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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오음경계와 마장 ①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색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를 지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이 말을 의지해서 여래가 열반한 뒤에 말법 세상에 이 뜻을 널리 선양하여,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매와 사마타를 닦는 가운데 색음이 다 사라진 행자는, 모든 부처님의 마음을 밝은 거울에 비친 모양과 같이 환히 보게 되어, 소득이 있는 듯 하나 아직 응용하지 못한다. 마치 가위눌린 사람이 손발이 완전하고 보고 들음이 분명하나, 마음이 객사에 저촉되어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를 수음에 가린 보금자리라고 하느니라.
만일 가위눌림의 증세가 없어지고 그 마음이 몸을 벗어나서, 그 얼굴을 돌이켜 보기도 하고, 가고 머묾이 자유로워서 더 이상 막히거나 걸림이 없으면, 이를 수음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 경계에 이른 사람은 견탁을 초월하느니라. 그 수음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비고 밝은 망상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이러한 가운데서 큰 광명이 환하게 비추는 경계를 얻고, 그 마음이 환하게 밝아서, 안으로 누르는 공이 분에 넘치면, 갑자기 한없는 슬픔이 생겨서, 심지어 모기나 등에를 보고도 발가벗은 갓난아기처럼 가련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느니라. 이를 '공덕의 작용이 지나치게 억누른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혼미하지 않고 깨달아서 한참 지나고 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 슬픈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한없이 울면서,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아난아,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분명하여, 뛰어난 모양이 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지나치게 감격하면, 갑자기 그 가운데 한없는 용기가 생겨서, 그 마음이 용맹하여 예리한 나머지 모든 부처님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3아승기겁을 한 생각에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장담하느니라. 이를 '공덕작용이 지나치게 강하여 능멸하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깨달아 알고 혼미하지 않고 한참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일 진실한 경계로 알면 곧 미친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자랑하여 아만이 비길 데 없이 넘쳐서, 그 마음에 위로는 부처님도 보잘것없이 여기고 아래로는 사람도 보잘것없이 여기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에서, 앞을 보면 새롭게 증득한 경계가 없고, 뒤를 보면 예전에 머물던 곳을 잃게 되니, 지혜의 힘이 쇠약하여 중간이 무너진 자리에 들어간다. 여기서 아득하여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으면, 마음 가운데 갑자기 바싹 마른 생각이 일어나서, 언제든지 그 생각에 잠겨 벗어나지 못하니, 이 바싹 마른 생각을 부지런히 정진할 모양으로 여기느니라. 이를 '지혜 없이 마음을 닦으면서 스스로 잃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생각에 잠긴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졸이면서 한 곳에 매달리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모양을 보면, 지혜의 힘이 선정보다 뛰어나서, 지혜의 예리한 용맹으로 선정을 잃고, 모든 것에 가장 훌륭하다는 성질을 마음속에 품어서, 자기 마음에 이미 노사나가 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조금 얻고 만족하게 여기느니라. 이를 '마음작용이 한결같은 사유를 잃고 지견에 빠진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쉽게 만족하게 여기는 비열한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더없이 가장 뛰어난 진리를 얻었노라'고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가운데, 새롭게 증득한 경계는 아직 얻지 못하였고, 예전의 마음은 이미 없어진 것을 보고, 앞뒤의 두 곳을 두루 살피다가 스스로 어렵고 험한 생각을 내니, 홀연히 마음에 끝없는 근심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마치 철상에 앉은 듯 독약을 마신 듯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니, 항상 남에게 '이 목숨을 해쳐서 빨리 해탈을 얻게 해 달라'고 부탁하느니라. 이를 '수행에 방편을 잃은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항상 근심만 하는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손에 칼을 들고 스스로 그 살점을 베어내며 목숨 버리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때로는 항상 근심에 잠겨 산중 숲 속으로 달려가서 사람 보는 일을 견디지 못하기도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져서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청정한 경계에 처한 가운데 마음이 조용하고 아늑해지면, 별안간 저절로 한없는 기쁨이 생겨서 마음속의 즐거움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느니라. 