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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문답4) 지상 : 지견, 최상승선


지상스님은 신주 귀계 사람이다.
어릴 때 출가하여 견성하기를 바라다가 어느 날 찾아뵙고 예를 드리니 조사가 물으셨다.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슨 일을 구하고자 하는가?” 
“제가 근래에 홍주 백봉산에 가서 대통화상을 뵈었더니 견성성불의 뜻을 보여 주시던데 의심을 풀지 못하여 멀리서 와서 예배드리니 엎드려 바라건대 화상께서 자비로 가르쳐 주십시오.”
“그곳에서 어떤 말을 하더냐. 네가 한 번 보여 보아라.”
“제가 그곳에 이르러서 석 달이나 지났는데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법을 위하는 마음이 간절하였으므로 어느 날 저녁에 홀로 방장실에 들어가「어떤 것이 이 지상의 본래 마음이고 본래 성품입니까?」라고 여쭈었더니 대통화상께서 말씀하시길 「네가 허공을 보았느냐?」하시기에 「보았습니다.」하니 「네가 본 허공이 모양이 있더냐?」하시기에 「허공은 형체가 없는데 무슨 모양이 있겠습니까!」 하였더니 말씀하시길 「너의 본래 성품도 허공과 같아서 마침내 한 물건도 볼 것이 없는데 이것을 정견이라 한다. 마침내 한 물건도 알 것이 없음을 깨달아서 이것이 참되게 아는 것이며 푸른 것, 노란 것, 긴 것, 짧은 것이 없고 다만 근본 바탕이 청정하고 깨달음의 본체가 뚜렷이 밝음을 보는 것이 곧 견성성불이며 여래의 지견이라 하셨습니다.」
제가 비록 이 말씀을 들었으나 확실히 알지 못했사오니 빌건대 화상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조사가 말씀하셨다. “그 스님의 말씀에는 아직도 보는 것과 아는 것이 남아 있으므로 너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한 게송을 보이리라.”

한 법도 보지 않고 없다는 생각을 두는가. 
크게 뜬 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 같구나.
한 법도 알지 못해서 공한 지(知)를 지킴이여
도리어 허공에 번개가 번쩍 일어남과 같도다.

이런 지견이 잠시라도 일어나면 
잘못 안 것이니 어찌 방편인줄 알리요.
네가 마땅히 한 생각에 그릇된 줄만 알면
자기의 신령스런 광명이 항상 드러나리라.

지상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활짝 열려 게송을 지어 올렸다.

무단히 지견을 일으켜서 
상에 빠져 보리를 구하나니
마음에 한 생각 깨달음을 두면 
어찌 옛날의 미혹함을 넘으리오.
자성의 각원체(覺源體)가 
비침을 따라 잘못 흐르니
조사의 방에 들지 못하면 
막연하게 두 가지만 키우리라.

지상이 어느 날 조사에게 여쭙기를 “부처님이 삼승법을 설하시고 또 최상승을 말씀하시니 제자가 알지 못하겠습니다. 원컨대 가르쳐 주십시오.” 
조사가 말씀하셨다.
“너는 자기의 본심만 보고 밖의 법상에 집착하지 말아라. 법에는 네 가지 승이 없는데 사람들의 마음에 차별이 있어서 듣고 외우기만 하는 것은 소승이고, 법을 깨달아 뜻을 알면 중승이며, 법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대승이고, 만법을 다 통하여 만법을 다 갖추되 일체에 물들지 않고 모든 법상을 여의어서 하나도 얻은 것이 없는 것을 최상승이라 이름 하느니라.
승이라는 것은 곧 행한다는 뜻이며 입으로 다투는데 있지 않으니 네가 스스로 닦고 나에게 묻지 말아라. 언제 어느 때나 자성은 스스로 여여 하니라.”
지상이 예배드리고 조사가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항상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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