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00:00

12. 이근원통법을 수행한 다양한 방법


아난과 대중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지혜의 깨달음이 뚜렷이 통하여 의혹이 없어지자, 일시에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려 두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몸과 마음이 환하게 밝아져서 시원하게 걸림이 없는 경계를 얻었으며, 또 하나와 여섯이 없는 이치를 알았으나, 아직도 오히려 원만하게 통달한 근본 감관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낙엽처럼 구르면서 오랜 겁 동안 헐벗고 외롭게 다니다가, 무슨 마음으로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부처님과 천륜을 맺었으니, 마치 젖 잃은 아기가 홀연히 자애로운 어머니를 만난 듯 기쁩니다. 만일 이렇게 부처님을 만난 기회에 도를 이루고 얻은 바 비밀한 말씀으로 본래의 깨달음(本覺)을 돌이켜 똑같이 된다면, 듣지 못할지라도 차별이 없을 것입니다. 부디 대비를 내리시어 저에게 비밀로 장엄한 법을 베푸시고 여래의 최후 가르침이 되게 하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물러나서 비밀 법에 대한 심기를 가다듬고 부처님의 그윽한 가르침을 기다렸다.

이때 세존께서 널리 대중 가운데 훌륭한 보살들과 번뇌를 다한 뛰어난 아라한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보살과 아라한은 불법 가운데 나서 무학(無學)을 이뤘으니,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묻겠노라. '최초에 발심하여 18계를 깨달았을 때, 무엇으로 원만한 통달 법을 삼았으며, 어떤 방편으로 삼마지에 들었느냐'”

교진나 등 다섯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녹야원에 있을 때 계원으로 가서, 여래께서 성도(成道)하신 최초에 여래를 뵙고 부처님의 음성을 통해서 사성제를 깨달아 밝혔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시자, 제가 처음 '안다'고 답했더니,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하시고 '아야다'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미묘한 소리가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음성으로 아라한을 성취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하는 이근원통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음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우파니사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부처님의 발까지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역시 여래께서 성도하신 최초에 여래를 뵙고, 부정한 모양을 관찰하다가 크게 싫어하여 벗어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색의 성질은 부정에 속하여 백골이 티끌 되어 허공으로 돌아가서, 공과 색이 둘이 없음을 알고 무학도를 이루자,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하시고 니사타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티끌 요소의 색이 이미 다 사라져서 묘한 색이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색상으로부터 아라한을 이뤘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색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향업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로부터 '온갖 인연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자세히 관찰하라'는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 곁을 떠나 맑고 고요한 방에서 사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침수향을 태우는 비구들이 보였으며, 향기가 조용히 콧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그 향기를 관찰해 보니, 나무도 아니고 허공도 아니며, 연기도 아니고 불도 아니며, 가도 붙을 곳이 없고 와도 온 곳이 없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뜻이 사라져서 샘이 없는 도를 밝히게 되자,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하시어 향엄이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여기에 티끌 요소의 향기가 문득 사라지고 미묘한 향기가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향의 장엄 법으로 아라한을 이뤘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향의 장엄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약왕, 약상의 두 법왕자가 법회 가운데 오백 범천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한량없는 오랜 겁 동안 세상의 양의가 되어, 입으로 이 사바세계의 풀과 나무와 금과 돌들 맛보았습니다. 