이를 '가볍고 편안한 마음을 스스로 금할 지혜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항상 좋고 기쁘고 즐기기만 하는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사람들을 볼 때마다 웃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면서 스스로 이미 걸림 없는 해탈을 얻었노라고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스스로 이미 만족하게 여겼다면, 별안간 까닭 없이 큰 아만(我慢)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아만과 지나친 아만과 아만이 더욱 지나친 아만과 혹은 얻지 못하고도 얻었다는 아만과 비열한 아만이 일시에 함께 일어나느니라. 이 경계에 잡히면 마음속으로 오히려 시방 여래도 가볍게 여기는데, 더욱이 어찌 하위의 성문과 연각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느냐? 이를 '견해의 뛰어남을 스스로 구제할 지혜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한결같이 큰 아만만을 부리는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부처님을 모신 탑묘에 예배하지도 않고 경전과 불상을 부수고 헐면서, 신도들에게 이 불상은 쇠나 구리이거나 흙과 나무이며, 또 경은 나뭇잎이거나 천이나 비단일 뿐이다. 이 육신은 영원한 진리인데 스스로 공경하지 않으면서, 되려 흙과 나무 따위를 숭배하고 있으니, 참으로 뒤바뀐 짓이다라고 하면, 그 가운데 믿음이 깊은 자는 그를 따라 헐고 부셔서 땅속에 묻어버린다. 이렇게 중생을 의혹시키고 잘못 인도하여 무간지옥에 들어가게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정교한 밝음 가운데 원만하고 정밀한 이치를 깨달아, 뜻대로 수순하는 큰 방편을 얻어서, 그 마음이 별안간 한량없이 가볍고 편안해지면, 미리부터 '나는 성인이 되어 대자재를 얻었노라'고 말하느니라. 이를 '지혜로 인하여 가볍고 편안하고 청정한 경계를 얻은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한결같이 가볍고 편안하고 청정하기만을 좋아하는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스스로 말하기를 '이대로 만족하니,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흔히 무문비구가 되어 중생을 의혹시키고 그르쳐서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추락하고 마느니라.
또 저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밝은 깨달음에서 비고 밝은 성품을 얻으면, 그 가운데 홀연히 영원히 멸한 경계로 돌아가서 인과가 없다고 주장하여 한결같이 공에 들어간다. 따라서 공한 마음이 앞에 나타나면, 마침내 마음에 오래도록 아무것도 없다는 견해를 일으키느니라.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니라.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공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지계를 소승이라 비방하고, 보살은 공을 깨쳤으니 지키고 범할 것이 무엇이냐고 호언한다. 이 사람은 항상 신심 있는 신도를 상대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고 널리 더러운 음욕을 자행하며, 마력으로 앞사람들을 홀려 들이니 그들은 의심하거나 비방할 마음을 내지 못한다. 귀신의 마음이 오래 들린 탓에, 혹은 똥과 오줌을 먹는 것이 술 고기를 먹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한가지로 모두 공하다고 하면서,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고 사람들을 그르쳐 죄에 빠져들게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또 선정에 든 선남자들이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한 경계를 보고, 그 비고 밝은 경계에 잠긴 맛이 마음과 뼛속 깊이 스며들면, 그 마음에 홀연히 한없는 애욕이 생기고 애욕이 극에 달하여 광증을 일으켜서, 문득 음욕을 탐내는 행으로 변하느니라. 이를 '마음속에 파고든 안온하고 포근한 선정의 경계를 스스로 단속할 지혜가 없어서 온갖 애욕에 잘못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깨달아 알면 허물이 없으나, 진실하게 증득한 경지가 아니다. 만일 진실한 경지로 알면, 곧 음욕의 마가 그 심부에 끼어들어 한결같이 음욕을 보리도라고 설하여, 온갖 세속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음욕을 행하도록 교화하여, 음욕을 행하는 것이 법의 아들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귀신의 힘이기 때문에 말세 가운데 그에게 포섭되는 어리석은 범부는 그 수가 백 명에서 일백 명, 이백 명에 이르며, 혹은 5, 6백 명이 되기도 하고, 많게는 천만 명이 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마가 마음에 싫증을 내어 그 몸을 떠나서 위덕이 없어지면,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중생들을 의혹시키고 잘못 인도하여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하다가, 삼매를 잃고 반드시 떨어지고 마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수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를 지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말을 간직하여 내가 열반한 뒤에 말법에 전하여 두루 중생들에게 이 뜻을 깨닫게 하고,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매를 닦아서 수음이 다 사라지면, 비록 샘의 번뇌는 다 없어지지 않았을지라도, 마음이 형체를 떠남은 새가 새장을 벗어나듯 이미 범부의 몸으로부터 위로 보살의 60단계의 성스러윈 계위를 거치는 과정을 잘 성취하여 뜻대로 태어나는 몸을 얻고, 가는 곳마다 장애가 없느니라. 비유하면 깊이 잠든 사람의 잠꼬대와 같다. 잠꼬대하는 사람은 따로 알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말은 소리의 높고 낮은 차례를 이루니, 잠들지 않는 옆 사람은 다 그 말을 알아듣는 경우와 같다. 이를 상음에 가린 보금자리라고 하느니라.
