의 무덤을 찾는 것은 가장 고상한 행위이다. 병 문안은 환자가 나으면 그 사람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을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은 아무런 인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를 바라지 않고 하는 행위야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행위인 것이다. 


■ 결론
[탈무드]에는 4개월이나 6개월, 때로는 7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어떤 문제에 관하여 사람들의 논의를 제기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더러는 결론이 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이런 논제의 말미에는 '모른다'라고 되어 있는데, '알 수 없을 때에는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교훈이기도 한 것이다. 

 [탈무드]에는 어떤 문제에 관하여 갖가지의 결정을 내린 것들도 있는데, 그곳에는 반드시 소수의 의견도 같이 소개되어 있다. 소수의 의견은 적어 두지 않으면 곧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 강한 자와 약한 자
이 세상에는 약하면서도 강자에게 공포감을 느끼게하는 것이 네가지가 있다. 
모기는 사자에게 공포감을 주고, 거머리는 코끼리에 공포감을 주고, 파리는 전갈에게 공포감을 주고, 거미는 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아무리 크고 힘이 센 자라도, 항상 막강한 것은 아니다. 또 아무리 약한 것이라도, 어떤 조건만 갖추어지면 강한 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 일곱 가지 계율
[탈무드]시대의 유태인들은 흔히 비유태인들과 함께 일과 평소 생활을 함께 하기도 하였다. 
유태인에게는 천사가 당부한 603가지의 계율이 있으나 유태교에서는 굳이 비유태인을 유태화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선교사를 보내는 일은 하지 않았다. 다만 서로 간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비유태인들에게는 일곱가지 계율만을 당부하였다. 
첫째, 살아 있는 동물을 죽여서 바로 날고기로 먹지 말것. 
둘째, 남을 욕하지 말것. 
셋째, 도둑질하지 말것. 
넷째, 법을 어기지 말것. 
다섯째, 살인을 하지 말것. 
여섯째, 근친 상간을 하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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