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00:00

3편 대승경전 ④ 승만부인의 서원

 


3.4.1.승만부인의 수기 
파세나디왕과 말리부인[末利夫人]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기쁨에 넘쳐 딸 승만(勝鬘)을 생각했다. 
“승만은 슬기롭고 생각이 깊으니 부처님을 뵙기만 하면 곧 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사람을 보내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말리부인은 궁녀 찬디라를 승만의 시가(媤家)인 아요다국 궁궐로 보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소식을 전하게 했다. 승만부인은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했다. 부인은 부처님의 큰 공덕을 일찍부터 듣고는 있었지만, 어머니로부터 이렇게 소식을 들으니 문득 부처님을 뵙고 공양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져 부처님 계시는 사밧티를 향해 합장을 했다.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에 오랫동안 잠겨있을 때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거느리고 아요다로 오셨다. 승만부인과 그 권속들은 부처님을 뵙게 된 것을 매우 기뻐했다. 그들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대고 절하며 부처님의 큰 공덕을 찬탄하였다. 승만부인은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와 공덕을 다시 찬탄한 뒤 부처님에게 귀의하고 세세생생(世世生生)토록 거두어 주실 것을 간청했다. 
부처님께서는 승만부인에게 전생에도 바른 법을 깨닫도록 교법을 일러주었던 인연을 말씀하시고 이렇게 수기(授記)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고 한 예언.
하셨다. 
“여래의 참된 공덕을 찬탄한 인연으로 부인은 한량없는 미래에 천상과 인간세계에서 자유자재한 몸이 될 것이오. 어느 때 어떠한 곳에 있더라도 늘 여래를 볼 것이며, 이만 아승지겁 후에는 부처를 이룰 것이오. 그때의 이름을 보광(普光)여래라고 할 것이오. 부인이 성불할 그 세계에는 나쁜 일이라는 것이 없고. 늙고 병들고 시드는 일도 없으며,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을 겪는 괴로움이 없고, 몸과 목숨과 기운이 갖추어져 온갖 즐거움만 가득할 것이오. 또 그 세계에는 대승보살들과 선근(善根)을 익히고 닦은 사람들만 태어나게 될 것이오.” 

3.4.2.열 가지 서원과 세 가지 큰 원 
부처님으로부터 먼 미래에 성불하리라고 수기를 받은 승만부인은 열 가지 서원을 스스로의 계율로 삼기로 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오늘부터 보리(菩提)를 이룰 때까지 다음 열 가지 서원을 지키겠습니다. 
받은 계율에 대해 범할 생각을 내지 않겠습니다. 
어른들에게 교만한 생각을 내지 않겠습니다. 
중생들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남의 잘생긴 용모를 시기하거나 값진 패물에 대해서 부러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겠습니다. 
제 몸이나 제 소유에 대해 아끼려는 생각을 내지 않겠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지 않고 가난하고 외로운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만 모으겠습니다. 
보시와 부드러운 말과 이로운 행과 처지를 같이하는 일로 중생을 거두어 주고, 항상 때 묻지 않고 싫어하지 않고 거리낌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겠습니다. 
외로워 의지할 데 없거나 구금을 당했거나 병을 앓거나 여러 가지 고난을 만난 중생들을 보게 되면, 그들을 도와 편안하게 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 다음에야 떠나겠습니다. 
살아있는 짐승을 붙잡거나 가두어 기르거나 계율을 범하는 것을 보게 되면, 제 힘이 닿는 데까지 그들을 타이르고 거두어 나쁜 일을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그 까닭을 말씀드리면 타이르고 거두어 줌으로써 바른 법이 오래 머물고, 나쁜 일이 점점 줄어들어 부처님의 가르침이 세상에 널리 펼쳐질 것입니다. 
바른 법을 깊이 새겨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 바른 법을 잊어버리면 대승(大乘)을 잊게 되고, 대승을 잊어버리면 열반에 이르는 길도 잊어버리고 맙니다. 만약 보살이 대승의 가르침을 잊어버린다면 바른 법을 거두어 지니지 못할 것이며, 스스로 그릇된 길에 떨어져 영원히 범부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일을 큰 죄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바른 법을 몸에 지님으로써 저와 미래의 보살들은 헤아릴 수 없는 복덕을 성취할 것입니다. 
부처님, 저는 이와 같은 열 가지 서원을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법왕이신 부처님께서는 저의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
”승만부인은 다시 부처님 앞에서 세 가지 큰 원을 세웠다. 
“부처님, 저는 이 진실한 서원으로 끝없는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겠습니다. 이 선근(善根)의 인연으로 태어날 때마다 바른 법의 지혜를 얻겠습니다. 
제가 바른 법을 말할 때에는 몸과 목숨을 돌보지 않고 잘 지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승만의 세 가지 원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모든 물건이 공간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살의 무수한 원도 모두 부인이 세운 세 가지 원 속에 들어 있소. 그만큼 이 세 가지 원은 넓고 큰 것이오.” 

