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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초기경전 ⑨ 티끌을 벗어난 대장부

 


2.9.1.출가 생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모 형제와 이별하고 출가한 사문은 욕망을 쉬고 애욕을 끊어 자기 마음의 근원과 법의 깊은 이치를 알아서 무위법(無爲法) 생사와 변화가 없는 참된 법.
을 깨달아야 한다. 안으로 얻을 것이 없고 밖으로는 구할 것이 없어 마음은 진리에도 얽매이지 않고 업도 짓지 않는다. 생각도 없고 지음도 없으며, 닦을 것도 없고 증득(證得)할 것도 없다. 여러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 가장 높은 것이니 이것을 일러 도(道)라 한다. 
머리와 수염을 깎고 사문이 되어 내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은 세속의 온갖 재산을 버리고 남에게 빌어 얻는 것으로써 만족하라. 하루 한 끼만 먹고 한 나무 밑에서 하루 이상 머물지 마라. 사람의 마음을 덮어 어리석게 하는 것은 애착과 탐욕이기 때문이다.” 
『四十二章經』
2.9.2.열 가지 선악
“중생은 열 가지 선을 이루기도 하고 악을 이루기도 한다. 그 열 가지란 몸의 세 가지, 말의 네 가지, 생각의 세 가지이다. 몸의 세 가지는 산 목숨을 죽이는 일과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과 음란한 짓을 하는 일이다. 말의 네 가지는 이간질과 악담과 거짓말과 당치 않게 말을 꾸미는 일이고, 생각의 세 가지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다. 이 열 가지 일은 성인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열 가지 악한 일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악한 일을 하지 않으면 곧 열 가지 착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이 많은 허물이 있으면서도 스스로 뉘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버리면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 점점 깊고 넓게 되듯이 죄가 무섭게 쌓일 것이다. 그러나 허물이 있을 때 스스로 그릇된 줄 알고 악을 고쳐 선을 행하면 죄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니, 병자가 땀을 내고 차차 회복되어 가는 것과 같다.”
『四十二章經』
2.9.3.허공에 침 뱉기
“악한 사람이 선한 일 하는 사람을 일부러 찾아와 귀찮게 굴더라도 스스로 참고 견디면서 그에게 성내거나 꾸짖지 마라. 남을 미워하는 자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것이다. 
내가 도를 지켜 큰 자비를 베푼다는 말을 듣고 어떤 사람이 찾아와 나를 꾸짖고 욕했다. 그러나 내가 잠자코 대꾸하지 않았더니 그는 꾸짖기를 그쳤다. 내가 그에게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에게 선물을 주려 했을 때 그가 받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선물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그는 ‘그냥 가지고 돌아가지요’ 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금 전에 당신이 나를 욕했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러니 당신은 그 욕을 당신 자신에게 한 것이오.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당신은 당신이 범한 죄업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오. 그러니 부디 악한 일을 하지 마시오.’ 
악한 사람이 어진 사람을 해치는 것은 허공을 향해 침을 뱉는 일과 같다. 침은 허공에 머물지 않고 자기 얼굴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바람을 거슬러 티끌을 뿌리는 일과 같다. 티끌을 저쪽으로 가지 않고 도리어 자기 몸에 와 묻을 것이다. 어진 사람을 해칠 수는 없는 것이며 화는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만다.”
『四十二章經』
2.9.4.큰 공덕
“많이 듣는 것으로써 도를 사랑한다면 도는 끝내 얻기 어려울 것이다. 뜻을 지켜 도를 받들어 행할 때에야 그 도는 크게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이 도를 펴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한다면 그 공덕은 아주 클 것이다. 어떤 사문이 내게 물었다. ‘그러면 그 공덕은 다 할 때가 있습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한 횃불에 수천 사람이 저마다 홰를 가지고 와서 불을 붙여 간다 할지라도 그 횃불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 공덕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악한 사람 백 명을 공양하는 것보다 한 명의 착한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더 낫고, 착한 사람 천명을 공양하는 것보다 한 명의 오계(五戒) 지키는 사람을 공양하는 것이 더 낫다. 이와 같이 백억의 아라한을 공양하는 것보다 한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 낫고, 천억의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보다 분별 없고 집착 없고 닦을 것 없고 증득할 것 없는 사람 하나를 공양하는 것이 더 낫다.”
『四十二章經』
2.9.5.스무 가지 어려움
“사람에게는 스무 가지 어려움이 있다. 가난하고 궁핍해서는 보시하기가 어렵고, 돈 많고 지위가 높아 가지고는 배우기가 어려우며, 목숨을 버려 죽기를 기약하기 어렵다. 살아서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기 어렵고, 부처님의 경전을 얻어 보기 어렵다. 색심과 욕심을 참기 어렵고, 좋은 것을 보고 갖고 싶은 생각 내지 않기 어려우며, 욕을 먹고 성내지 않기 어렵다. 권세를 가지고 뽐내지 않기 어렵고, 일을 당해 무심하기 어렵다. 널리 배워 두루 연구하기 어렵고, 아만을 버리기 어려우며, 무식한 사람을 깔보지 않기 어렵다. 마음을 평등하게 쓰기 어렵고, 남의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기 어렵다. 선지식(善知識)을 만나기 어렵고, 자성(自性)을 보아 도를 배우기 어려우며, 형편 따라 교화하여 사람을 제도하기 어렵고, 어떤 경우를 당해 움직이지 않기 어려우며, 방편을 잘 알기 어렵다.”