만일 흔들리는 생각이 사라지고 들뜬 생각이 소멸되면, 깨달음의 밝은 마음에 티끌과 때를 씻은 듯 하고, 한 무리 생사의 처음과 끝이 원만하게 비치니, 이를 상음이 다 사라진 경계라고 하며, 이러한 사람은 능히 번뇌탁을 초월하느니라. 그 상음에 가린 까닭을 살펴보면 융통한 망상이 근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원만한 밝음을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날카롭게 돋우고 뛰어난 방편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뛰어난 방편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동안 그 형상은 잠깐사이에 비구로 변하여 그 사람에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제석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비구니가 되기도 하고, 혹은 어두운 방에 자면서 몸으로 광명을 놓기도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교화를 믿는 가운데, 그 마음이 방탕하게 흔들려서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재앙과 상서의 이변에 대해서 말하기를 좋아하여, 여래가 어느 곳에 나왔다거나, 최후 겁에 생기는 불의 재앙을 말하거나, 혹은 칼부림의 재앙을 설하기도 하여 사람들을 두렵게 하면서, 까닭 없이 그 집안의 재산을 탕진시키느니라. 이것은 괴이한 귀신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법(王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마땅히 미리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아,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방탕한 놀이를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날려 편력을 탐내어 구하면, 이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그 사람 역시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저 편력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법을 설한다. 설법자의 형체는 변함이 없으나, 법을 듣는 사람은 홀연히 보배 연꽃에 앉아 온몸이 황금빛 덩어리로 변한 자신을 보느니라. 청중들은 각각 이와 같은 모양을 보게 되니 이전에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에 음욕이 넘쳐흘러서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부처님의 출현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여, 어느 곳의 그 누구는 당연히 어느 부처님의 화신으로 이 곳에 오셨고, 어느 사람은 어느 보살로서 인간을 교화하기 위하여 왔다고 한다. 그 사람은 직접 보기 때문에 몹시 애타는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이는 사이에, 삿된 견해가 몰래 일어나고 지혜의 종자는 소멸하느니라. 이것은 가뭄귀신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마땅히 미리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에 면밀한 계합을 좋아하여 그 정교한 생각을 깨끗이 하고 완벽한 계합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계합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자의 형체와 듣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다른 변화가 없으나, 듣는 사람들은 듣기도 전에 마음이 저절로 열리어 깨닫게 되고 생각마다 옮겨 바뀌느니라. 때로는 지난 세상의 일을 통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통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옥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의 좋고 나쁜 온갖 일을 알기도 하고, 혹은 게송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경을 독송하기도 하니, 각각 기쁨에 들떠서 이전에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에 은밀히 애착이 생겨서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부처님의 크고 작음에 대해서 말하기를 좋아하여, 어느 부처님은 앞 부처님이고 어느 부처님은 뒤 부처님으로서, 그 가운데 진짜 부처님과 가짜 부처님과 남자 부처님과 여자 부처님이 있다고 하며, 보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사람은 직접 보기 때문에 본심을 씻어 내버리고 쉽게 삿된 깨달음에 빠져드느니라. 