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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대승경전 ⑤ 극락세계

 


3.5.1.법장비구의 발원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옛날, 정광여래(錠光如來)라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무수한 중생들을 제도했었다. 이 부처님 다음에는 광원(光遠)여래가 출현했고, 그 다음에는 월광(月光)여래가 출현했으며, 이와 같이 오십삼 부처님께서 차례차례 나오시어 중생을 교화하셨다. 쉰 네 번째로 출현한 세자재왕(世自在王) 부처님 때에, 기억과 이해와 판단과 정진과 지혜력이 뛰어난 법장(法藏)이란 비구가 있었다. 
그는 세자재왕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받은 구도자인데, 그 부처님 앞에서 여래의 덕을 칭송하고 보살이 닦는 온갖 행을 닦아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을 세웠다. 이 원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지옥의 고통을 받는 한이 있을 지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고 이렇게 말했었다. 
‘부처님, 저는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합니다. 세상에서 견줄 데 없는 부처님께서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불국토(佛國土)를 이룩하고 싶습니다.’ 
그때 세자재왕 부처님께서는 법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 자신이 그렇게 하면 되지 않겠는가?’ 
‘부처님, 저로서는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부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불국토가 얼마나 훌륭한 곳인지, 그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것을 듣는다면 저도 훌륭한 불국토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부처님께서는 그의 원력(願力)을 알고, 이백십억 불국토를 말씀하셨다. 그는 그로부터 다섯 겁 동안 홀로 선정(禪定)을 닦아 다른 불국토보다도 뛰어난 국토를 이루게 된 것이다. 법장비구가 이 일을 세자재왕 부처님께 알리자, 그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법장비구, 지금이야말로 그대의 원력과 수행의 결과를 널리 알려 중생들을 기쁘게 해 줄 때이다.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은 그것을 듣고 그와 같은 불국토의 아름다운 특징과 그 원행(願行)을 본받아 불도(佛道)를 이루게 될 것이다.’ 
‘부처님, 그러면 저의 특별한 원을 들어주십시오. 만약 저의 국토에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결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첫째, 내 불국토에는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三惡道)의 불행이 없을 것. 
둘째, 내 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몸을 가져 잘난이·못난이가 따로 없을 것. 
셋째,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번뇌의 근본인 아집(我執)을 일으키지 않을 것. 
넷째,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바른 길에 들어 필경에 성불할 것. 
다섯째,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목숨이 한량없을 것. 다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여섯째,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나쁜 일이라고는 이름도 들을 수 없을 것. 
일곱째, 어떤 중생이든지 지극한 마음으로 내 불국토를 믿고 좋아하여 태어나려는 이는 내 이름을 열 번만 불러도 반드시 왕생(往生)하게 될 것. 
여덟째, 내 이름을 듣고 내 불국토를 사모하여 여러 가지 공덕을 짓고 지극한 마음으로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시방세계의 중생들은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 
아홉째,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누구든지 부처님의 온갖 지혜를 얻어 법을 말하게 될 것.‘ 
‘아난다, 법장비구는 세자제왕 부처님 앞에서 이와 같은 마흔여덟 가지 큰 서원을 세우고 오로지 미묘한 불국토 장엄(莊嚴) 좋고 아름답게 꾸미고 장식하는 것.
에 전념한 것이다. 그 원으로 이루어진 불국토는 끝없이 넓고 커서 다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 없이 홀로 뛰어난 상주불멸의 세계였다.” 
『無量壽經』
3.5.2.법장비구의 수행 
“이와 같은 불국토 장엄도 사실은 법장비구가 오랜 세월 동안 보살이 닦아야 할 끝없는 덕행(德行)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은 생각을 내지 않았고 감관의 대상에도 팔림이 없었다. 인욕행(忍辱行)을 닦아 어떠한 괴로움일지라도 잘 견디어 냈으며,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아 삼독(三毒)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
번뇌를 떠나 살았다. 마음은 삼매에 들어 항상 평안하고 고요했으며,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다. 