『四十二章經』
2.9.6.전생 일을 알려면
어떤 사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해야 전생 일을 알며, 지극한 도를 알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의지를 굳게 가지면 지극한 도를 알 수 있다. 거울을 닦아 먼지가 없어지면 맑아지는 것과 같이, 탐욕을 끊고 구하는 것이 없으면 전생 일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선이며 어떤 것이 가장 큰 것입니까?” 
“도를 행하고 참 마음을 지키는 것이 선이며, 의지가 도(道)와 계합하는 것이 가장 큰 것이다.”
『四十二章經』
2.9.7.힘세고 밝은 것
“어떤 것이 힘센 것이며, 가장 밝은 것입니까?” 
“욕심을 참는 것이 힘센 것이다. 욕심을 참으면 악한 마음도 들지 않기 때문에 편안함과 씩씩함을 겸하게 된다. 또 참는 사람은 악한 마음이 없으므로 반드시 남의 존경을 받게 된다. 그리고 마음의 때가 다 없어져 깨끗해지니 이것이 가장 밝은 것이다.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시방세계에서 생긴 일을 보지 못하는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듣지 못하는 것이 없이 일체지(一切智) 모든 것을 아는 지혜.
를 얻은 것이니 가장 밝은 것이다.”
『四十二章經』
2.9.8.도를 얻으려면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이 애욕에 얽매이면 마음이 흐리고 어지러워 도를 볼 수 없다. 깨끗이 가라앉은 물을 휘저어 놓으면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그림자를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너희들 사문은 반드시 애욕을 버려야 한다. 애욕의 때가 씻기면 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를 보는 사람은 마치 횃불을 가지고 어두운 방안에 들어갔을 때 어두움이 사라지고 환히 밝아지는 것과 같다. 도를 배워 진리를 보면 무명은 없어지고 지혜만 남을 것이다. 
내 법은 생각함이 없이 생각하고, 행함이 없이 행하며, 말함이 없이 말하고, 닦음이 없이 닦는다. 그러므로 아는 사람에게는 가깝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갈수록 아득할 뿐이다. 무어라 말할 길이 끊어졌으며, 사물에 걸릴 것이 없으니, 털끝만치라도 어긋나면 잃기도 잠깐이다. 
천지를 볼 때 덧없이 생각하고, 세계를 볼 때도 덧없음을 생각하며, 마음을 볼 때는 그대로가 보리(菩提) 도(道) 지혜.
라고 생각하라. 
이와 같이 도를 알면 얻기가 빠를 것이다. 몸 안에 있는 사대(四大) 육신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 즉 지(地)·수(水)·화(火)·풍(風).
가 제각기 이름을 가졌지만 어디에도 ‘나’가 없다고 생각하라. 내가 있지 않다면 그것은 허깨비와 다를 게 무엇인가. 
사람이 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명예를 구하지만 명예가 드러날 만하면 몸은 이미 죽고 만다. 하잘것없는 세상의 명예를 탐하느라 도를 배우지 않고 헛수고만 하니, 마치 향을 사루어 그 향기를 맡기는 했지만 향은 이미 재가 되고 만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몸을 해치는 불이 명예 뒤에 숨어 있는 것이다.”
『四十二章經』
2.9.9.칼날에 묻은 꿀
“사람들이 재물과 색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다. 한번 입에 댈 것도 못되는데 어린애들은 그것을 핥다가 혀를 상한다. 사람이 처자나 집에 얽매이는 것은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더하다. 감옥은 풀릴 날이 있지만 처자는 멀리 떠날 생각조차 없기 때문이다. 정과 사랑은 어떠한 재앙도 꺼리지 않는다. 호랑이 입에 들어가는 재난이 있다 하더라도 깊이깊이 빠져든다. 그러므로 이를 범부라 이르고 여기에서 뚫고 나오면 티끌을 벗어난 장부라 한다. 
모든 욕망 가운데서 성욕보다 더한 것은 없다. 성욕은 크기의 한계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 그것이 하나뿐이었기 망정이지 둘만 되었더라도 도 닦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애욕을 지닌 사람은 마치 횃불을 들고 거슬러 가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손을 태울 화를 입게 된다. 
어떤 악마가 내게 미녀를 보내어 그 뜻을 꺾으려 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가죽 주머니에 온갖 더러운 것을 담은 자여, 너는 무엇 하러 왔느냐, 물러가라, 내게는 소용이 없다!’ 