이것은 유혹의 귀신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근본을 추궁하여 물질이 변화하는 성질의 끝과 시작에 대해서 살피기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정교하게 밝히며 가려 분석하는 일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이미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근원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이 정령이 붙은 사람은 위신이 넘쳐흐르는 몸으로 근원을 구하는 사람을 꺾어 눌러서 자리 아래에 앉게 하면, 그는 법을 듣기도 전에 자연히 마음이 굴복되고 만다. 그 틈을 타서 '이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게 부처님의 열반과 깨달음의 법신을 지녔으니, 바로 현재 우리들의 육신이다. 아버지와 아버지, 자식과 자식이 대를 바꿔 서로 태어나는 자체가, 법신이 영원히 머물러 끊어지지 않음이요, 현재의 모든 것이 곧 부처님의 국토를 가리키는 것이니, 따로 정토와 금빛 몸이 없다'고 하면, 그 사람은 믿고 받드는 사이에 이전의 마음을 잃고 몸과 목숨을 다 받쳐 귀의하면서 이전에 들은 적이 없는 법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이들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을 추구하는 가운데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눈과 귀와 코와 혀가 다 정토요, 남녀의 두 생식기는 즉시 보리열반의 진실한 자리'라고 하면, 저 무지한 사람들은 이 더러운 말을 그대로 믿느니라. 이것은 고독귀나 가위눌림의 악귀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미리 감응하기를 좋아하여 여러 방면으로 두루 정밀하게 연마하고 은밀한 감응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원래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감응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그는 청중에게 잠깐 백천 세를 살아온 듯한 몸을 보여서, 그들이 애착심을 일으켜 버리고 떠날 수 없도록 하면, 그들은 몸종이 되어 음식과 의복과 의약과 침구로 공양하면서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 또 자리 아래에 있는 각 사람들의 마음에 이전의 스승이나 본래의 선지식으로 알도록 하면, 그들은 특별히 법에 애착심을 내어 아교와 옻칠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이전에 없던 법을 얻었다고 한다. 이 선남자는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로 착각하고, 그 마음을 더욱 가까이하여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며 몰래 탐욕을 행하게 되느니라.

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내가 지난 세상의 어느 생에서 먼저 누구를 제도하여 당시에는 나의 처와 첩과 형제가 되어 살았는데, 또 지금도 서로 만나 제도하게 되었으니, 나는 너희들과 함께 서로 따라서 어느 세계로 돌아가서 어느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리라'고 하기도 하며, 혹은 말하기를 '따로 큰 광명이 비치는 하늘이 있어서 그 가운데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하늘이 바로 일체 여래께서 쉬는 곳이다'라고 하면, 저 무지한 자들은 허망한 거짓말을 믿고 본심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것은 전염병을 퍼뜨리는 여귀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깊이 들어가기를 좋아하여 자기극복을 부지런히 행하며, 그늘져 고요한 곳에 처하기를 즐기면서 정밀한 경계를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도 역시 본래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정밀한 경계를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그는 청중들에게 각기 과거의 업을 알게 하느니라. 때로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어느 한 사람에게 '그대는 지금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벌써 축생이 되었구나'라고 말하며, 다른 한 사람을 시켜 뒤에서 꼬리를 밟도록 명령하고 갑자기 그 사람을 일어날 수 없도록 하면, 이를 본 한 무리는 온 마음을 기울여 존경하며 굴복한다. 또 사람이 마음속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미리 그 조짐을 알아내고, 부처님의 율의보다 이 법을 더욱 애써 정밀하게 닦아야 한다고 하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비구를 비방하고 제자들을 꾸짖으며 남의 일을 들춰내느니라.

