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초기경전 ⑩ 최후의 교훈
2.10.1.계율은 스승이다
부처님께서 바라나시의 녹야원(鹿野苑)에서 처음으로 법륜(法輪) 부처님이 가르침을 전륜성왕(轉輪聖王)이 가지고 있는 윤보(輪寶)에 비유한 말. 부처님의 설법을 가리켜 법륜을 굴린다고 함.
을 굴려 콘단냐[憍陳如] 등 다섯 수행자를 교화시키고, 최후의 설법으로 수바드라를 제도하시니 건질 만한 사람은 모두 건지신 것이다.
사라수 아래서 열반에 드시려고 할 때였다. 사방이 고요해 아무 소리도 없는 한밤중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진리의 요긴한 점을 대강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 내가 열반에 든 뒤에는 계율 존중하기를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난 듯이,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은 듯이 해야 한다. 계율은 너희들의 큰 스승이요, 내가 세상에 더 살아 있더라도 이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청정한 계율을 지닌 사람은 물건을 사고팔거나 무역을 하지 말고, 집이나 논밭을 마련하지 말며 하인을 부리거나 짐승을 기르지 마라, 재물 멀리하기를 불구덩이를 피하듯 하고, 초목을 베거나 땅을 개간하지 마라. 약을 만들거나 사람의 길흉을 점치는 일, 하늘의 별로 점치는 일, 수(數)를 놓아 맞추는 일들을 하지 마라.
몸을 바르게 갖고 일정한 때를 정해 먹으며, 깨끗하게 계를 지키며 살아라. 세상의 나쁜 일에 참여하지 말며 주술(呪術)을 부리거나 선약(仙藥)을 만들지 말아라.
권세있는 사람과 사귀어 서민들을 업신여기지 말고, 자기 마음을 단정히 하여 바른 생각으로 남을 구제하라.
또 자기 허물을 숨기거나 이상한 행동으로 남들을 혹하게 하지 말며, 음식·의복·침구·의약 등 네 가지 공양의 분량을 알고 만족하게 여기며, 받은 공양거리는 쌓아두지 말아라.
이상은 계율을 가지는 태도를 대강 말한 것인데 계는 바르고 순한 해탈의 근본이므로, 프라티목샤[波羅提木叉] 별해탈(別解脫)의 뜻.
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계(戒)를 의지하면 모든 선정(禪定)과 괴로움을 없애는 지혜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반드시 청정한 계를 가져 어긋나지 않게 하여라. 만일 사람에게 청정한 계가 없으면 온갖 좋은 공덕이 생길 수 없다. 계는 가장 안온한 공덕이 머무는 곳임을 알아라.”
『遺敎經』
2.10.2.마음의 임자가 되라
“이미 계에 머물게 되었으면 오관을 잘 거두어 오욕에 들어가지 말게 하라. 이를테면, 소치는 사람이 회초리를 쥐고 단속함으로써 소가 남의 논밭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만약 오관을 제멋대로 놓아 버리면 오욕뿐 아니라 가는 곳이 끝없어, 마침내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나운 말과 같아서 단단히 재갈을 물리지 않으면 그 수레에 태운 사람을 구렁에 내동댕이칠 것이다.
도둑의 침해를 받으면 그 침해가 한 생에 그치지만, 오관의 화는 여러 생에 미치어 그 해독은 매우 무겁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자제하여 오관에 따르지 말고, 도둑을 붙들듯 하여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 오관도 그 주체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그 마음을 다스려라.
흐트러진 마음은 두렵기가 독사나 맹수보다 더해서 큰 불길이 치솟아 일어나는 것도 그것에 비길 바가 못 된다. 그것은 마치 꿀 그릇을 든 사람이 꿀만 보고 좋아서 이리저리 날뛰기만 하고 깊은 구렁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 그것은 고삐 없는 미친 코끼리나 나무를 만난 원숭이와도 같아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붙들기 어려우니 빨리 꺾어 방일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 마음을 놓아 버리면 모든 착한 일을 잊어버리게 되지만 그것을 한곳에 모아 두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기 마음을 항복받아야 한다.”