악마가 도리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도의 뜻을 물었다. 나는 그를 위해 설명해 주었더니 그는 곧 눈을 뜨게 되었다.”
『四十二章經』
2.9.10.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
“도 닦는 사람은 마치 나무토막이 물에 떠서 물결 따라 흘러가는 것과 같다. 양쪽 기슭에도 닿지 않고, 누가 건져 가거나 소용돌이에 빠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면, 이 나무는 틀림없이 바다에 들어갈 것이다. 도를 배우는 사람도 이와 같아서, 정욕에 빠지거나 온갖 그릇된 일에 흔들리지 않고 정진에만 힘쓴다면 그는 반드시 도를 이룰 것이다. 너희들 스스로의 생각을 믿지 마라. 너희들 생각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여인과 만나지 마라. 여인을 만나면 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아라한 다시 생사에 윤회하지 않는 성문 4과 중 최고의 경지.
이 된 뒤에라야 너희들 뜻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여인을 마주 보지 말고 함께 이야기도 하지 마라. 만일 함께 이야기할 때는 똑바른 마음으로 ‘나는 출가 사문이다. 흐린 세상에 태어났으니 연꽃이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라. 
나이 많은 여인은 어머니로 생각하고 손위가 되는 이는 누님으로, 나이 적은 이는 누이동생으로, 어린이는 딸과 같이 생각하여 제도하려는 마음을 내면 부정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도 닦는 사람은 마른 풀을 가진 것과 같아서 불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수행인의 욕망의 대상을 보거든 마땅히 멀리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음란한 생각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한 끝에 자기의 생식기를 끊으려 했다. 나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타이른 적이 있다. 
‘생식기를 끊는 것은 생각을 끊는 것만 못하다. 음란한 생각이 쉬지 않고서 생식기를 끊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들은 애욕으로 인해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인해 두려움이 생긴다. 
애욕에서 떠나버리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
『四十二章經』
2.9.11.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다
“도를 닦는 사람은 한 사람이 만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것과 같다. 갑옷을 입고 문을 나섰다가 의지가 약해져 겁을 내는 수도 있고, 혹은 반쯤 가다 물러나는 수도 있으며, 맞붙어 싸우다가 죽기도 하고 이기고 돌아오기도 한다. 사문이 배울 때에는 마땅히 그 마음을 굳게 가져 용맹스럽게 정진하고 모든 악마를 쳐부수어야만 도의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쇠그릇을 만들 때 못쓸 쇠붙이는 버리고 좋은 쇠붙이로 만들어야 그 그릇이 깨끗하고 튼튼한 것처럼, 도를 배우는 사람도 마음의 때를 씻은 뒤에 라야 그 행동이 청정해질 것이다. 
사람이 악도에서 벗어났더라도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사람 중에서도 남자 되기가 어려우며, 남자가 되었을지라도 여섯 감관[六根]을 온전히 갖추기 어렵고, 여섯 감관을 갖추었을지라도 큰 나라에 태어나기 어렵다. 큰 나라에 태어났을지라도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기가 어려우며, 부처님 세상을 만났을지라도 수행자를 만나기 어렵고, 수행자를 만났다 하더라도 신심(信心)을 내기 어렵다. 신심을 냈을지라도 보리심(菩提心)을 내기 어렵고, 보리심을 냈을지라도 닦음도 없고[無修] 증함도 없는[無證] 경지에 이르기는 참으로 어렵다. 
내 제자들이 내게서 멀리 떠나 있더라도 내가 가르친 계율을 항상 생각하면 반드시 도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지만, 내 곁에서 항상 나를 보고 있더라도 내 계율에 따르지 않으면 끝내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四十二章經』
2.9.12.목숨은 호흡 사이에
부처님께서 어떤 사문에게 물으셨다. 
“사람이 목숨이 얼마 동안 있느냐?” 
사문이 대답했다.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너는 아직 도를 모른다.” 
부처님께서 다른 사문에게 물으셨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동안 있느냐?” 
“밥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너도 아직 도를 모른다.” 
또 다른 사문에게 물으셨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동안 있느냐?” 
“호흡하는 사이에 있습니다.” 
“그렇다. 너는 도를 아는구나.”
『四十二章經』
2.9.13.문틈에 비친 먼지처럼
“내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은 내가 말한 바를 모두 믿고 따라야 한다. 이를테면 꿀을 먹으면 속과 겉이 모두 달듯이 내 법문도 또한 그렇다. 
나는 왕자의 지위를 문틈에 비치는 먼지처럼 보고, 금이나 옥 따위의 보배를 깨어진 기왓장처럼 보며, 비단옷을 헌 누더기같이 보고, 삼천대천세계를 한 알의 겨자씨같이 본다. 열반을 조석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고, 평등을 하나의 참다운 경지로 보며, 교화 펴는 일은 사철 푸른 나무와 같이 본다.”
『四十二章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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