또 입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재앙과 복덕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말한 일은 때가 되면 털끝만큼도 틀리지 않는다. 이것은 무척 힘센 귀신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에 지견을 애착하여 부지런히 연마하고 추구하여, 숙명통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달리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지견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이때 이 선남자는 설법하는 자리에서 까닭 없이 훌륭한 보배구슬을 얻는다. 그 마는 때에 따라 축생으로 변해서 입으로 구슬과 여러 구슬이 어울린 보배와 서적과 예언서 등 여러 기이한 물건들을 물어다가 먼저 그 사람에 준 뒤에 그 몸에 붙기도 한다. 때로는 설법 듣는 사람들을 유인하여 땅속에 묻히게 하면, 명월주가 그 곳을 밝게 비치는 것을 보면서, 이 여러 듣는 사람들은 일찍이 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 또 약초를 많이 먹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어떤 때는 날마다 한 알의 삼씨와 한 알의 보리만을 먹어도 그 형체가 살찌고 충실하니, 마구니의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비구를 비방하고 제자들을 꾸짖느니라.
또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다른 지방에 보배를 갈무린 곳이 바로 시방의 성인과 현인이 숨어있는 곳'이라고 하면, 그 뒤를 따라 가본 사람들은 가끔 기이한 사람을 보기도 한다. 이것은 산신, 나무 신, 토지 신, 성황신, 내신, 산악 신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때로는 음욕을 찬양하고 부처님의 계율을 파하여 받들어 섬기는 자들과 몰래 5욕을 행하기도 하며, 때로는 정진하며 순전히 풀과 나무를 먹기도 한다. 이렇게 일정하지 않는 일을 행하면서,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마땅히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에 신통의 가지가지 변화를 애착하여, 변화의 근원을 연마하고 추궁해서, 신통의 힘을 탐내어 취하려고 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진실로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신통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때로는 손에 불빛을 잡고 그 빛을 떼어내어 법문을 듣는 사부대중의 머리로 나눠보내면, 그 듣는 사람들의 정수리에 두어 자 길이의 불빛이 닿지만, 뜨거운 기운도 없고 타지도 않으며, 때로는 물위를 평지처럼 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허공 가운데 편안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병 속에 들어가기도 하며, 때로는 주머니 속에 들어 있기도 하며, 창을 넘고 담을 뚫어 나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조금도 장애가 없으나, 오직 칼과 병기에서는 자재하지 못하느니라. 그런 가운데 스스로 부처님이라 하여 세속 옷을 입은 채 비구의 예배를 받으면서, 거리낌 없이 선과 율을 비방하고 제자들을 꾸짖으며, 남의 일을 들춰내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신통자재를 설하는 가운데, 때로는 사람들에게 곁으로 부처님의 국토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귀신의 힘으로 사람을 미혹시키는 일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 음행을 찬탄하여 추잡한 짓이라고 헐지 않고 오히려 남녀의 문란한 온갖 짓이 법을 전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것은 천지간에 무척 힘이 센 산 정령, 바다정령, 바람정령, 강 정령 땅 정령과 오래 묵은 일체 풀과 나무의 정매와, 혹은 용매이거나, 혹은 수명이 다하여 죽은 신선이 다시 살아나서 도깨비가 되었거나, 혹은 기한이 다 차서 죽어야할 신선이 그 형체가 없어지지 않고 다른 괴물에 붙어서 된 것들이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이 멸한 경지에 들기를 좋아하여, 변화의 본질을 연마하고 추궁해서, 심오한 공을 탐내어 구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끝내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공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가운데 대중 속에서 그 형체가 홀연히 공하여 누구도 볼 수 없게 하다가 다시 허공에서 불쑥 나타난다. 이렇게 나타나고 사라짐을 자재하게 행하여, 때로는 그 몸을 유리처럼 투명하게 나타내기도 하고, 때로는 손발을 내밀어 전단향기를 풍기기도 하고, 때로는 대소변을 두터운 벌꿀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계율을 비방하여 헐고 출가를 가볍고 천하게 여기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설하기를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으니, 한번 죽으면 영원히 사라져서 다음 세상의 몸도 없고 범부도 성인도 없다'고 한다. 