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00:00


염라왕중찬탄품 - 염라왕들을 찬탄하시는 품.


그때 철위산 안에 있는 한량없는 귀왕과 염라천자가 함께 도리천에 와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소위 악독귀왕 다악귀왕 대쟁귀왕 백호귀왕 혈호귀왕 적호귀왕 산앙귀왕 비신귀왕 전광귀왕 낭아귀왕 천안귀왕 담수귀왕 부석귀왕 주모귀왕 주화귀왕 주복귀왕 주식귀왕 주재귀왕 주축귀왕 주금귀왕 주수귀왕 주매귀왕 주산귀왕 주명귀왕 주질귀왕 주험귀왕 삼목귀왕 사목귀왕 오목귀왕 기리실왕 대기리실왕 기리차왕 대기리차왕 아나타왕 대아나타왕 같은 이런 큰 귀왕들이 각기 백천의 작은 귀왕들과 함께 모두 염부제에 살면서 각각 맡은 소임이 있고 각기 머무는 곳이 있으니, 이 모든 귀왕들이 염라천자와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함께 도리천에 나아가 한쪽에 서 있었다. 

이때에 염라천자가 꿇어 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여러 귀왕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신력을 받들고 지금 이 도리천궁의 큰 법회에 오게 된 것은 또한 저희들도 좋은 이익을 얻어서입니다.
제가 이제 조금 의심되는 일이 있어서 감히 세존께 묻사오니 원컨대 자비로 저희들을 위해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염라천자에게 이르시기를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라. 내가 그대를 위해 말해주리라”

이때 염라천자가 세존께 우러러 예배드리고 지장보살을 돌아보는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지장보살을 보니 지장보살이 육도 중에 계시면서 백천방편으로 죄고 중생을 제도하되 피곤하심도 사양치 아니하나이다. 이 대보살이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이 있으나 그러나 모든 중생들은 죄보를 벗어났다가 오래지 않아 또 악도에 떨어지나니 세존이시여, 이 지장보살이 벌써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력이 있거늘 어찌하여 중생들은 착한 도를 의지하여 영원히 해탈을 얻지 못하나이까?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이 염라천자에게 이르시기를 
“남염부제 중생은 그 성품이 억세고 거칠어서 조복하기 어려운 것을 이 대보살이 백천 겁에 그런 중생들을 하나하나 구해내어 일찍이 해탈케 하며 저 모든 죄인들이 큰 악도에 떨어진 자까지도 보살이 방편력으로 그의 근본 업연에서 구출하여 숙세의 일을 깨닫게 하건만 염부제 중생들이 스스로 악습에 결박됨이 중하여 바로 나왔다가 바로 들어가곤 하여서 이 보살을 수고롭게 하고 오래도록 여러 겁을 지내며 제도하여야 해탈하게 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본집을 잃고 험한 길로 잘못 들어섰는데 그 험한 길에는 야차와 호랑이 사자 구렁이 독사 따위가 많아서 이같이 헤매는 사람이 그 험한 길에 들어서자 잠깐 사이에 여러 독물과 곧 마주치게 되었을 때 한 선지식이 있어 큰 술법을 많이 않아 저 독물과 야차의 모든 악독 등을 잘 막아 내는데 갑자기 미한 사람이 그 험한 길로 가고자 하는 것을 보고 이 선지식이 이르되, 이 딱한 사람아, 어쩌자고 이런 길로 들어섰는가? 무슨 기이한 술법이라도 있어서 저 모든 독물을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니 저 길 잃은 사람이 문득 이 말을 듣고서야 이 길을 벗어나고자 하매, 그 선지식이 손을 잡고 이끌어 험한 길에서 모든 독물을 벗어나 안전한 길에 이르러 편안케 해주고서 또 이르기를 딱한 사람아, 다음부터는 저 길을 밟지 마소. 저 길로 들어서면 마침내 벗어나기가 어렵고 또 목숨까지도 잃게 되리라. 
길을 헤매던 사람은 또한 깊이 감동하였으며 서로 작별할 때에 선지식이 또 이르기를 만약 친지거나 길가는 모든 사람을 보거든 남자이든 여자이든 간에 저 길에는 여러 가지 사나운 독물이 많아서 목숨을 잃게 된다고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죽음을 취하지 않도록 하라.
그러기에 지장보살이 대자비를 갖추어 죄고중생을 구출하여 천상이나 인간에게 태어나게 하고 묘락을 누리게 해주면 이 모든 죄고중생들이 업도의 괴로움을 알고서 거기를 벗어나 영원히 다시는 겪지 않음은, 저 길 잃은 사람이 험로에 잘못 들어갔다가 선지식을 만나 끌려 나오게 되어 영영 다시는 들어가지 않는 거와 같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서도 들어가지 말도록 권하면 자연히 이 미한 것으로 인하여 해탈하게 되고 다시는 악도에 들어가지 않으리라. 
만약 재차 그 길을 밟는다면 아직도 미혹하여 옛적에 빠졌던 험로임을 깨닫지 못하여 혹 목숨을 잃기도 하니, 마치 악도에 떨어진 중생을 지장보살이 방편력으로 해탈케 하여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게 하여도 바로 또 다시 악도에 들어가는 것이니, 만약 업이 중하게 맺혔다면 영원히 지옥에 처하게 되어 해탈할 때가 없으리라.”

