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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부중생업감품 제사 - 염부제 중생이 업보를 받는 품.

이때에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었기에 백천만억 세계에 두루 이 몸을 나누어 일체의 업보중생을 구제하나이다. 만약 부처님의 큰 자비의 힘이 아니면 능히 이 같은 변화를 부리지 못할 것이옵니다. 제가 이제 또 부처님의 부촉하심을 입었기에 미륵부처님께서 성불하여 오실 때까지 육도 중생을 해탈케 하오리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염려하지 마옵소서.”
이때 부처님이 지장보살에게 이르시기를
 “일체중생이 해탈을 못하는 것은 성품과 마음이 고정되지 않아서 악습으로 업을 맺기도 하고 선습으로 과를 맺나니,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여 경계를 쫒아 태어나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국을 윤회하여 잠깐도 쉴 새가 없으며 티끌 수 같은 겁이 지나도 미혹하여 장애와 어려움을 받는 것이 마치 그물 속에 노는 고기가 노상 흐르는 물인 줄 알고서 잠시 나고 들다가 또 그물에 걸리는 것과 같은지라. 이런 무리들을 내가 염려하고 걱정하였더니 그대가 이미 과거의 원과 여러 겁에 거듭한 서원을 마치려고 저 많은 죄의 무리를 널리 제도하나니 내가 다시 무엇을 걱정하겠느냐”

이 말씀을 하실 때 회중에 한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정자재왕이었으니 부처님께 아뢰옵기를,
 “세존이시여, 지장보살은 여러 겁으로부터 지금까지 어떤 발원을 하였기에 이제 세존의 은근하신 찬탄을 받나이까? 원컨대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여 주옵소서.”

그때 부처님이 정자재왕보살에게 이르시기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라. 내가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저 지난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나유타 말로 할 수도 없는 겁의 그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는 일체지성취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셨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육만겁이었다.
이 부처님이 출가하시기 전에 작은 나라의 왕이 되어, 한 이웃나라 왕과 더불어 벗이 되어 함께 십선을 행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더니 그 이웃 나라 백성들이 여러 가지 악한 일을 함으로 두 왕은 의논하고 널리 방편을 베풀자고 하였다.
한 왕은 발원하기를 속히 불도를 이루어 널리 이런 무리들을 남김없이 제도하리라 하였고, 또 한 왕은 발원하기를 만약 죄고중생들을 먼저 제도하여 안락케 하고 보리를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끝내 성불하기를 원치 않노라고 하였다.”
부처님이 정자재왕 보살에게 계속 이르시기를 “속히 성불하길 발원한 한 왕은 곧 일체지성취여래시고, 영원히 죄고 중생을 제도하고 성불을 원치 않은 왕은 곧 지장보살이니라”