비록 공적한 경계를 얻었다고 하나, 몰래 탐욕을 행하니, 그 탐욕의 기운을 받은 자들도 공한 마음을 얻고 인과가 없다고 주장하느니라. 이것은 일식과 월식의 정기와 금과 옥과 신령한 풀과 기린, 봉황, 거북, 학 등이 천만년이 지나도록 죽지 않고 정령이 되어 국토에 출생했다가 늙어서 마로 변한 경우인데, 이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만족한 나머지 싫증을 내어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되느니라.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묘하여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않고, 원만한 선정이 밝게 드러난 삼매 가운데서, 마음에 장수를 애착하여 생명의 미세한 틀을 수고롭게 연마하고 영원한 수명을 탐내어 구해서, 분단의 생사를 버리고 단번에 변역의 세밀한 모양으로 영원히 머무는 몸을 원하면, 그 때 틈을 노려 기다리던 하늘의 마가 정령을 날려 보내서 사람에게 붙게 하여 그 사람의 입으로 경법을 설하게 한다. 이 사람은 마침내 마에 잡힌 줄도 모르고 스스로 '더없이 훌륭한 열반을 얻었노라'고 하며, 영원한 생을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한다. 설법하는 가운데 다른 곳에 막힘없이 왕래하는 능력을 자랑삼아 말하면서, 때로는 만 리 밖에 갔다가 순식간에 다시 오는데, 그 지방의 물건들을 다 가져오기도 하고, 때로는 어느 한 곳에 두서너 걸음 밖에 안 되는 한 방안에서, 사람을 시켜 동쪽 벽에서 서쪽 벽까지 가라고 하면, 이 사람은 급하게 걸어가지만, 수년이 걸려도 도달할 수 없도록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은 마음으로 믿으면서 부처님이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의심하느니라.

또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 '시방중생은 다 나의 아들이며, 나는 모든 부처님을 낳았고 내가 세계를 내었다. 나는 근원 부처로서 자연 그대로 세상에 나온 것이며, 닦아서 얻는 경계가 아니다'라고 한다. 이것은 세상에 머무는 자재천마가 그의 권속인 자문다나 사천왕의 비사동자와 같은 발심하지 않는 자들을 시켜서, 그의 비고 밝은 기를 이롭게 여겨 그 정기를 먹게 한 것이니라. 때로는 스승과 관계없이 그 수행자는 집금강이라고 자칭하는 자가 '너에게 긴 수명을 주리라'고 하며 나타낸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직접 보고 음욕을 탐하여 왕성하게 행하다가, 해를 채 넘기기도 전에 간과 뇌가 고갈되고 만다. 입에 겸한 혼잣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요망한 도깨비처럼 들려도, 이 수행자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흔히 왕 법의 난에 빠지지만, 채 형벌을 받기도 전에 이미 먼저 말라죽고 마느니라. 마는 이렇게 저 사람을 어지럽게 괴롭히다가 죽음으로 몰아넣으니, 네가 미리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열 가지 마사(魔事)는 말세 때 불법 가운데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서, 때로는 사람의 몸에 붙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형체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말하기를 '나는 이미 두루 다 아는 바른 깨달음을 이뤘노라'고 하며, 음욕을 찬탄하고 부처님의 율의를 파하면서, 앞서 악마에 걸린 스승과 마구니의 제자는 음욕과 음욕을 서로 전하느니라. 이와 같이 삿된 정령이 그 마음을 매혹시키는 일은 짧게는 9생에 이르고 길게는 백세를 넘기면서, 진실한 수행자들을 모두 마구니의 권속으로 만들어 버리니,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마구니의 백성이 되어 두루 다 아는 바른 지혜를 잃고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너는 이제 명심해서 미리 열반에 들지 말고, 비록 무학을 얻을 지라도 원을 세워 저 말법 가운데 들어가서 큰 자비를 일으키고, 바른 마음으로 믿음이 깊은 중생들을 구제하여 마에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고 바른 지견을 얻게 하여라. 나는 이제 너를 제도하여 이미 생사를 벗어나게 하였으니, 네가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지켜야만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다고 하리라.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에서 나타나는 경계는 모두 상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려 다투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나타나면 중생들은 완고하게 미혹하여 스스로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만나면 혼미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노라 하면서 대망어를 지어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말을 간직하여 내가 열반한 뒤에 말법에 전하여 보여서 두루 중생들이 이 뜻을 깨닫게 하고, 하늘의 마군들이 방편을 얻지 못하도록 잘 지녀서 덮고 보호하여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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