그 이름의 수가 10만 8천 가지이나 이와 같이 맛을 보고, 그 맛이 신지 짠지 담담한지 단지 매운지, 또 여려 어울린 맛인지 그대로 순수한 맛인지 변하여 달라진 맛인지를 알았으며, 또 찬 성질인지 더운 성질인지 독이 있는지 독이 없는지를 두루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래를 받들어 모신 뒤에는 맛의 성질이 공도 아니고 있지도 않으며, 몸과 마음과 일치하지도 않고 몸과 마음을 떠나지도 않는 이치를 분명히 알고, 맛의 원인을 분별하여 환히 깨닫게 되자, 여래께서는 저희 형제를 인가하시어 약왕보살, 약상보살이란 칭호를 내려주셨습니다. 지금은 이 법회 가운데서 법왕자가 되었으며, 맛으로 인한 깨달음이 밝다하여 보살자리에 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맛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발타바라가 동반 16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전에 위음왕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하여 스님들이 목욕할 때 차례를 따라 욕실에 들어갔다가, 홀연히 물의 원인은 이미 때를 씻는 것도 아니고, 몸을 씻는 것도 아님을 깨닫고, 중간이 편안하여 아무것도 없는 경지에 들었습니다. 과거에 닦은 습성을 잊지 않은 가운데, 금생에는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이제 무학을 성취하였으며, 저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발타바라라는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그 결과 묘한 촉감이 뚜렷이 밝아져서 부처님의 대를 이을 아들이 되어 불법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촉감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마하가섭과 자금광 비구니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난 겁에 이 세계에 일원등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 저는 직접 가까이 모시고 법문을 들으면서 수행하였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사리를 공양하며 등불로 어둠을 계속 밝히면서 자주빛 황금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도금하였습니다. 이 뒤로부터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몸에는 언제나 자주 색 황금빛이 가득 찼으며, 이 자금광 비구니들도 저의 권속으로서 동시에 발심하였습니다. 저는 세상의 여섯 경계는 변하여 허물어지는 법임을 관찰하고, 오직 공적한 법으로 멸진정(滅盡定)만을 닦아서, 몸과 마음이 손가락 퉁기는 잠깐 사이에 백천 겁을 뛰어 넘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공한 법으로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두타행(頭陀行)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시니, 묘한 법이 밝게 열리면서 모든 번뇌가 소멸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법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아나율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처음 출가하여 언제나 수면을 즐기니, 여래께서는 저에게 '축생의 종류가 되리라'고 꾸짖으셨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꾸지람을 듣고 자책하여 슬피 울면서 칠일 동안 잠자리에 들지 못하다가 두 눈의 기능을 잃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저에게 즐겁게 보아 비춰 밝히는 금강삼매(樂見照明金剛三昧)를 가르쳐주셨으며, 저는 이 삼매로 눈을 따르지 않고도 시방을 살펴보고, 마치 손바닥의 열매를 보듯이 정교한 실물이 환해지니, 여래께서는 저에게 아라한을 성취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보는 작용을 돌이켜 근원을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주리반특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외우는 재주도 없고 많이 듣고 아는 능력도 없습니다. 최초에 부처님을 만나 법문을 듣고 출가하여 여래의 한 구의 게송을 기억하려고 하였으나, 백일이 다 되어도 앞을 알면 뒤를 잊고 뒤를 알면 앞을 잊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딱하게 여기셔서, 저에게 '편안히 머물러서 들숨 날숨을 고르게 다스려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저는 그 때 숨 호흡을 관찰하여 생기고 머물고 달라지고 사라지는 온갖 행의 찰나를 세밀하게 추궁하여 다하고, 마음이 활짝 열려서 크게 걸림이 없어졌습니다. 