또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겁에 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명호는 청정연화목여래시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사십겁이었다. 
그 부처님 상법시대에 한 나한이 중생들을 복으로써 제도하였는데 차례로 교화하다가 한 여인을 만나니 이름은 광목이라 
음식을 베풀어 공양하니 나한이 묻기를 
‘소원이 무엇이요?’ 
광목이 답하길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에 명복을 빌어 구제하려 하오나 우리 어머니가 나신 곳을 알지 못합니다.’ 
나한이 가엾이 여기시고 선정에 들어 살펴보니 광목의 어머니는 나쁜 곳에 떨어져 모진 고통을 받고 있어 나한이 광목에게 묻기를, 
‘그대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지금 나쁜 곳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느냐?’ 
광목이 답하길, 
‘우리 어머니는 습성이 물고기와 자라 같은 것을 즐겨 자셨고 그 중에서도 고기 알 같은 것을 많이 자셨고 혹은 볶고 혹은 구워서 마음껏 자셨으니 그 생명수를 헤아린다면 천만배나 되니 존자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어떻게든지 구하여 주십시오.’ 
나한이 이를 가엾이 여기시고 방편을 지어서 광목에게 권하여 이르기를 
‘그대는 지극한 정성으로 청정연화목여래를 생각하고 겸하여 그 형상을 조성하거나 그려 모시면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도 모두 좋은 과보를 얻으리라.’
광목이 이 말을 듣고서 곧 아끼던 것을 바쳐 불상을 그려 모시고 공양을 올리며 다시 공손한 마음으로 슬피 울며 우러러 예경하였더니 문득 밤이 지나 꿈에 부처님을 뵈오니 금빛이 찬란한 것이 수미산 같이 큰 광명을 놓으시고 광목에게 이르시니 ‘
너의 어머니는 오래지 않아 꼭 너의 집에 태어나서 겨우 배고프고 추운 것을 알면 말을 할 것이다’ 하시더니 
그 후에 집에 있던 종이 한 자식을 낳으니 삼일이 되지 아니하여 말을 하며 머리를 숙여 슬피 울면서 광목에게 이르기를 
‘생사의 업연으로 과보는 스스로 받게 마련이라 나는 너의 어머니다. 오래도록 어둠 속에 있으면서 너와 헤어진 뒤로 여러 번 큰 지옥에 떨어져 있다가 이제야 너의 복력을 입어 미천한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또 단명하여 나이 열세살이 되면 다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니 너에게 무슨 계략이 있어 나로 하여금 이로부터 벗어나게 하겠느냐?’ 
광목이 이 말을 듣고 어머니인줄 알고 의심하지 않고 목메어 슬피 울며 종의 자식에게 이르기를
 ‘이미 우리 어머니라면 본래 지은 죄를 아실 것인데 어떤 업을 지었기에 악도에 떨어졌습니까?’ 
종의 자식이 답하길 
‘살생하고 헏뜯고 욕을 했던 두가지 업의 과보를 받은지라. 만약 네가 복을 지어 나의 고난을 구제해 주지 않았다면 이런 업보로 나는 벗어나지 못하였으리라’ 
광목이 묻기를 
‘지옥의 죄보는 어떠했습니까?’ 
종의 자식이 답하길 
‘죄의 고통은 차마 말로 할 수가 없고 백천년을 두고 말한다 해도 끝내 다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목이 이 말을 듣고 통곡하여 울다가 허공을 향하여 말하기를 
‘원하옵건대 저의 어머니가 영원히 지옥에서 벗어나 열세살을 마치고서 다시는 무거운 악도를 거치는 일이 없게 하여 주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시여, 저를 가엾이 보시고 제가 어머니를 위하여 발원하는 광대한 서원을 들어주옵소서. 만약 저의 어머니가 영원히 삼악도와 이 미천한 신분과 여인의 몸까지도 영겁토록 받지 않게 된다면 원컨대 제가 오늘부터 청정연화목여래상 앞에서 이 후 백천만억겁 동안의 세계에 있는 지옥과 삼악도에서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을 맹세코 구원하여 지옥, 축생, 아귀 등을 영원히 여의게 하고 이런 죄보의 무리들을 모두 다 성불케 한 후에 제가 정각을 이루겠나이다.’
이렇게 서원을 발하여 마치매 청정연화목여래의 말씀이 들려왔다. 
‘광목아, 네가 큰 자비로 너의 어머니를 위하여 이와 같은 큰 원을 세우는 도다. 내가 관하건대 너의 어머니가 열세살이 차면 지금의 보를 벗고 바라문으로 태어나 백세를 누릴 것이며 이 보를 마친 뒤에는 무국토에 태어나서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산 뒤에 성불하여 널리 인간 천상에 중생을 제도하되 그 수가 항하 모래수와 같으리라’ 하셨다”

부처님이 정자재왕에게 말씀하시길 
“그때에 복으로 광목을 제도한 나한은 곧 무진의 보살이고, 광목의 어머니는 곧 해탈보살이며, 광목 여인은 바로 지장보살이니라.
지나간 멀고 오랜 겁 중 이와 같이 자비하고 불쌍한 마음으로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미래세에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선을 행하지 않는 자와 악을 행하는 자, 인과를 믿지 않는 자, 사음하고 망어를 하는 자, 두 가지 말을 하고 악담하는 자, 대승을 비방하는 자, 이와 같은 죄업중생들은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되 만약 선지식을 만나 손가락 한번 튕기는 사이라도 지장보살께 귀의하면 저 모든 중생들은 곧 삼악도의 죄보에서 벗어나게 되리니, 만약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공경하며 우러러 절하고 찬탄하며 향, 꽃, 의복, 갖가지 진귀한 보배나 혹 음식으로 받들어 섬기는 자는 미래의 백천만겁 동안에 항상 여러 하늘에 살면서 아주 묘한 낙을 받을 것이며, 만약에 천복이 다하여 인간에 하생하더라도 오히려 백천 겁을 항상 제왕이 되어 능히 오랜 전생의 인과의 근본과 결과를 기억하리라.
 정자재왕아, 이와 같은 지장보살에게는 불가사의한 큰 위신력이 있어서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 그대들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 경을 기록하여 널리 알리고 전할지니라.”