『遺敎經』
2.10.3.빛깔과 향기를 다치지 않게
“음식을 받았을 때는 마치 약을 먹듯 하고, 좋고 나쁜 것을 가려 생각을 팔지 말며, 건강을 유지하여 주리고 목마름을 달래는 데에 맞도록 하여라. 마치 꿀벌이 꽃을 거쳐 올 때에는 꿀 만들기에 적당한 꽃가루만을 취하고 빛깔이나 향기는 다치지 않는 것처럼, 비구도 남의 공양을 받을 때에는 주림을 달래기에 알맞도록만 하고, 많은 것을 구해 그 착한 마음을 헐지 말아라. 지혜로운 사람은 소의 힘이 얼마만한가를 헤아려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 그 힘을 다하게 하지 않는다.”
『遺敎經』
2.10.4.독사가 방안에서 자고 있는데
“낮에는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아 익히고, 밤중에는 경전을 읽어라. 잠만 잠으로써 나날을 아무 소득없이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 항상 덧없는 불길이 온 세상을 불사르고 있음을 생각하며 빨리 자신을 구제할 것이며 부디 깨어 있음을 생각하며 빨리 자신을 구제 할 것이며 부디 깨어 있거라. 모든 번뇌의 도둑이 항상 틈을 엿보고 원수처럼 침범하는데 어찌 잠자기만을 일삼아 경계하지 않을 것인가.
번뇌가 네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것은 마치 검은 독사가 네 방에서 자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계율을 가지는 갈퀴로써 빨리 물리쳐 없애버려야 한다. 독사가 나간 뒤에라야 마음 놓고 편히 잠들 수 있다. 독사가 나가지 않았는데 잠자고 있다면 그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遺敎經』
2.10.5.부끄러워할 줄 알아라
“부끄러움의 옷은 모든 장식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쇠갈퀴와 같아 사람의 법답지 못함을 다스린다. 그러므로 항상 부끄러워할 줄을 알고 잠시도 그 생각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만일 부끄러워하는 생각을 버린다면 모든 공덕을 잃게 될 것이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은 곧 착한 법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
『遺敎經』
2.10.6.참는 덕
“여러 비구들, 만약 어떤 사람이 와서 너희 사지를 마디마디 찢는다 할지라도 자기 마음을 청정하게 가져 성내지 말고 또한 입을 정하게 지켜 나쁜 말을 하지 말라. 성내는 마음을 그대로 놓아두면 자기의 도를 스스로 방해하고 공덕과 이익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참는 일이 덕이 되는 것은 계를 가지거나 고행하는 일로도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참을 줄 아는 사람이라야 용기 있는 대장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받는 꾸짖음을 감로수(甘露水) 마시듯 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道)에 들어선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냄의 해독은 착한 법을 부수고 좋은 명예를 헐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도 남이 좋게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내는 마음은 사나운 불꽃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 항상 막고 지켜 마음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공덕을 빼앗는 도둑으로 성냄보다 더한 것은 없다. 세상 사람은 욕심만 있고 자기를 다스리는 법이 없기 때문에 때에 따라 성냄도 용서받을 수 있겠지만, 출가 수행자가 성내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다. 그것은 마치 맑게 갠 날에 뇌성벽력이 치는 격이다.”
『遺敎經』
2.10.7.순박하고 정직하라
“너희들 비구는 스스로 머리를 숙여야한다. 몸의 치장을 버리고 가사를 입고 바리를 들고 탁발로써 살아가라. 이러한 형색은 자기가 보기에도 세상의 잡된 일에서 떠난 모습이거늘 어디에 교만심을 품으랴. 교만은 세상 사람도 멀리하는 것인데 하물며 집을 나와 도에 들어간 사람임에랴. 해탈을 위해 자기를 낮추어 탁발로 살아가는 수행자임에랴.
굽혀 아첨하는 마음은 도와는 어긋나는 것이니. 그 마음을 순박하고 정직하게 가져야 한다. 굽혀 아첨하는 마음은 속임밖에 되지 않으니 도에 들어간 사람은 그럴 수 없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음을 단정히 하고 순박과 정직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遺敎經』
2.10.8.욕심이 적으면 근심도 적다
“여러 비구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이 많기 때문에 번뇌도 많지만,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함이 없어 근심 걱정도 없다. 욕심을 적게 하기 위해서라도 힘써 닦아야 할 텐데. 하물며 그것이 온갖 공덕을 낳게 함에 있어서랴. 욕심이 적은 사람은 남의 마음을 사기 위해 굽혀 아첨하지 않고 모든 감관에 이끌리지 않는다.
또 욕심을 없애려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서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여유가 있어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열반의 경지에 들게 되는 이것을 가리켜 욕심이 적음[小欲]이라 한다.