마음에 거짓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안색은 늘 평온했으며, 사람을 대할 때는 인자한 말로써 상대편을 기쁘게 해 주었다. 용맹 정진하여 자기 뜻을 이루는 데 게으름이 없었고, 오로지 청정한 진리를 구하고 그것으로써 모든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불·법·승의 삼보(三寶)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섬기며, 복덕과 지혜로써 보살의 온갖 수행을 몸에 익혀 모든 중생들에게 공덕을 성취케 했다. 
그는 또 모든 것은 실체가 없어 공(空)이라고 관(觀)하고, 모든 것에는 차별된 모양이 없다고 관하고, 찾아 구하려는 생각을 버리는 것에 전념했다. 그리고 모든 현상은 본래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어디로부터 생긴 것도 아니며, 허깨비처럼 거짓 모습으로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관했었다. 또 그는 자신이나 남에게 해가 되는 나쁜 말은 입에 담지 않았고, 서로에게 이로운 좋은 말만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나라를 버리고 왕위와 재산도 버리고 애욕을 끊고 몸소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닦았으며 그것을 남들에게 가르쳐 실천하도록 했었다. 
아난다, 법장비구는 이와 같이 전생에 보살행을 닦을 때에 모든 신이나 인간의 행위보다 뛰어나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無量壽經』
3.5.3.무량광 무량수 
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법장비구는 이미 성불(成佛)하여 열반의 경지에 들어가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성불하지 못했습니까, 혹은 이 다음에 성불하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비구는 이미 성불하여 지금 서쪽에 계신다. 그 이름을 아미타불(阿彌陀佛)이라 하는데, 그것은 무량광불(無量光佛) 혹은 무량수불(無量壽佛)이란 뜻이다. 그 나라는 여기에서 십만억 번째에 있고, 그 부처님께서 계시는 세계를 극락(極樂)이라 한다. 
무량수불의 위신력에 찬 광명은 가장 뛰어나, 다른 부처님의 광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만약 중생들이 그 빛을 볼 수 있다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가 저절로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하고 즐거움에 가득차 스스로 어진 마음을 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옥·아귀·축생의 삼악도에서도 이 광명을 보게 되면 평안을 얻어, 다시는 괴로워하지 않고 마침내 해탈하게 된다. 
이와 같이 무량수불의 광명은 너무도 찬란하기 때문에, 시방(十方)의 불국토를 두루 비추어 그 명성이 떨치지 않는 데가 없다. 지금 나만이 그 광명을 찬탄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부처님과 보살(菩薩)·성문(聲聞)·연각(緣覺)들도 한결같이 찬탄하고 있다. 만약 중생들이 그 광명의 공덕을 듣고 밤낮으로 찬탄하면, 소원대로 그 불국토에 태어나 보살과 성문들에게 칭찬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장차 부처가 되었을 때 시방세계의 부처님과 보살로부터 그 몸에 지닌 광명에 대해 칭송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지금 내가 무량수불의 광명을 찬탄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아난다, 또 무량수 부처님의 수명(壽命)은 한량없이 길어 햇수로 따질 수 없다. 가령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이 성문이나 연각이 되어 그들의 지혜를 한데 모아 백천만겁 동안 헤아린다 할지라도 무량수불의 수명은 다 셀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에 있는 성문이나 보살들의 수도 한량이 없어 헤아릴 수 없다. 
그 불국토는 청정 안온하고 말할 수 없이 즐거운 곳이다. 형상을 초월하여 상주 불변한 열반의 경지이다. 그곳에 있는 성문과 보살과 천신과 인간들은 지혜가 한량없고 신통이 자제하여 형상이 똑같고 차별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부르는 것과 같은 차별된 호칭도 소용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세상의 일에 수순(隨順)하기 위해 천신이라거나 인간이라고 하는 것뿐이다. 그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그 어떤 것에도 견줄 수 없다. 그들은 모두 생멸(生滅)이 없는 법신(法身)과 그지없는 즐거운 몸을 가지고 있다.” 