정자재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시길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염려하지 마옵소서. 저희들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반드시 능히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고 널리 이 경을 연설하여 염부제 중생을 이익 되게 하오리다.”
정자재왕보살이 세존께 말씀을 마치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물러갔다.

이때에 사방의 천왕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여 공경하며 부처님께 여쭈기를 
“세존이시여, 지장보살은 오랜 겁으로부터 큰 원을 발하였는데 어찌하여 지금에 이르도록 다 제도하지 못하고 다시 넓고 큰 서원을 발하나이까?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내가 이제 그대들과 미래 현재의 하늘과 인간 무리들을 위하여 널리 이익을 주기 위하여 지장보살이 사바세계 염부제 안의 생사의 길에서 자비로 일체의 죄고 중생을 구제하고 해탈시키는 방편에 대하여 말하리라.”
사천왕이 말하길
 “그렇게 하여 주소서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고자 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이르시기를 
“지장보살이 오랜 겁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켰지만 아직도 그 원을 다 마치지 못하였는데 이 세계 죄고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미래의 무량겁으로 업인이 이어져 끊어지지 않음을 많이 본 까닭으로 또 큰 원을 세우나니 이 같이 보살은 사바세계 염부제중에 백천만억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나니라.
사천왕이여, 지장보살이 만약에 살생하는 자를 만나면 전생의 재앙으로 단명하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도둑질하는 자를 만나면 빈궁하여 고초를 받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사음하는 자를 만나면 공작이나 비둘기 원앙새의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악구하는 자를 만나면 권속과 다투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훼방하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고 입에 창이 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성내는 자를 만나면 얼굴이 추악하며 곱사등이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아끼며 인색한 자를 만나면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음식을 절도가 없는 자를 만나면 배고프고 목마르고 목병 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사냥을 즐기는 자를 만나면 놀라고 미쳐서 목숨 잃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부모의 뜻을 어기고 거스리는 자를 만나면 천재지변으로 죽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산이나 숲에 불 지르는 자를 만나면 미쳐서 헤매다 죽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전생 후생 부모에게 악도하게 하는 자를 만나면 내생에 바꿔 태어나서 매 맞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그물로 작은 새들을 잡는 자를 만나면 골육간에 이별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삼보를 헐뜯어 비방하는 자를 만나면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불법을 가벼이 여기고 그 가르침을 업신여기는 자를 만나면 영원히 악도에 처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절 재산을 파괴하고 함부로 쓰는 자를 만나면 억겁동안 지옥에서 윤회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청정한 행을 더럽히고 스님을 속이는 자를 만나면 영원히 축생이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끓는 물, 불, 흉기로 생명을 다치게 하는 자를 만나면 윤회하면서 서로 갚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파계하는 자를 만나면 새나 짐승이 되어 굶주리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재물을 옳지 않게 마구 쓰는 자를 만나면 구하는 바가 막히고 끊어지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아만이 높은 자를 만나면 미천한 종이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두 말로 이간질하여 싸움을 붙이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거나 혀가 백개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소견이 삿된 자를 만나면 변방에서 태어나는 보를 말해주니라. 
이와 같은 염부제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습의 결과로 받게 되는 백천가지 응보를 이제 대강 말하였다. 
이와 같이 염부제 중생들의 업에따라 감응하는 과보의 차별을 따라 지장보살은 백천 방편으로 교화하지만 중생들은 먼저 이 같은 보를 받고 후에는 지옥에 떨어져 여러 겁을 지나가도 벗어날 기약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은 사람을 보호하고 나라를 보호하여 이 모든 죄업으로 하여금 중생을 미혹함이 없게 하라”
사천왕이 듣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탄식하면서 합장하고 물러갔다.


* 열가지 선한 마음 - 십선업
1.목숨을 살리는 것 2.보시하는 것 3.계행을 지키는 것 4.실다운 말 
5.부드러운 말 6.정직한 말 7.화합하는 말 8.탐하지 않음 9.성내지 않음 10.바른 소견을 가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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