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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경 7. 부처님의 권유와 경계

 

부처님께서 미륵보살과 여러 천신 및 인간들에게 말씀하셨다.
“극락국토에 있는 성문과 보살들의 공덕과 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또한 그 국토가 미묘하고 안락하며 청정한 것도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러니 어찌하여 중생들은 힘써 선을 행하고, 부처님 도의 순응함을 믿어 상하 귀천의 차별 없이 평등하고 또한 막힘 없이 통달하여 자유로운 생활을 구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각자 열심히 정진하고 노력하여 스스로 구하면, 반드시 윤회의 고리를 끊고 극락(安養國)에 왕생하여 단번에 5악취(惡趣)를 여의게 되고, 악도가 저절로 닫히며, 성불의 도에 오르게 되느니라.
그런데 가기 쉬운 극락에 가는 사람이 없구나. 그 나라에 가는 일은 어느 누구도 거역하거나 방해하지 않으며 자연히 이끌려서 가게 되느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세간의 일을 버리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불의 덕을 구하지 않는가?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한량없는 수명을 얻고 지극한 즐거움이 끝이 없느니라.
그러나 세간의 사람들은 저속하여 급히 닦아야 할 성불의 길은 뒤로 미루고, 하잘것없는 세속 일에 골몰하여 서로 다투느니라. 그들은 세상의 모진 죄악과 심난한 고통 속에서 다만 자신을 위하여 생활에 허덕이고 있느니라. 그래서 신분이 존귀한 자도 없고, 비천한 자도 없고, 빈한한 자도 없고, 부유한 자도 없으며, 젊었거나 늙었거나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관계없이 모두가 돈과 재물 때문에 시름하며, 가진 자이거나 못 가진 자이거나 모두 같으니라.
그리하여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고통스런 생각을 거듭 쌓고, 마음으로 헛되이 욕심을 부려 편안한 때가 없느니라. 그래서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을 걱정하고, 소나 말 등 여섯 축생과 노비, 돈, 재물, 옷, 음식, 세간살이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걱정 아닌 것이 없으며, 생각을 거듭하여도 한탄을 계속하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니라.
때로는 뜻밖의 수재나 화재, 도적의 환난을 만나고 원한이 있는 집안이나 빚쟁이를 만나 재물을 태워 버리거나 떠내려 보내고 빼앗기기도 하며 흩어져 없어지느니라. 이로 인한 근심으로 응어리져 가슴에 맺히고 해소되지 못하며, 또한 분한 마음이 맺혀 있어 걱정과 고뇌를 여의지 못하며, 그 마음과 생각이 굳게 들어앉고 굳어서 헤어나지 못하느니라.
혹 재난으로 몸이 상하여 목숨을 다하게 되면 재물은 고스란히 버리고 떠나야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죽음까지 따라가는 것이 없느니라.
이는 존귀하거나 부유하더라도 역시 그러한 환난이 있기 마련이며, 근심과 두려움은 끝이 없으니, 결국 갖가지 근심과 두려움은 마치 어둠 속이나 불 속의 괴로움과 같으니라.
그런데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궁핍하여 항상 가진 것이 없어서 논밭이 없으면 또한 걱정하며 밭을 가지려 하고, 집이 없으면 집을 가지려 하고, 소와 말 등 6축과 노비, 돈, 재물, 옷, 음식과 세간살이가 없으면 또한 그것을 가지려고 걱정하느니라.
마침내 한 가지가 있으면 다른 하나가 부족하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부족하여 이것저것을 다 가지려고 애를 쓰다가 어쩌다 간혹 다 갖추어도 곧 다시 잃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다시 구하려고 해도 때에 맞추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의도하고 생각해 본들 아무런 이익이 없고, 몸과 마음이 피로하니, 앉으나 서나 불안하고 근심이 끊이지 않느니라.
그리하여 그 근심과 고통이 끝이 없으니, 마치 얼음을 안고 불을 품고 있는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그러한 괴로움과 근심 때문에 몸을 상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나니, 평소에 착한 일을 행하거나 진리를 닦거나 공덕을 쌓지도 못한 채 수명이 다하여 죽어서 홀로 저승길을 가게 되며, 윤회하여 악도에 떨어지더라도 그 선악의 길마저도 모르고 가게 되느니라.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여, 어버이와 자식, 형제, 부부와 가족, 그리고 안팎의 친척간에는 마땅히 서로 공경하고 사랑해야 하며, 서로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일이 없어야 할지니, 있고 없는 것을 서로 도와 탐하거나 인색하게 아끼는 일이 없어야 하며, 말과 안색은 항상 부드럽게 하여 서로가 거스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혹 어떤 때에는 서로 다투어 화내고 분노하는 일이 있어 비록 금생에 원한이 적고 미워하는 정도가 사소해 보일지라도, 내세에는 그 마음이 커져 큰 원수가 되고 마느니라. 왜냐하면 세간의 일은 문득 서로 미워하고 괴롭혀도 당장 사이가 깨어지지 않지만, 금생에 이를 풀지 못하고 죽으면서 자연히 독을 품고 분노가 쌓여 치솟는 화가 자연히 깊게 새겨지고 자라나서 여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생에는 다 함께 같은 세상에 원수로 태어나서 서로 앙갚음을 하게 되느니라.