그때 악독귀왕이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희들 모든 귀왕은 그 수가 한량이 없는데 염부제에 있으면서 혹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기도 하고 혹은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하여 각기 다르니 그런 것은 업보 때문이옵니다.
제가 권속들로 하여금 세계를 돌아다니게 하여 보니 악한 것이 많고 선한 것은 적으니 사람은 가정이나 혹은 성읍 마을 장원 주택을 지나다가 혹 어떤 남자나 여인이 터럭만큼이라도 착한 일을 닦아 깃발이나 덮개를 달던지 약간의 향과 꽃을 불보살상 앞에 공양하던지 혹은 존중한 경전을 독송하면서 한 글귀 한 게송에 향을 사루어 공양하면 저희들 귀왕은 이 사람에게 경례하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같이 하오며 각기 큰 힘이 있거나 토지를 맡은 작은 귀신들로 하여금 또 이들을 보호토록 하여 몹쓸 횡액과 모진 병과 내지 뜻과 같지 않은 일들이 그 집에는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할 것인데 하물며 그 집에 들게 하오리까?”

부처님이 귀왕을 찬탄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도다. 너희들과 염라천자가 능히 그같이 선남자선여인을 옹호한다니 나도 또한 범와 제석으로 하여금 너희들을 보호토록 하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 회중에 있던 주명이라는 귀왕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업연으로 염부제 사람의 수명을 맡아 날 때나 죽을 때에 제가 모두 주관하오며 제 본래의 원에 있어서는 저들을 매우 이롭게 하려는 것이오나 중생들은 제 뜻을 알지 못하고 나고 죽음에 이르러 모두 편안함을 얻지 못하나이다. 왜냐하면 이 염부제 사람들이 처음 날 때에 남자와 여자를 묻지 않고 다만 착한 일을 하여 집을 이익케한다면 내가 토지신으로 하여금 한량없이 기뻐하며 자식과 어머니를 보호하여 큰 안락을 얻어서 권속을 이익케 하며 혹 이미 자식을 낳은 뒤에는 삼가 살생을 말 것이며 그렇지 않고 모든 생선을 산모에게 가져다 먹이며 또 권속들이 많이 모여 술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노래하고 풍악을 즐긴다면 능히 모자로 하여금 편안치 못하게 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해산할 때에 무수한 악귀와 도깨비들이 비린내 나는 피를 먹으려 하매 제가 일찍 사택 토지의 신들로 하여금 모자를 잘 돌보게 하여서 편안케 해주나이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안락함을 얻었으면 마땅히 복을 베풀어 여러 토지신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거늘 도리어 산 목숨을 죽여서 권속들이 모여 잔치를 베풀기에 재앙을 스스로 범하여 받으며 모자도 함께 손상을 입게 되옵니다.
또 염부제의 임종하는 사람이면 선악을 묻지 않고 저는 사람들을 악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거늘 하물며 스스로 선근을 닦아 저의 힘을 도와줌이리까?
이 염부제에서 선을 행한 사람이 임종할 때도 역시 백천이나 되는 악독한 귀신들이 혹 부모나 모든 권속으로 변신하여 망인을 이끌어 악도에 빠지게 하거늘 하물며 본래 악을 짓는 자이오리까?
세존이시여, 이러한 염부제의 남자나 여인이 임종할 때에 정신이 어지러워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며 눈과 귀로는 또한 보고 듣지도 못하는데 그 모든 권속들이 모름지기 큰 공양을 베풀고 존중한 경을 읽으며 불보살의 명호를 염하면 이런 좋은 인연은 능히 망인으로 하여금 모든 악도를 여의게 하고 모든 마군의 권속이 물러가고 흩어지게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이 임종할 때 만약 한 부처님의 명호나 한 보살의 명호만 들어도 혹은 대승경전의 한 구절 한 게송만 들어도 제가 보니 이런 사람들은 오무간지옥에 갈 살생죄도 없어지며 소소한 악업으로 응당 악도에 떨어질 자라도 바로 해탈케 하겠나이다.”

부처님이 주명귀왕에게 이르시기를 
“그대는 큰 자비로 능히 그러한 큰 원을 세우고, 나고 죽는 곳에서 모든 중생을 보호하는구나. 만약 미래세에 어떤 남자나 여인이 나고 죽고 할 때에 그대는 그 서원을 저버리지 말고 모두 해탈케 하여 안락을 누리게 하라”

귀왕이 부처님께 여쭈기를 
“바라옵건대 염려하지 마옵소서. 제가 이 몸이 다하도록 생각생각에 염부제 중생을 옹호하여 날 때나 죽을 때에 모두 안락을 얻도록 하오니 다만 모든 중생이 나고 죽을 때에 제 말을 믿고 받아 들여서 모두 해탈하여 큰 이익을 얻기를 바라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이르시기를 
“수명을 맡은 이 대귀왕은 이미 백천생을 지내면서 대귀왕이 되어 나고 죽는 가운데서 중생을 옹호하고 있는지라. 
이는 보살이 자비원력으로 대귀왕의 몸을 나타낸 것이지 실은 귀왕이 아니다. 
또한 뒤에 일백칠십겁을 지나서 이 대귀왕은 마땅히 성불할 것이니 명호를 무상여래라 하고 겁명은 안락이며 세계의 이름은 정주이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헤아릴 수 없는 겁이 되리라.
지장보살이여, 이 대귀왕의 일이 이같이 불가사의하고 그가 제도한 천상사람도 또한 한량이 없느니라.”

다른 화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