마침내 번뇌를 다하여 아라한을 성취하고 부처님의 좌석 아래에 머무니, 부처님께서는 무학도(無學道)를 성취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숨을 돌이켜 공을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교범발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말버릇이 나빠서 지난 겁에 사문들을 가볍게 여겨 조롱하다가,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소 새김질병에 걸렸는데, 여래께서 저에게 한 맛의 청정한 심지법문(一味淸淨心地法門)을 가르쳐주시니, 저는 잡념을 없애고 삼마지에 들어가서 맛을 아는 작용은 몸도 아니고 물체도 아님을 관찰하여, 생각을 따라 자유롭게 세간의 온갖 번뇌를 뛰어넘었습니다. 따라서 안으로 몸과 마음을 해탈하고 밖으로 세계를 버려서, 새가 새장을 나오듯 멀리 삼계를 벗어나, 때 번뇌를 여의어 티끌 번뇌를 소멸하고 법의 눈이 청정하여 아라한을 성취하니, 여래께서는 친히 무학도에 올랐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맛보는 작용을 돌이켜 바른 지견으로 돌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필릉가바차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처음 발심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갔을 때 여래로부터 '세상에는 즐거운 일들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들어왔기 때문에, 성안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마음속으로 이 말씀을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길에서 독 가시에 찔려 발을 다치니 온몸이 몹시 아팠습니다. 저는 '아는 작용이 있어서 이 심한 아픔을 지각하는 것이다. 비록 허망한 깨달음이 아픔을 지각할지라도, 본각의 청정한 마음에는 아픔 자체도 아픔을 지각하는 작용도 없으리라'고 생각했으며, 또 '이 한 몸에 어찌 두 깨달음이 있겠는가'라고 사유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거둬 다스린 지 오래지 않아 몸과 마음이 홀연히 공하여 삼칠일 만에 온갖 번뇌를 다 비우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여래께서 친히 인가를 내리셔서 무학의 지위를 밝혀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순수한 깨달음으로 몸을 버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에 걸림이 없는 경지를 얻고, 몸을 받아 태어난 생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아도 스스로 다 기억합니다. 처음 모태에 있을 때부터 곧바로 공적한 경계를 알았고, 이와 같이 시방세계까지도 공하여, 중생들에게 공한 성품을 증득케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여래께서 밝히신 성품이 깨달음인 진실한 공을 듣고, 공한 성품을 원만하게 밝혀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단번에 여래의 보배로운 밝은 공의 바다에 들어가 부처님의 지견과 같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여래께서는 무학을 성취했다고 인가하시면서, 성품이 공한 이치로 해탈한 경우는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온갖 모습의 공(空)한 자리 들어가서 공(空)하게 하는 것과 공(空)해 진 것 조차 다하여, 법을 돌이켜 무(無)로 돌아가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으로 보는 작용(眼識)이 청정하였으며, 이러한 상태로 몸을 받아 태어남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았으나, 그 때마다 세간과 출세간의 가지가지 변화를 한 번 보면 통하여 장애가 없었습니다.
저는 길을 가다가 가섭파 형제를 만나 그들이 선양하는 인연 법을 듣고 마음이 끝이 없음을 깨달아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습니다. 여기서 보는 작용의 깨달음(眼識)이 밝고 원만하여 두려움이 없는 큰 법을 얻고 아라한을 성취하여 부처님의 장자가 되었으니, 저는 부처님의 입에서 태어나 법으로 변화하여 나온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마음으로 보는 작용이 빛을 일으켜 빛이 가득한 지견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보현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일찍부터 이미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법왕자가 되었습니다. 시방 여래께서 보살의 근기를 갖춘 제자들에게 보현행을 닦도록 가르치심은 저를 따라 이름을 세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음으로 듣고 중생의 지견을 분별합니다. 만일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다른 세계에서 한 중생이라도 마음속에 보현행을 밝히는 자가 있으면, 저는 그 때 여섯 어금니의 코끼리를 타고 몸을 백 천으로 나누어 다 그곳으로 갑니다. 비록 그 사람이 업장이 두터워서 저를 못 볼지라도 저는 보이지 않은 가운데 그 사람의 이마를 만지며 보호하고 위로하여 원하는 일을 이루게 합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저의 근본 수행을 말씀드린다면 마음으로 듣는 작용이 밝음을 일으켜서 자재하게 분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손타라난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처음에 출가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서 비록 계율을 갖춰 지녔으나, 삼마지에 들면 마음이 항상 흐트러지고 흔들려서 번뇌 없는 법을 얻지 못하자, 세존께서는 저와 구치라에게 '코끝이 희어질 때까지 코끝을 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자세히 관찰하여 삼칠일만에 콧속의 기운을 보았더니, 드나드는 숨결이 연기와 같았습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안으로 밝아지고 세계도 환하게 열려서 유리처럼 두루 비고 맑아지더니, 연기의 모양이 점점 사라져서 코의 숨결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여기에 마음이 열리어 번뇌를 다하고 드나드는 숨결들이 모두 광명으로 화해서 시방세계를 비치며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앞으로 반드시 깨달음을 이루리라'고 수기를 내리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숨결을 오래도록 소멸하여 숨결이 밝음을 일으켜서 밝음이 원만한 가운데 번뇌를 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부루나미다라니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말재주가 걸림이 없어서 괴로움과 공한 법을 설하는 가운데 깊이 실상을 통달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비밀법문을 대중 가운데서 미묘하게 연설하여 두려움이 없는 법을 얻었습니다. 