『無量壽經』
3.5.4.악에 젖은 세상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하잘것없는 일들을 다투어 구한다. 악과 괴로움으로 뒤끓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때문에 허덕이며 겨우 생계를 꾸려 나간다.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남녀 노소를 가릴 것 없이 모두 돈과 물질에 눈이 어두워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근심걱정은 떠날 날이 없다. 불안 끝에 방황하고 번민으로 괴로워하며, 욕심에 쫓기느라 조금도 마음 편할 틈이 없는 것이다.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 때문에 근심하며, 가축과 하인과 돈과 재산·의복·음식 세간살이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걱정 아닌 것이 없다. 있으면 있다고 해서, 없으면 없다고 해서 걱정하고 한숨짓는다. 때로는 뜻밖의 수해나 화재 혹은 도둑을 만나 재산을 잃어버리고 원통해하고 슬퍼한다. 이런 생각이 맺히면 마음은 멍들어 돌이키기가 매우 어렵다. 만약 재산을 모두 잃거나 벌을 받게 되어 신명이 위태롭게 되면 그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버리지 않을 수 없다. 누구 하나 그를 따라가는 이도 없다. 아무리 신분이 높고 부자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이렇듯 괴로움과 근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때로는 이와 같은 고통 끝에 죽는 일도 있다. 그들은 일찍이 선한 일을 행하지 않고 도를 닦거나 덕을 쌓지 않았으므로 죽은 뒤에는 혼자서 외롭게 어두운 세상으로 가게 된다. 그가 가는 세상은 선업이나 악업의 결과에 따라 받는 과보다. 그럼에도 이 선악에 대한 인과(因果)의 도리마저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가족이나 친척들은 서로 공경하고 사랑할 것이며, 미워하거나 시기해서는 안 된다.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은 서로 보살피고 도와, 탐하거나 아껴서는 안 된다. 항상 부드러운 말과 화평한 얼굴로 대해야 한다. 만약 마음속에 남을 미워하는 생각을 지니면 금생에서는 비록 조그마한 말다툼이라 할지라도 다음 세상에는 그것이 큰 원수가 될 수 있다. 마음속으로는 깊은 원한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사를 되풀이하면서 서로 앙갚음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애욕 속에서 혼자 태어났다가 혼자서 죽어간다. 즉 자신이 지은 선악의 행위에 따라 즐거움과 괴로움의 세계에 이른다. 자신이 지은 행위의 과보는 그 누구도 대신해 받아 줄 수 없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좋은 곳에,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나쁜 곳에 태어난다. 태어나는 곳은 달라도 과보는 당초부터 기다리고 있으므로 그는 혼자서 과보의 늪으로 가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다른 세계로 따로따로 가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 만날 길이 없다. 한번 헤어지면 그 가는 길이 서로 다르므로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 
그렇건만 사람들은 어째서 세상의 지저분한 일을 버리지 못하며, 몸이 건강할 때 부지런히 착한 업을 닦아 생사가 없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고 하지 않는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길을 찾지 않는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엇을 바라고 있단 말인가. 어떠한 즐거움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착한 일을 하면 좋은 과보가 오고, 도를 닦으면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은혜를 베풀면 복이 된다는 것을 안 믿는다. 그들은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를 믿지 않고,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고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처럼 비뚤어진 소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바른 생각을 가졌다고 내세운다. 세상이 어지럽고 인심이 거칠어지고 사람들이 애욕을 탐하게 되면, 진리를 등지는 사람은 늘고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줄어든다. 세상은 항상 어수선하여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거나 낮은 사람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부자거나 세상일에 얽매여 허덕이고, 저마다 가슴에 독(毒)을 품고 있다. 그러한 독기 때문에 눈이 어두워 함부로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깊이 헤아리고 생각하여 온갖 나쁜 일을 멀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착한 일을 찾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애욕과 영화는 오래 갈 수 없다. 언젠가는 내게서 떠나가고 말 것들이다. 참으로 이 세상에서 즐길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제 다행히 바른 법을 만났으니 부지런히 닦아라. 마음속으로부터 정토(淨土)에 왕생하려는 원을 세운 사람은 반드시 밝은 지혜를 얻고 뛰어난 공덕을 갖추게 될 것이다. 욕심에 팔려 여래의 계(戒)를 어기고 남 뒤에 처져서는 안 된다. 