만약 모든 고뇌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함을 아는 것은 부유하고 즐거우며 안온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 위에 누워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듯하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하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만족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오욕(五欲)에 이끌려 만족을 아는 사람들이 불쌍하게 여긴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 한다.”
『遺敎經』
2.10.9.무리를 좋아하면 무리의 괴로움을 받는다
“여러 비구들, 만약 적정 무위(寂靜無爲)의 안락을 얻고자 한다면 안팎의 시끄러움을 떠나 혼자서 한가한 곳에 있거라. 마음속의 온갖 분별 망상과 바깥의 여러 대상 경계를 버리고 한적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괴로움의 근본을 없애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런 사람은 제석천(帝釋天)도 공경한다.
무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리로부터 괴로움을 받는다. 그것은 약한 나무에 많은 새떼가 앉으면 그 가지가 부러질 염려가 있는 것과 같다. 또 세상일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여러 가지 괴로움에 빠지는 것은 늙은 코끼리가 진흙 수렁에 빠져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가리켜 멀리 떠남[遠離]이라 한다.”
『遺敎經』
2.10.10.낙숫물이 돌을 뚫는다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이를테면 , 낙수가 돌을 뚫는 것과 같다. 수행인의 마음이 게을러 정진을 쉬게 되면, 그것은 마치 나무를 비비어 불씨를 얻으려 할 때 나무가 뜨거워지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과 같다. 그는 아무리 불씨를 얻고자 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정진(精進)이라 한다.
선지식을 찾으려면 항상 잊지 않고 생각하는 일밖에 없다. 잊지 않고 생각하면 모든 번뇌의 도둑이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항상 생각을 모아 마음에 두라. 만약 바른 생각을 잃어버리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릴 것이며, 생각하는 힘이 굳세면 비록 오욕의 도둑 속에 들어가더라도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다. 완전하게 무장하고 싸움터에 나가면 두려울 것이 없다. 이것을 가리켜 잊지 않고 생각함이라 한다.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면 마음은 곧 선정에 있을 것이다. 마음이 선정(禪定)에 있으면 세상의 생멸(生滅)하는 존재 양상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항상 모든 선정을 부지런히 닦아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물을 아끼는 집에서 둑이나 못을 잘 관리하는 것처럼, 수행자도 지혜의 물을 위해 선정을 잘 닦고 그 물이 새지 않도록 한다. 이것을 가리켜 정(定)이라 한다.”
『遺敎經』
2.10.11.무명속의 밝은 등불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어질 것이니. 항상 자세히 살피어 그것을 잃지 않도록 하여라. 이것은 우리 법 가운데서 능히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수행자도 아니요 세속 사람도 아니므로 무엇이라 이름 할 것이 없는 것이다. 참 지혜는 생로병사의 바다를 건너는 튼튼한 배이고, 무명 속의 밝은 등불이며, 모든 병든 자의 좋은 약이고, 번뇌의 나무를 찍는 날이 선 도끼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잘 듣고 생각하고, 지혜로써 더욱 자신을 길러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혜의 빛을 가졌다면, 그는 세상의 무엇이든지 육신으로 밝게 볼 수 있다. 이것을 가리켜 지혜라 한다.
여러 가지 궤변으로 논쟁하면 마음이 어지러워진다. 비록 집을 나왔다 할지라도 아직 해탈하지 못한 비구는 무익한 논쟁을 하지 말고 어지러운 마음을 쉬어야 한다. 열반의 즐거움을 얻으려면 논쟁의 번거로움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리켜 논쟁하지 않음이라 한다.”
『遺敎經』
2.10.12.여래는 길잡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방일함을 원수와 도둑을 멀리하듯 하여라. 여래의 가르침은 모두 지극한 것이니 너희들은 부지런히 그렇게 행해야 한다. 산속이나 늪가나 나무 밑에서, 혹은 고요한 방에 한가히 있을 때에, 들은 법을 생각해서 잊거나 잃어버리지 말고 스스로 힘써 부지런히 수행하라. 아무 것도 해놓은 일없이 헛되이 죽으면 뒷날 반드시 뉘우침이 클 것이다. 나는 의사와 같아 병을 알고 약을 말하는 것이니. 먹고 안 먹는 것은 의사의 허물이 아니다. 나는 길잡이와 같아 좋은 길로 사람을 인도하는 것이니. 듣고서 가지 않더라도 그것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니다.”
『遺敎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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