여래께서는 저의 뛰어난 말재주를 아시고, 음성 굴리는 법으로 저를 떨쳐 일으켜주시니, 제가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도와 법륜을 굴리며 사자후를 떨치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설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설법의 소리로 마군의 원망을 항복시키고 온갖 번뇌를 소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몸소 부처님을 따라 성을 넘어 출가하여, 직접 여래의 6년 고행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여래께서 온갖 마군을 항복시키고 모든 외도를 제압하시어 세상 사람들을 탐욕과 온갖 번뇌에서 해탈시키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계율을 받들어 지켰습니다. 
이와 같이 삼천의 위의와 팔만의 미세한 행과 심성 자체의 업과 규제를 범한 업에 이르기까지 다 청정하여 몸과 마음이 적멸한 경지에 들어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여래의 대중 가운데 기강이 되니, 여래께서는 친히 저의 마음을 인가하시고 대중에게 '계율을 지니고 몸을 닦는 일에서는 가장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추천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을 단속하여 몸이 자재한 다음, 마음을 단속하여 마음이 막힘없이 환히 열린 뒤에, 몸과 마음이 모두 다 부드럽게 잘 통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대목건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거리에서 걸식을 하다가 우루빈라, 가야, 나제의 세 가섭파를 만나서, 그들이 선양하는 여래 인연법의 깊은 뜻을 듣고 단번에 발심하여 크게 통달하자, 여래께서는 제 몸에 저절로 가사가 입혀지고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게 하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또 제가 시방을 다니면서 걸림 없는 경지에 들어 신통을 밝히자, 여래로부터 '더없이 훌륭한 신통'이라는 추천을 받고, 저는 아라한을 성취하였습니다. 
어찌 세존뿐이겠습니까? 시방의 여래께서도 저의 신통력을 '원만하게 밝고 청정하고 자재하여 두려움이 없는 경지'라고 찬탄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고요한 자리를 돌이켜서 마음의 빛을 탁한 물을 오래 두어 맑히듯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오추슬마가 여래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부처님의 두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언제나 먼저 옛 일을 생각해 봅니다. 구원 겁 전에 저의 성품은 몹시 음욕을 탐냈습니다. 그 때 세상에 나오신 공왕 부처님께서 '음욕이 많은 사람은 맹렬한 불덩어리'라고 설하시면서, 저에게 '온갖 뼈와 사지의 차고 더운 기운들을 두루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가르침을 따라 행했더니, 신비한 광명이 안으로 엉겨서 음욕을 탐하는 마음이 변하여 지혜의 불이 되었습니다. 
이로부터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를 불 머리라고 부르셨습니다. 저는 화광삼매의 힘으로 아라한을 성취하고, 마음에 큰 소원을 세워서 모든 부처님이 성도 하실 때마다 역사로 변하여 직접 마군의 원망을 항복시켰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마음의 따듯한 촉감을 자세히 관찰하여, 걸림 없이 유통시켜 온갖 번뇌를 다 소멸하고, 보배로운 큰 불꽃을 일으켜서 더없이 높은 깨달음에 오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지지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먼 옛날의 일을 생각해 보니, 보광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비구였습니다. 저는 항상 일체 중요한 길과 나루의 입구와 밭과 땅이 좁고 험하여 제대로 되지 않아서 수레와 말들을 방해하고 훼손하는 것을 보고, 그 곳을 골고루 메우기도 하고, 다리를 세우기도 하고, 모래와 흙을 지어 나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노력하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때까지 계속하였는데, 때로는 어떤 중생이 사람과 수레가 붐비는 곳에서 짐 나르기를 원하면, 제가 먼저 짊어지고 가서 목적지에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떠나서 값을 받지 않았습니다. 