나는 그대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로병사의 고통을 멀리해야 할 것이다. 우선 스스로 결단하여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며 부지런히 정진하고, 몸을 청정하게 갖고 마음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며, 말과 행동을 떳떳하게 하여 겉과 속이 다르지 않게 하라. 그래서 미혹에서 벗어나 중생을 구제하고 원을 굳게 세워 선업을 쌓아라. 일생의 고통이란 사실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무량수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면 끝이 없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 세계에서는 해탈의 기쁨을 오래오래 누리게 되고, 미혹의 뿌리를 뽑아 버렸기 때문에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데서 오는 괴로움도 없다.” 
『無量壽經』3
3.5.5.부모를 가둔 아자타삿투
부처님께서는 라자가하 영축산에서 천이백오십 명의 제자와 문수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라자가하에는 아자타삿투[阿闍世]라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나쁜 친구 데바닷타의 꼬임에 빠져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일곱 겹으로 된 방에 가두어 놓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한 사람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했었다. 왕을 공경하던 왕비 베데히는 깨끗이 목욕하고 나서 가루에 우유와 꿀을 반죽하여 몸에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은밀히 왕에게 드렸었다. 왕은 포도주를 마신 뒤 멀리 영축산을 향해 합장하고 말했다. 
“덕이 높으신 목갈라나님, 원컨대 자비를 베풀어 나에게 팔계(八戒) 팔관재계(八關齋戒)와 같은 뜻.
를 설해 주십시오.” 
이때 목갈라나는 신통력으로 매가 날듯이 신속하게 왕이 갇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날마다 이렇게 해서 왕에게 팔계를 설해 주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푸르나[富樓那]를 보내어 왕에게 설법해 주도록 했었다. 삼 주일이 지났다. 갇혀 있는 몸이지만 꿀 반죽을 먹고 설법을 들어 왕은 안색이 온화하고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다. 
어느 날 아자타삿투는 문지기에게 왕이 아직도 살아있느냐고 물었다. 
“대왕님, 왕대비께서는 몸에 꿀반죽을 붙이고 품속에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와서 왕께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갈라나와 푸르나 두 스님이 허공을 날아와 설법해 줍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아자타삿투는 칼을 들고 어머니를 치려 하면서 말했다. 
“어머니는 역적을 도왔으므로 역적이오. 스님들은 악당이오. 사람을 홀리는 주문으로 이 나쁜 임금을 여러 날 죽지 않게 했기 때문이오.” 
이때 지혜로운 신하 월광(月光)은 의사 지바카와 함께 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대왕님, 베다 성전에 말해진 것을 듣건대, 아득한 옛날부터 온갖 나쁜 임금이 있어 왕위에 빨리 오르기 위해 그 부왕을 죽인 자가 무려 일만 팔천 명이나 됩니다. 그러나 무도하게 그 어머니를 죽였단 말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대왕께서 만약 부모를 살해하신다면 왕족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일은 찬다라[旃陀羅] 인도사회에 있어서 천민, 주로 도살업에 종사하는 계층.
같은 천민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는 차마 볼 수 없으므로 여기 더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두 신하는 물러나려 하였다.