3.4.3.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일 
승만부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의 모든 원은 결국 한 가지 큰 원으로 들어갑니다. 한 가지 큰 원이란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부인의 지혜와 방편이 깊고 훌륭합니다. 부인은 이제까지 많은 선근을 심어 북돋아 왔습니다. 다음 세상 사람들도 선근을 얻은 사람이면 부인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것이오. 부인이 말한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 함은 과거·현재·미래의 여래들도 한결같이 말씀하시는 것이오. 나도 지금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하고 있소.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그 공덕과 이익이 한량없으므로, 여래의 지혜와 변재로도 또한 헤아릴 수 없는 것이오.” 
승만부인이 다시 말했다. 
“부처님,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크고 넓은 이치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뜻이 크고 넓다는 것은 곧 한량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배워 팔만 사천 법문을 지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유해 말씀드리면, 대지(大地)가 바다와 산과 초목과 중생들의 네 가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듯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은 스스로 다음 네 가지 짐을 집니다. 
선지식을 만나지 못해 법문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서 행해야 할 착한 일을 가르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만 하고 혼자 깨달음을 얻으려는 성문(聲聞)이나. 자연의 이치를 살펴 혼자서 깨달음을 얻으려는 독각(獨覺)이나, 자신과 일체중생이 다 함께 불국토를 이루는 크나큰 진리를 깨달아 얻으려고 수행하는 대승보살에게 각각 알맞은 법을 가르쳐 줍니다. 이것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들의 네 가지 무거운 짐입니다. 
부처님, 또 깨달음의 피안(彼岸)에 이르는 것과 바른 진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이 다르지 아니하니 이것이 곧 바라밀 피안(彼岸)에 도달, 또는 완성이라는 뜻.
입니다. 보시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내 몸을 버려서라도 그들의 뜻에 맞게 보살펴 그 중생이 바른 진리를 이루게 함이니 이것이 곧 보시바라밀입니다. 
이와 같이, 지계(持戒)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감관과 생각을 맑히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그들이 법을 이루게 하며, 인욕(忍辱)으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비록 그들이 꾸짖고 욕하거나 헐뜯고 위협하더라도 성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이롭게 하려는 마음과 참고 견디는 마음으로 그들의 뜻에 따라 보호하여 바른 지혜를 이루게 합니다. 
정진으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힘쓰게 하며, 선정으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마음이 밖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여 예전에 한 일과 말을 잊지 않도록 합니다. 지혜로 성숙시킬 사람에게는 그들이 묻는 온갖 이치를 두려움이 없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이론과 방편으로 막힘없이 가르쳐 바른 법을 이루게 합니다. 이것이 모두 바라밀입니다. 
부처님, 거두어들여야 할 바른 법과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일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 까닭을 말씀드리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은 몸과 목숨과 재산을 다 버리기 때문입니다. 몸을 버린다 함은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생로병사를 떠나 무너지지 않고 바뀌지 않으며 생각할 수 없는 공덕인 여래의 법신(法身)을 얻는 것입니다. 목숨을 버린다 함은 죽음을 완전히 떠나 끝이 없으며 항상 머물고 생각할 수 없는 공덕과 온갖 불법을 얻는 것입니다. 재산을 버린다 함은 일반 사람들과 달리 줄어지거나 다함이 없는 온갖 공덕을 얻어, 여러 중생들의 훌륭한 공양을 받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진실한 눈이시고 지혜이시며, 진리의 근본이 되시고 의지가 되시니 이러한 뜻을 모두 밝게 아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승만부인을 칭찬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공덕은 끝없는 세월을 두고 말해도 다할 수 없을 것이오.”  
 

다른 화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