비사부불께서 세상에 계실 때는 흉년이 들어 굶주림이 심했는데, 저는 짐꾼이 되어 멀고 가까운 곳을 묻지 않고 오직 한 푼만 받았습니다. 간혹 수레를 끄는 소가 구렁에 빠졌을 때에는 저의 신비한 힘으로 바퀴를 밀어 올려 고통을 없애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 국왕이 공양을 마련하여 부처님을 청했는데, 저는 부처님께서 잘 지나가실 수 있도록 땅을 평평하게 골라놓고 기다렸습니다. 비사부불께서 지나시는 길에 저의 이마를 만지시면서 '마땅히 마음의 땅을 잘 고른다면 세상의 땅은 일체 다 골라지리라'고 말씀하셨으며, 저는 곧 마음이 활짝 열렸습니다. 
따라서 몸의 미세한 티끌과 세계의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고, 미세한 티끌의 자성은 서로 부딪치지 않으며, 병기까지도 저촉되는 일이 없음을 알고, 저는 법의 성품에서 무생법인을 깨달아 아라한을 성취하였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돌려 보살자리에 들어가서, 여러 여래께서 설하신 묘한 연화의 부처님 지견의 경지를 듣고 제가 먼저 증명하여 상수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세계의 두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본 여래장이나, 허망하게 티끌이 일어났음을 자세히 관찰하여, 티끌을 소멸하고 지혜를 원만하게 갖춰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월광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하사겁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 때 수천이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모든 보살들에게 '물의 정기를 수습하여 삼마지에 들어가서 몸 가운데 물의 성품이 빼앗기지 않음을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처음 콧물과 침으로부터 이와 같이 진액과 정액과 피와 대변과 소변에 이르기까지, 몸속을 빙빙 도는 물의 성품이 동일한 이치를 끝까지 추궁하여, 물이 몸속과 세계 밖 부당왕찰의 온갖 향수해와 함께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처음 이 관을 성취했을 때는 단지 물만 보는 경계일 뿐, 아직 몸이 없는 경지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비구로서 방안에 편안히 앉아 선정에 들었습니다. 저의 제자가 창문을 통해서 방안을 보다가, 오직 방안에 가득 찬 맑은 물만 보이고, 그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어리고 무지한 동자는 기와조각 하나를 물 속에 던져 철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힐끔 돌아보고 가버렸습니다. 저는 선정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심장이 몹시 아팠는데, 사리불이 몰래 해치는 귀신을 만난 경우와 같았습니다.
저는 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아라한도를 얻고 나서 오래 전부터 병과 인연이 없었는데, 오늘은 웬 일로 별안간 심장이 아픈 것일까. 장차 도에서 물러나 잃어버릴 징조가 아닌가.’
그 때 동자가 급히 저에게 달려오더니 앞서 행한 일을 말했습니다. 저는 동자에게 일러주었습니다.
‘네가 다시 물이 보이면 반드시 문을 열고 물 속에 들어가서 기와조각을 제거해야 한다.’
동자는 가르침을 받들어서 제가 선정에 들자, 다시 또 물을 보고 그 속에 뚜렷이 남은 기와조각을 발견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뒤에 제가 선정에서 나오니 체질이 아프기 전과 같았습니다.