야자타삿투는 깜짝 놀라 지바카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대왕님, 어머니를 살해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뉘우쳐 도와주기를 청했다. 그리고 칼을 거두어 어머니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하인을 시켜 깊은 골방에 가두어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觀無量壽經』
3.5.6.베데히의 소원 
골방에 갇힌 베데히는 수심에 잠긴 채 멀리 영축산을 향해 부처님께 예배드린 뒤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 그전에는 항상 아난다님을 보내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갇힌 몸이 되어 거룩하신 부처님을 뵐 길이 없습니다. 원컨대 목갈라나님과 아난다님을 만나 뵙게 해 주십시오.” 
베데히가 머리를 들자 눈앞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부처님이 많은 보석으로 장식된 연꽃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이었다. 왼쪽에는 목갈라나, 오른쪽에는 아난다가 모셨고,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들이 하늘에서 꽃을 뿌려 공양하는 것이 보였다. 
베데히는 땅에 엎드려 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와 같이 못된 자식을 두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또 무슨 인연으로 데바닷타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 부처님을 죽이려고까지 한 사람.
와 같은 이를 친족으로 두셨습니까? 저를 위해 근심이 없는 세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더럽고 악한 이 세상을 버리고 그곳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는 지옥·아귀·축생이 가득 차 있고 악인들로 넘치고 있습니다. 이 다음 세상에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나쁜 사람들과 만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는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태양이신 부처님, 저에게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여 주십시오.” 
『觀無量壽經』
3.5.7.극락왕생의 청정한 업 
그때 부처님께서는 광명을 놓았다. 시방세계 부처님의 맑은 아름다운 국토가 모두 그 광채 안에 나타났다. 칠보로 된 불국토 등 한량없는 불국토의 모습을 베데히에게 보여 주신 것이다. 베데히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이러한 불국토는 청정하고 밝은 빛으로 충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가서 나고 싶습니다. 부처님, 저에게 그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저에게 마음의 평화를 가르쳐 주십시오.” 
이때 오색 광명이 부처님의 입에서 나와 빔비사라왕의 머리 위에 비치었다. 대왕은 비록 갇혀 있는 몸이지만 마음의 눈이 걸림 없이 부처님을 뵙고 예배했다. 부처님께서는 베데히에게 말씀하셨다. 
“아미타불이 계시는 곳이 여기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아시오? 생각을 한곳에 모아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저 불국토를 자세히 관(關)해 보시오. 나는 이제 당신을 위해 말하리다. 그래서 이 다음 세상에 청정한 업을 닦는 사람들이 서방의 극락세계에 가서 날 수 있도록 하겠소. 
저 불국토에 가서 나고자 하는 사람은 세 가지 복을 닦지 않으면 안 되오. 첫째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며, 자비한 마음으로 산 것을 죽이지 않고 열 가지 착한 일[十善業]을 행할 것이오. 둘째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여러 가지 도덕적인 규범을 지키며 위의(威儀)를 어기지 않아야 하오. 셋째는 보리심을 내어 깊이 인과(因果)의 도리를 믿고 여래의 말씀을 독송하며 남에게도 이 길을 권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세 가지를 청정한 업이라 하오. 이 세 가지 업은 과거 현재 미래 삼세 부처님의 공통적인 청정한 업이오.” 
『觀無量壽經』
3.5.8.극락왕생의 길 
부처님께서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사리풋타,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들이며, 그 중에는 이 다음에 부처가 될 사람이 많아 숫자와 비유로도 헤아릴 수 없다. 이 말을 들은 중생들은 서원을 세워 정토왕생을 원해야 할 것이다. 거기 가면 으뜸가는 사람들과 한데 모여 살 수 있다. 
조그마한 선근(善根)이나 복덕의 인연으로는 저 세계에 왕생하기 어렵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하루나 이틀 혹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우되,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가 임종할 때 아미타불이 여러 성중(聖衆)들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는 생각이 뒤바뀌지 않고 곧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될 것이다. 
사리풋타, 나는 이러한 도리를 알고 말한 것이니, 어떤 중생이든지 이 말을 들으면 저 국토에 왕생하기를 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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