사람은 세간의 애욕의 바다에 홀로 태어났다가 홀로 죽는 것이며, 홀로 가고 홀로 오느니라. 자기가 지은 고통과 즐거움은 스스로 감당할 뿐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사람이 없느니라. 선함과 악함이 변화하여 재앙과 복덕이 서로 달리하여 그 과보는 이미 엄격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마땅히 홀로 받아야 하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몸을 바꿀 때 행복한 처소에 태어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재앙이 많은 처소로, 각기 태어날 곳을 달리하여 이미 업에 따라 엄연히 정해진 처소로 어김없이 나아가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가는 길은 멀고 어두워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오래 되고 길며, 가는 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시 만나볼 기약이 없으니 서글프고 아득하여 다시금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느니라.
그런데 사람들은 어찌하여 속세의 어지럽고 비루(鄙陋)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몸이 건강할 때 노력하여 열심히 선을 닦지 않고 정진하여 고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그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즐거움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선을 행하면 좋은 과보를 받고, 부처님 도를 실천하여 부처님의 도를 얻는 것을 믿지 않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나고, 은혜를 베풀면 복을 얻는 것을 믿지 않느니라. 이처럼 선하고 악한 일에 대하여 도무지 믿지 않고, 부정하여 마침내 복을 받지 못하느니라.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견해를 서로서로 보고 배워서 앞사람이 하는 것을 뒷사람들이 똑같이 행하여 서로 이어받아 아버지는 자식에게 교훈으로 남기려 하느니라.
선인인 조상들은 모두 평소에 선을 행하지 않고 도덕을 알지 못하고 행동은 어리석고 정신은 어둡고 마음은 막히고 뜻은 닫혀 있느니라. 나고 죽는 생사의 이치와 선악의 도리를 스스로 알 수도 없고, 또 이를 말해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길흉화복의 업보를 다투듯이 짓기 때문에 한 사람도 인과의 도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조금도 괴이하지 않느니라.
태어나고 죽는 것은 변함없는 떳떳한 도리이며 영원히 이어져 가는 것이니라. 그리하여 어떤 어버이는 자식을 잃고 통곡하며, 혹은 자식이 어버이를 여의고 통곡하며, 형제간 또는 부부간에도 다시 서로 통곡하며 울기도 하느니라. 죽음에 있어 상하가 뒤바뀌어 차례가 없다는 것이 무상(無常)의 근본이기 때문이니라. 모든 것은 참으로 빨리 흘러가 버릴 뿐 항상 보전되는 것이란 없음을 가르치고 말하고 열어 주고 이끌어 주어도 그것을 믿는 자는 적어서 생사는 돌고 돌아 그치지 않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미망(迷妄) 때문에 눈이 어두워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덤비며, 경전의 가르침을 믿지 않느니라. 마음은 널리 내다보는 지혜가 없어 각자가 쾌락만을 추구하므로 그 애욕 때문에 미혹되어 도덕을 깨닫지 못하고, 화내고 분노하는 일에 침몰되어 재물과 색을 탐하되 마치 굶주린 이리와 같으며, 이로 말미암아 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그리하여 다시 3악도의 괴로움에 빠지고 생사윤회를 되풀이하니, 참으로 애통하고 심히 마음이 상하는 일이니라.
어떤 때는 가족 중에 어버이와 자식, 형제나 부부간에도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살아서 더욱이 서로 애통하고 슬퍼하며, 그리움과 근심에 얽매이고, 마음은 비통하여 서로 잊지 못하고 보고 싶어하되, 해가 다하고 세월이 흘러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참된 진리의 길을 가르쳐 주건만 마음이 열리거나 밝아지지 않아 죽은 이의 은혜와 애정을 생각하면서 욕정을 여의지 못하며, 마음은 혼미하고 몽매하고 닫히고 막히어 어리석음과 미혹에 덮여 있을 뿐이니라.
따라서 깊이 생각하고 오랫동안 잘 헤아려 마음을 스스로 가다듬어 열심히 도를 정진할 수 없으며, 세간의 일들을 깨끗이 단절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다가 수명과 나이가 다함에 이르게 되어 마침내 부처님의 도를 얻을 수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느니라.
세간이 어지럽고 인심이 거칠어져 모두 애욕을 탐하게 되니 부처님의 도에 미혹한 자는 많고 진리를 깨닫는 자는 적으니라. 세간은 부질없이 바쁘기만 하니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이 없느니라. 그리고 존귀한 자이든 비천한 자이든,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모두가 힘들게 고생하지만 세상일에 얽매여 표독스러움만을 품게 되는데, 이 악한 기운이 마침내 도리에 어긋나 커다란 재앙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이렇듯 천지의 바른 도리를 거역하고 인간의 참다운 도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저절로 그릇된 도리는 앞을 다투어 거듭되고 그것이 쌓이면 다만 극악한 죄업의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니라. 그래서 수명이 다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 목숨을 빼앗아 악도(惡道)에 떨어져 생사를 거듭하면서 괴로움을 받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 악도에서 다시 돌고 돌아 수천억 겁을 지나도 그곳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으며,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할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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