그 뒤로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모시다가, 산해자재통왕 여래 때에 비로소 몸이 없는 경지를 얻으니, 시방세계의 온갖 향수해와 함께 성품이 진공과 합하여 둘도 없고 차별도 없었으며, 지금은 여래께서 내려주신 동진이란 이름으로 보살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물의 성품이 한 맛으로 흐르고 통하여 무생법인을 얻고 깨달음을 원만하게 갖추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유리광 법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 때 무량성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보살들에게 본래 깨달음의 미묘한 밝음을 열어 보이시면서 '이 세계와 중생의 몸은 다 허망한 인연의 바람 힘으로 굴리는 경계임을 관찰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계의 안전한 건립을 관찰하고, 세의 옮기는 때를 관찰하고, 몸의 움직이고 멈춤을 관찰하고, 마음의 움직이는 생각을 관찰해 보니, 온갖 움직임은 둘도 없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이 온갖 움직이는 성질은 와도 온 곳이 없고 가도 간 곳이 없음을 깨달으니, 티끌처럼 많은 시방의 뒤바뀐 중생들은 하나같이 허망하고,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계까지도, 한 세계 안에 들어 있는 중생들마다 마치 한 그릇에 담겨 어지럽게 우는 수많은 모기들이 지극히 보잘것없는 곳에서 어지럽게 날뛰며 시끄럽게 떠드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생법인을 얻으니, 마음이 활짝 열려서 동방의 부동 부처님의 나라를 뵙고, 법왕자가 되어 시방의 부처님을 섬기는 가운데, 몸과 마음이 빛을 일으켜서 걸림 없이 환하게 사무쳤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의지함이 없는 바람의 힘을 관찰하여 깨달음의 마음을 깨닫고 삼마지에 들어가서 시방세계의 부처님과 합하여 하나의 묘한 마음을 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허공장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와 함께 정광 부처님의 처소에서 끝없는 몸을 얻었습니다. 그 때 손에 네 개의 큰 보배구슬을 들고,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춰 밝히니, 모두 허공으로 변했습니다. 또 제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이 나타나서 열 가지 미묘한 보배광명을 놓고 시방의 온 허공의 경계를 두루 비추니, 온갖 높이 솟은 세계들이 거울 속에 들어와서 제 몸속으로 스며 들였으나, 몸이 허공과 동일하여 서로 걸리거나 막히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걸림 없는 몸으로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 거침없이 들어가서 널리 불사를 행하며 순조롭게 따르는 큰 능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크고 신비한 힘은 제가 근거 없는 네 가지 요소가 허망한 생각으로 생멸할 뿐, 허공과 둘이 아니며 불국토와 본래 동일한 이치를 자세히 관찰하여, 동일한 이치를 밝혀서 무생법인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허공의 끝없는 이치를 관찰하여 삼마지에 들어가서 묘한 힘을 원만하게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미진겁의 일을 생각해 보니, 일월등명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으나, 마음에 세상의 명예를 중히 여겨 귀족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이때 그 세존께서는 저에게 '유심식정을 수행하여 삼마지에 들어가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 겁에 걸쳐 이 삼매를 닦으면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모시는 사이에, 세상의 명예를 구하는 마음이 말끔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연등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비로소 무상묘원 식심삼매를 성취하여, 온 허공과 여래와 국토의 깨끗함과 더러움과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모두 제 마음에서 변화하여 나타난 경계임을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오직 심식뿐이기 때문에, 식의 성품이 한량없는 여래를 유출시키는 것을 알았으며, 지금은 '다음 부처님의 자리를 이으리라'는 수기도 받게 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시방이 유식임을 자세히 관찰하여 심식을 원만하게 밝히고, 원성실성에 들어가서 의타기성과 변계소집을 멀리 여의어 무생법인을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대세지 법왕자가 그의 도반 52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의 일을 생각해 보니, 무량광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을 때, 열 두 여래께서 1겁마다 이어 나오셨습니다. 그 마지막 초일월광 부처님께서 저에게 염불삼매를 가르쳐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한 사람은 오로지 기억하여 생각하는데 한 사람은 아득히 잊고 있다면, 이러한 두 사람은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두 사람이 서로 기억하여 두 기억하는 생각이 깊어야만 태어날 때마다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라. 시방 여래께서 중생을 생각하여 가엽게 여김은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은데, 만일 자식이 달아나 버린다면,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어머니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이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을 때, 어머니와 자식은 여러 생을 지낼지라도 어기거나 멀어지지 않으리라. 만일 중생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여 염불한다면, 현재 또는 미래에 반드시 부처님을 뵙거나, 부처님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며, 방편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마음이 열리느니라. 마치 향을 물들이는 사람이 몸에 향기가 베이는 것과 같으니, 이를 향광장엄이라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본래 첫 수행자리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법인에 들었으며, 지금은 이 세계에서 염불하는 사람을 거두어 정토로 돌아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따로 고를 것 없이 여섯 감관을 모두 거둬들여 청정한 생각을 계속 이어 삼마지를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화

목록보기